130년 된 아펜젤러 선교사 친필 기록…국가 보존·복원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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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 시선으로 본 교육·사회 '생생'
2년 걸쳐 복원 후 자료 공개 예정

▲아펜젤러 친필 서간문집 모습.(배재학당역사박물관 제공)
[데일리굿뉴스] 최상경 기자 = 6·25 전쟁의 상흔 속에 오랫동안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배재학당 동관 지하실에서 발견된 한 권의 책이 한국교회 초기 선교와 근대 교육의 현장을 다시 비춘다. 배재학당을 세운 미국인 감리교 선교사 헨리 거하드 아펜젤러(1858~1902)가 직접 남긴 '친필 서간문집'이다.
학교 운영 기록부터 항의 서한, 개인 편지까지 담긴 이 자료는 조선 말기와 대한제국 초기, 복음과 근대 교육이 어떻게 이 땅에 뿌리내렸는지를 보여주는 교회사적 1차 사료로 평가된다.
배재학당역사박물관은 10일 이 서간문집이 국가기록원의 보존 처리·복원 사업 대상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총 1,005쪽 분량의 서간문집은 1897년부터 1901년까지의 기록을 담고 있으며, 아펜젤러와 배재학당 제3대 교장 달젤 A. 벙커가 직접 작성했다.
서간문집 곳곳에는 당시 사역 현장의 풍경과 일상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대한제국 시기 황제와 궁궐을 호위하던 시위대가 배재학당의 우물을 길어가자, 아펜젤러가 시위대 부관에게 한글로 직접 써 보낸 항의 서한도 포함돼 있다. 난로와 식사 운반차, 세면대, 한국식 장롱 진열장 등 선교사 가정에서 사용한 가구 목록을 적은 편지는 당시 생활상을 생생히 전한다. 배재학당 출신인 이승만 전 대통령과 주고받은 서신은 기독교 교육이 한국 지도층 형성에 미친 영향을 시사한다.
박물관 측은 "서원 중심의 전통 교육에서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한 근대 교육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선교사의 눈으로 기록한 자료"라며 "한국교회 초기 선교와 교육 사역의 실상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조선 말기와 대한제국기의 정치·사회상을 읽을 수 있는 자료적 가치도 크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일부 내용만 학술지를 통해 소개됐을 뿐, 친필 원문 전체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존과 복원에는 약 2년이 걸릴 전망이며, 이후 디지털 파일로 제작돼 연구자와 시민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필사본과 이에 대한 해제 등을 연구자와 시민에게 공개해 한국 근대교육사와 근대사 연구의 저변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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