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복판 '3천원 키즈카페'…텅 빈 교회가 아이들 놀이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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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성은교회, 서울형 키즈카페 개소
"지역사회 섬기며 돌봄 감당하길"

▲교회는 이곳이 지역사회를 섬기는 귀한 통로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데일리굿뉴스
[데일리굿뉴스] 정원욱 기자 = 서울 대치동의 한 키즈카페. 한 아이가 미끄럼틀을 타고 볼풀장에 뛰어들자, 뒤따라오던 아이들도 웃으며 공 속으로 뛰어들었다. 캠핑 텐트에서 나온 2살 남짓한 아이는 '냠냠' 소리를 내며 마주 앉은 아빠에게 장난감 음식을 건넸다. 증강현실(AR) 그림놀이터 화면 속 바다에 자신이 색칠한 고래가 나타나자, 서너 살 아이는 신기한 듯 손을 갖다댔다.
이곳은 올해 1월 문을 연 강남성은교회(이성민 목사)의 서울형 키즈카페 대치1동점이다. 교회의 유휴공간이던 2층 226.8㎡(약 70평)를 리모델링해 조성했다. 볼풀장과 그물짐 놀이시설, 레고존, 주방놀이존, 캠핑놀이존, AR그림놀이터 등 8가지 놀이시설을 갖췄다. 한켠에는 수유실과 아기용 화장실도 마련됐다.
이용료는 2시간 기준 단돈 3,000원이다. 2~3만 원에 이르는 민간 키즈카페와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그마저도 다둥이, 한부모 가정 등은 입장료가 면제된다. 이용도 꾸준해 평일에는 하루 30여명, 토요일에는 100명 가까이 찾는다.

▲서울형 키즈카페 대치1동점. 아이들이 볼풀장에서 공을 던지며 놀이에 집중하고 있다.ⓒ데일리굿뉴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이곳은 '비어 있는 교회 공간을 어떻게 쓸 것인가'라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이성민 강남성은교회 목사는 "'동네에 학원은 많은데 유아시설은 부족하다'는 말을 듣곤 평일 비어 있던 교회 건물을 놀이·돌봄 공간으로 활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마침 서울시가 민간 공간을 활용해 키즈카페를 조성한다는 소식을 접한 뒤 성도들과 뜻을 모아 신청했고, 올해 1월 정식 개소했다.
그는 "건축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예배에 필요한 공간은 건물의 4분의 1이면 충분하다고 했다"며 "더구나 강남구에 이런 시설을 내줄 공간이 드물었다. 저출산 시대에 지역 주민이 안전하게 아이를 돌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교회와 강남구청은 2023년 5월 첫 논의를 시작해 10년 무상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공간 조성을 위해 교회가 9억 원, 구청이 4억5,000만 원을 부담했다. 민·관 협력으로 교회 유휴공간이 지역 돌봄 인프라로 쓰이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강남성은교회와 강남구청의 협력으로 교회 유휴공간이 지역 돌봄 인프라로 거듭났다.ⓒ데일리굿뉴스
지역 주민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벌써 다섯 번째 방문이라는 김현지 씨는 "추운 겨울에는 바깥에 나가기 어렵고 층간소음 때문에 집에서 아이가 뛰어놀기 힘들다"며 "사설 키즈카페에 비해서도 손색없을 만큼 다양한 놀잇감과 시설이 갖춰져 있고, 다둥이라 무료로 이용하고 있다. 아이가 한 번 와보더니 계속 오자고 할 만큼 너무 좋다"고 전했다.
운영을 담당하는 박지웅 센터장은 "이 공간을 10년간 무상 제공받아 운영하면 약 9억 원 상당의 예산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보호자분들은 합리적이면서도 쾌적한 놀이 공간이 생겼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교회는 키즈카페가 지역사회를 섬기는 귀한 통로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 목사는 "부모들이 돌봄 부담 없이 아이와 함께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 되면서, 교회가 지역 주민들에게 낯설지 않은 일상의 공간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며 "교회가 지역사회를 섬기고, 저출산 시대에 필요한 돌봄의 한 축을 감당하는 공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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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굿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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