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활동이 '안보 위협'?…러시아서 또 한국인 선교사 구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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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러 관계 악화 속 선교 활동 긴장 고조

(사진출처=연합뉴스)
[데일리굿뉴스] 최상경 기자 =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활동하던 한국인 선교사가 또다시 러시아 당국에 구금되는 일이 발생했다. 한·러 관계가 악화한 상황에서 선교 활동을 둘러싼 긴장이 반복되고 있어, 현지에서 사역 중인 한국 선교사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러시아 한인사회와 극동 지역 매체들에 따르면, 극동 하바롭스크에서 사역해 온 한국인 여성 선교사 박모 씨가 지난달 말 러시아 당국에 의해 체포돼 구금됐다. 박 씨가 운영하던 종교 시설도 당국에 의해 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주러시아대사관과 주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관은 현재 영사 접견을 통해 박 씨의 건강 상태와 구금 경위,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외교 당국은 러시아 측과의 소통을 이어가며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들은 러시아 수사 당국의 발표를 인용해, 박 씨가 아동을 대상으로 한 종교 캠프를 운영했으며 성경 필사 등 종교적 규율이 엄격한 생활을 하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또 박 씨가 미국 계열 종교 단체와 연관돼 있다는 점과 함께, 한국인 선교사들의 러시아 불법 입국을 도운 혐의도 제기했다.
그러나 교계와 현지 한인사회 일각에서는 "현재 보도 내용이 러시아 당국의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씨에 대한 조사가 제3자의 고발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선교 활동 전반을 안보 위협이나 불법 행위로 연결 짓는 시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앞서 지난해 1월에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활동하던 한국인 선교사 백모 씨가 간첩 혐의로 체포된 바 있다. 백 씨는 이후 2년 가까이 재판도 받지 못한 채 구금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박 씨 사건으로 러시아 내 한국 선교 활동을 둘러싼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교계 관계자들은 "한·러 관계가 악화한 상황에서 선교사들이 외교·안보 갈등의 여파를 직접적으로 떠안고 있다"며 "선교 활동 자체가 정치적 맥락 속에서 해석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실제로 러시아에서 장기 구금된 외국인이 외교적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한국 정부가 대러 제재에 동참하면서 러시아는 한국을 '비우호국'으로 지정했다. 이후 러시아와 북한이 밀착하면서 한·러 관계는 한층 경색된 상태다. 이런 국제 정세 속에서 현지에 남아 사역을 이어가고 있는 선교사들의 법적·신변 안전을 둘러싼 우려가 교계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동시에 선교 현장이 더 이상 외교 갈등의 그늘 속에 놓이지 않도록, 장기적이고 신중한 대응이 요구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교계 차원의 긴급 기자회견도 예정돼 있다. 한국순교자의소리는 오는 4일 기자회견을 열고 박모 선교사의 구금 경위와 현재 상황을 공유하는 한편, 러시아 정부에 전달할 탄원서 제출 계획을 설명할 예정이다. 탄원서는 주한 러시아 대사관에 전달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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