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향한 꿈 키워나가는 '재한몽골학교'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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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재한몽골학교, 제21회 졸업식 개최
26년 전, 국내 몽골 노동자 자녀 교육 위해 설립
몽골인 정체성 바탕 글로벌 인재 양성 힘써
"지혜와 용기, 나눔과 섬김으로 세계를 빛내주길"
"한국과 몽골 가교 넘어 한반도 평화 기여 기대"
[앵커]
이주민사역단체 나섬공동체가 설립한 재한몽골학교가 최근 제21회 졸업식을 개최했습니다.
열악한 환경에 놓인 이주민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처음 시작된 재한몽골학교는 이제는 수백 명의 학생들이 세계를 향한 꿈을 키워나가는 학교로 성장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21번째 졸업식을 맞이한 재한몽골학교.
몽골 전통에 따라 처음 학교에 입학해 받았던 첫 수업을 재연하는 학생들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가득합니다.
26년 전, 열악한 환경의 국내 몽골 노동자 자녀들을 위해 설립된 재한몽골학교는 한국교회의 관심과 지원 속에 어느덧 몽골교육부의 공식 인가를 받은 정식 교육기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몽골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지켜나가면서도, 한국사회와 세계를 품는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이강애 교장 / 재한몽골학교]
"26년 전에 학교를 세우고 우리 아이들을 만났을 때 너무 열등감이 심했고, 뭔가 자기가 몽골에서 왔다는 걸 숨기고 싶어 하는 그런 아이들, 자신감 없어 하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웠거든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고 싶었고, '몽골인'이라고 하는 자부심을 갖게 해주고 싶어서 계속 그걸 강조했죠."
재한몽골학교 제21회 졸업식. 올해 졸업식엔 몽골 교육과정에 따라 5학년 27명, 9학년 31명, 12학년 27명, 총 85명이 졸업했다.
정든 학교를 떠나는 줌베렐 학생은 재한몽골학교를 통해 자신만의 꿈을 발견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6년 전 어머니를 따라 한국에 오기 전까진 그저 공부하기 싫어하는 평범한 학생이었지만 재한몽골학교만의 가족 같은 분위기와 선생님들의 세밀한 관심과 사랑이 삶에 변화를 일으켰다고 고백했습니다.
[줌베렐 / 재한몽골학교 21회 졸업생]
"우리가 학생들이 많지 않아서 선생님들이 관심을 더 가져주시고, 선생님들이 더 도와주고 그런 식으로 학교생활을 했는데 그게 제일 도움이 됐어요. 제가 그때부터 꿈을 좇아가고 진짜 미래를 위해 준비하고 그런 생각을 가져서 그때부터 더 열심히 하게 됐어요."
줌베렐은 특히, "재한몽골학교를 통해 신앙을 갖게 됐다"며 "언어와 문화 차이, 사회적 편견 등 크고 작은 어려움들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제는 소아과 의사라는 직업적 소명과 함께, 재한몽골학교와 같은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학교를 세우겠다는 더 큰 비전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줌 베렐 / 재한몽골학교 21회 졸업생]
"(목사님이 해주신 말씀 중에) '우리가 꿈을 좇아가지 않으면 그냥 보통 사람이 되고, 보통 사람도 하나님의 사랑을 받을 수 있지만, 더 노력하고 더 좋은 사람이 되면 하나님의 사랑을 나눌 수 있는 힘을 가진다'라는 게 진짜 제 마음에 남는 말이에요. 모르는 사람이 나를 보면 이렇게 사랑을 나누는, 좋은 사람이라고 볼 수 있게끔 노력하고,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축하인사를 전하고 있는 주한몽골대사관의 어용바타르 참사관. 어용바타르 참사관은 "먼 이국 땅에서 우리 몽골 자녀들이 모국어와 정체성을 지키며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재한몽골학교를 설립하고 헌신적으로 가르쳐오신 모든 교육자들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재한몽골학교 이강애 교장은 "실제로 졸업생들이 현재 정치와 외교, 경제,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한 영향력을 펼쳐나가고 있다"며 "졸업생들이 '지혜와 용기, 나눔과 섬김으로 세계를 빛내자'는 교훈을 실천해주길 당부했습니다.
특별히, "과거 공산주의 국가였던 몽골이 북한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만큼, 졸업생들이 한국과 몽골의 가교 역할을 넘어 한반도 평화에도 크게 기여해주리라 기대한다"고 전했습니다.
[이강애 교장 / 재한몽골학교]
"이제 북한으로 갈 수 있는 길은, 북한과 남한이 평화를 이룰 수 있는 거는 그 중간 역할 하는 것이 몽골밖에 없다, 그중에서도 우리 몽골 학교 졸업생들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우리 아이들은 한국말과 몽골말이 다 되고 남한과 북한을 다 넘나들 수 있고,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우리 아이들이 한반도 평화에 크게 기여하는 그런 인재가 되길 바라죠."
26년 전, 이주민 자녀들을 향해 심은 작은 사랑의 씨앗이 자라 새로운 희망의 열매를 맺어가고 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정선택 이선구] [영상편집 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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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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