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는 공짜가 아니다"…고귀한 희생 기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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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dom is Not Free' 프로젝트 솔져 : 한국전쟁 참전용사를 찾아서 특별전이 6월 25일까지 서울 강남구 SJ 쿤스트할레에서 열린다.ⓒ데일리굿뉴스
[데일리굿뉴스] 천보라 기자 = 어두컴컴한 방으로 들어서자 '쾅쾅' 포성이 귓가를 때린다. 머리 위로 수송기, 폭격기 등 비행기 굉음이 들리고, 이윽고 '삐이익 삐이익' 중공군의 풀피리 소리가 울려 퍼진다. 어느새 온몸을 감싼 건 공포와 두려움이다. 75년 전 한국전쟁 당시 전장을 재현한 소리다.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 발발 후 130만 여명(추정)의 한국군과 22개국 195만 여명의 유엔군이 참전해 한국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함께 싸웠다. 이 가운데 17만여 명이 전사했고, 12만여 명은 아직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생존 참전용사들은 세상으로부터 잊혀졌다.
▲'Freedom is Not Free' 프로젝트 솔져 : 한국전쟁 참전용사를 찾아서 특별전 ⓒ데일리굿뉴스
'프로젝트 솔져 : 한국전쟁 참전용사를 찾아서' 특별전은 '잊혀진 전쟁'이라고 불리는 한국전쟁을 기억하고, 많은 참전용사의 희생 위에 세워진 자유의 가치를 나누기 위한 전시다. 한국전쟁 발발 75주년을 맞아 프로젝트 솔져가 참전용사를 직접 만나 기록한 전쟁의 유산을 공개했다. 주제는 'freedom is not free'(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이번 전시는 총 18개의 섹션으로 나뉜다. 단순히 자료 나열이나 시각적 전시에 그치지 않고, 관객들이 듣고·보고·먹으면서 온몸으로 역사를 체험하도록 기획됐다. 75년 전 전장을 청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음향을 설치했고, 당시 실제 쓰였던 태극기와 군복, 방탄모, 물품 등을 전시했다. 투시롤 등 초콜릿 관련 전시도 눈길을 끈다. 비하인드 스토리와 더불어 직접 초콜릿을 먹어 볼 수 있다.
▲'Freedom is Not Free' 프로젝트 솔져 : 한국전쟁 참전용사를 찾아서 특별전 ⓒ데일리굿뉴스
전시의 핵심은 참전용사들의 사진과 그들의 증언이 담긴 영상이다. 프로젝트 솔져가 12년간 2,500여 명의 참전용사를 직접 만나 기록한 유산이다. 사진에는 대부분 QR코드가 있어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참전용사의 인터뷰와 촬영 과정을 영상으로 볼 수 있다. 이 중에는 이번 전시를 위해 74년 만에 한국을 찾은 미군 참전 용사 제롬 골더(92) 씨의 사진도 있다. 그는 1951년 17세의 나이로 한국전쟁에 참전해 9개월을 전선에서 보냈다.
골더 씨는 "(한국이) 정말 괜찮은 세상이 됐다"며 "전우들이 보고 싶어 했던 평화를 지금 내가 대신 보고 있다"고 감격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잊히지 않았다"며 "한국전쟁에서 귀국했을 땐 지옥에서 돌아왔다면, 이번엔 천국에서 돌아가는 길이다"라고 전했다.
▲'Freedom is Not Free' 프로젝트 솔져 : 한국전쟁 참전용사를 찾아서 특별전 ⓒ데일리굿뉴스
이날 전시에는 많은 관람객이 찾았다. 특히 전쟁의 역사를 경험하지 않은 젊은 세대의 발길이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일부 관람객은 전시를 보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관람객들은 참전용사들의 삶과 이야기를 통해서 한국전쟁과 자유에 대해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에 사는 이승주 씨(31)는 "사실 지금 젊은 세대들이 6·25를 많이 잊어가고 있는 실태다 보니 6·25에 대해 잘 모르고 당연히 감사함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전쟁에 대한 경각심과 자유에 대한 소중함, 감사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Freedom is Not Free' 프로젝트 솔져 : 한국전쟁 참전용사를 찾아서 특별전 ⓒ데일리굿뉴스
▲'Freedom is Not Free' 프로젝트 솔져 : 한국전쟁 참전용사를 찾아서 특별전 ⓒ데일리굿뉴스
이번 전시회를 열기까지 현실은 녹록지 않다. 라미(46·본명 현효제) 작가가 이끄는 프로젝트 솔져는 전시를 위해 6억 원의 예산을 들였다. 이 중 2억 5,000만 원이 적자, 즉 고스란히 빚으로 남게 생겼다. 라미 작가가 그동안 지출한 사비만도 10억 원이 넘는다. 그럼에도 그가 프로젝트 솔져를 멈추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고 자유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다.
라미 작가는 "한국전쟁 발발 75주년을 맞아 'Freedom is Not Free', 자유는 공짜가 아니라 누군가의 희생을 통해 얻은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무리해서 전시를 개최했다"며 "참전용사 한 분이라도 더 살아계실 때 감사드리고, 많은 사람 특별히 다음세대가 지금의 자유를 누리기 위해 과거 세대의 일들을 보고 듣고 깨닫길 바란다"고 말했다.
'Freedom is Not Free' 프로젝트 솔져 : 한국전쟁 참전용사를 찾아서 특별전은 오는 25일까지 서울 강남구 SJ 쿤스트할레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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