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 투쟁 송강호 박사, 장신대 동문들의 기도와 지지에도 징역 2년
페이지 정보
본문
지난 9월 24일 강정마을 투쟁에서 구속된 송강호 박사의 최종심에서 2년의 실형 선고를 받았다. 다음 글은 지난 8월 27일 검사 구형 당시 최후 진술문이다. 그리고 그 다음 글은 '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주민회'의 성명서다. 송강호 박사의 장신대 학부 동문들과 지인들의 기도와 염원에도 불구하고 2년형을 받은 것이다.
다음은 송강호 박사 최후 진술 중 일부이다.
“지난 3월 7일 제가 해군기지의 휀스를 끊고 구럼비에 들어가 기도드린 것도 강탈 당한 구럼비의 진짜 주인은 나를 포함한 우리 국민 모두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증거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제게는 풀리지 않는 의문이 남아 있습니다. 도둑이 절취한 장물은 다시 원주인에게 돌려주는 것이 당연한데 일국의 대통령까지 나서서 그 취득과정에서의 부정과 불법을 시인한 강탈 당한 구럼비는 왜 다시 원래의 주인들에게 반환되지 않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전쟁도 군대도 반대합니다. 제게는 평화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가 무엇보다 소중합니다. 평생 전쟁 피해자들을 도우며 살아온 평범한 시민을 소위 ‘악랄한 범죄자’로 만든 이들이 바로 대한민국 해군입니다. 저는 이들이야 말로 강정마을 주민들의 땅을 공갈과 협박으로 강탈한 강도떼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이미 화순, 위미에서의 경험을 통해서 정상적인 대화와 민주적 절차를 통해서는 주민들을 설득하고 동의를 얻어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해군은 먼저 해녀들을 비밀리에 매수하였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에게 협조하는 자들에게 온갖 이권을 줄 것을 약속하여 돈에 욕심을 내는 마을 주민들을 먼저 자기편으로 끌어 들였습니다.
그들은 마치 일본이 조선을 식민통치하기 위해서 합법을 가장하고 친일 부역자들을 매수했던 것과 똑 같은 방식으로 마을 공동체를 파괴시키고 원하는 땅을 차지했습니다. 해군기지 건설과정이 그렇게 부정과 불법으로 점철되었기 때문에 결국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서 강정 마을 회관까지 찾아와 주민들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하게 된 것 아닙니까? 이 불법과 비리에 대한 상세한 기록이 변호인단이 증거목록으로 재판장님께 이미 제출한 경찰의 인권 침해 보고서에 들어 있습니다. 구럼비 바위는 그렇게 강도들에게 빼앗겼습니다. 저는 이 구럼비를 지키기 위해 싸웠고 빼앗긴 후에도 되찾기 위해서 지금까지 싸우고 있습니다.
구럼비가 파괴된는 것을 막으려고 중장비를 몰고오는 길목에서 목에 쇠사슬을 묶고 목숨을 바치려고도 했었고, 체포과정에서 차 바다에 턱이 걸려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6명의 경찰들이 두 다리를 잡고 잡아 당기는 바람에 이들이 부러지고 턱밑이 찢어지기도 했습니다. 만일 그 날 그 밑에서 빠져 나오지 못했더라면 결국 제 목뼈가 끊어졌을 겁니다. 제가 구럼비에 들어 가서 기도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해군은 특수부대 SSU를 동원하여 수중에서 집단폭행을 하기도 했고 바닷물 속에 집어 넣고 숨을 쉬지 못하게 고문도 하였습니다. 이에 대한 명백한 증거 동영상들이 방소으로까지 공개 되었지만 군사 법정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기각시킴으로서 가해자들에게 면죄부를 주었습니다.
“검사님, 검사님은 우리 나라를 대표하여 저를 기소하였습니다. 검사님의 구형은 우리나라가 저에게 내리려는 엄중한 단죄입니다. 그런 검사님께 여쭙고 싶습니다. 검사님은 제가 왜 지난 3월 7일 구럼비에 들어 갔는지 그 이유를 알고 계십니까? 제가 그곳에 두시간 가량을 머물며 무엇을 하였는지 알고 계십니까? 검사님이 저의 가족이었더라면 아마도 제가 왜 그랬 을지 알고 싶었을 거고 알아내셨을 겁니다. 가족은 서로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국민은 자기 나라를 사랑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국가는 국민을 사랑 할 의무가 없습니까? 검사님은 외견상 드러난 사실들을 가지고 법이 정한 규정에 따라 기계적으로 구형을 하면 임무가 끝나는 것입니까? ”
여기, 담장이 있다. 우리는 한 번도 그 담장 너머를 본 적이 없다.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것만이 유일하게 허락됐다. 담장 너머는 의심으로 가득 차 있다. 과연 저 담장 너머에 무엇이 있길래 우리는 안 되는가? 우린 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는가? 왜 우리는 항상 죄인인가?
송강호 징역 2년
류복희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징역 2년, 징역 2년
빼앗긴 것을 잊지 않은 죄
빼앗긴 질문을 새롭게 시작한 죄
불의에 불복종한 죄
권력이 바라는 침묵을 깨뜨린 죄
오늘 판결은 시민이 국가에 도전하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겠다는 협박이다.
"정부가 절차적인 정당성과 민주적 정당성을 지켜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깊은 유감을 표하고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것은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이 강정마을에 와서 했던 사과의 첫마디다. 절차적, 민주적 정당성을 지키지 못한 대한민국 정부와 해군은 어떤 댓가를 치렀는가! 송강호가 해군기지 침입의 죄를 받아야 한다면, 불법적으로 해군기지를 세운 국가와 군대는 어떤 처벌을 받아야 마땅한지 우리는 묻고 싶다.
대한민국 정부와 해군은 강정마을의 분열을 획책하고, 공작을 펴고, 절차를 무시하며 다시는 만들 수도, 돌아올 수도 없는 자연을 파괴하는 죄를 지었다. 송강호의 행위는 이러한 불법적인 해군기지를 세상에 폭로하는 정당한 시민 불복종 행위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송강호의 정당행위에 군형법을 적용해 징역2년이라는 가혹하고 부당한 판결을 내렸다. 오늘의 이 판결은 제주해군기지 전대장이 직위해제되고, 해군참모총장이 바뀌게 된 정치적 책임을 송강호라는 개인에게 떠넘기는 비열한 판결이다.
우리는 오늘 다시 한번 군대-검찰-사법부로 이어지는 권력이 한 개인의 양심을 짓밟는 것을 목격했다. 참담하다. 우리는 송강호에 대한 군형법 적용은 부당하며 양심에 따른 정당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한 재판부를 강력히 규탄한다.
관련링크
-
예장뉴스 제공
[원문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