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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 방해가 가져 올 파멸을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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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뉴스M| 작성일2022-11-02 | 조회조회수 : 1,28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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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미움받는 지도자’는 공자와 햄릿과 안티고네를 기억해야



이태원 참사로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모범적인 코로나 대처, BTS, 영화 ‘기생충’과 ‘헤어질 결심’,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이어지는 보건, 문화의 강세로 잔뜩 치솟았던 대한민국의 국격이 이번 사건으로 급락했다. 아시아에서 중국과 일본에 이어 강자로 등장한 대한민국을 지켜보던 세계의 시선은 조롱과 질타가 뒤섞인 채 외신을 통해 계속 타전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시간 11월 1일 오후 11시 기준으로 이번 이태원 참사의 영어 Itaewon Crush를 구글 뉴스로 검색해보면 무려 천만개의 외신 기사가 나온다.


워싱턴 포스트는 동부시간으로 10월 31일 오후 8시 01분에 윤석열을 가리켜 ‘세계에서 가장 미움받는 지도자(the World’s Most- Disliked Leader)’로 표현했다가 8시 59분에 ‘아주 인기없는 지도자(a Deeply Unpopular Leader)’로 조금 순화했다. 히잡으로 인한 자국 내 인권문제로 비난받고 있는 이란마저도 질타에 동조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정부는 11월 5일까지 애도기간을 선포하면서 국민들에게 애도의 동참을 호소했다. 민주당도 초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몸을 낮췄다. 그런데 전세계적 슬픔 앞에서 그들은 국민을 또 속였다. 그것은 애도가 아니었다. 계속 거세지고 있는 윤석열 퇴진 집회를 잠재우기 위한 시간벌기가 목적이었다. 강원도 채권사태, 어떤 술집에서 저질러 졌다는 그들의 부적절한 음주 의혹이 한꺼번에 수면 밑으로 가라 앉았다.


이 참사의 원인과 책임을 규명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 비극을 그들에게 주어진 호재로 여기는 듯하다. 지금까지 보여준 윤석열 정부의 행실을 보면 그들은 숨어서 쾌재(快哉)를 부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한덕수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보여준 가증스러운 웃음이 그것을 증명한다. 그러면서 책임자 처벌,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세력을 향해 정쟁으로 이용한다고 비난한다. 그야말로 도둑놈이 오히려 몽둥이를 드는 적반하장(賊反荷杖) 이다.


그들은 애도가 두렵다. 그래서 희생이 아니라 사망으로, 참사가 아니라 사고로 호명하라고 겁박한다. 심지어는 검은 리본의 ‘근조’까지도 못쓰게 한다. 그들은 애도의 분위기가 세월호 분위기로 가는 것이 두려워 감시하고 사찰한다. 아파트 분양인가?  합동 분향소가 분양소가 되는 실수가 나오고 그 분양(향)소라는 곳에는 위패도 없다(영정을 두지 못한 것은 시간관계상 어쩔 수 없었다고 치자). 현대 공적 제사의 교본이 되는 유교식 분향에는 반드시 위패가 있어야 하는 반면 무속에서는 위패를 두지 않는다. 여기마저도 '그분'의 가르침이 있었는가? 이게 정부인가?


유교에서는 제사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따라서 백성의 죽음을 애도하는 지도자는 신뢰를 얻는다. 정치에서 제사를 중시한 것도 국민의 생명에 관심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백성의 죽음을 함부로 다루어서는 안되기에 고대 유교에서 제사의 법칙이 엄격했던 것이다. 현대에는 제사가 가족 행사로 축소되고 의례의 형태도 유교의 그것과 전혀 관계없이 진행되지만 백성의 죽음은 공적인 일이므로 함부로 다뤄져서는 안된다는 것이 제사의 본래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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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가 일어난 골목에서 한 상인이 "밥을 먹여 보내야 한다"며 작은 위령제를 지내고 있다. MBC PD 수첩 화면 갈무리

 

이런 것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도리가 무너진 나라가 된다. 이런 나라에서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다(邦無道 富與貴 恥也- 논어). 윤석열과 그의 아내, 고위 공직자들이 새겨 들어야 할 말이다.


유교의 민본(民本) 정치는 4가지를 갖추어야 한다. 백성, 음식(경제적 윤택함), 상례(죽음의 처리) 그리고 죽음에 대한 의미부여와 애도(제사)다. 윤석열 정부는 이 참사가 있기 전까지 국민의 70% 가 그를 좋아하지 않는 여론과 갈수록 나빠지는 경제지표로 고생해왔다. 이번 참사를 해결하는 과정에서라도 죽음의 처리(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와 애도의 진정성을 보여 주었어야 했는데 그 마저도 거꾸로 가고 있다.


햄릿은 그의 아버지 죽음에 대한 의문을 가지던 중 아버지의 죽음이 왕권을 노린 숙부와 어머니의 범행이었던 것을 알게 된다. 죽음을 애써 잊게 하려던 어머니와 숙부 때문에 애도의 기회를 놓친 햄릿은 우여곡절끝에 숙부에게 복수하고 그 와중에 어머니도 햄릿 자신도 목숨을 잃는다. 햄릿은 호레이쇼에게 이 모든 이야기의 진실을 사람들에게 전해 달라 부탁하고 숨을 거둔다. 햄릿이 전해달라는 진실은 바로 애도의 계승이다.


문학평론가 김현은 요절한 천재 시인 기형도의 유고시집에 해설을 쓰면서 죽음의 최후단계는 "그의 육체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다 사라져 없어져 버릴 때"라고 썼다. 젊고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세월호와 이태원의 희생자를 우리가 두고두고 애도해야 할 까닭이다.


소포클레스의 비극 ‘안티고네’속 안티고네는 또 어떤가? 오이디푸스의 딸인 안티고네는 두 오빠 폴리네이케스와 에테오클레스가 왕권을 놓고 다투다 모두 죽자 오빠 폴리테이케스의 장례를 치러준다. 어부지리로 왕이 된 크레온은 그의 편에 있던 에테오클레스만 성대히 장례를 치러주고 반역자 폴리네이케스의 시체는 들에서 야생동물의 먹이로 방치하라고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티고네는 이 법령을 따르지 않고 애도마저 금지당한 오빠의 장례를 치러준다. 미움을 산 안티고네도 죽고 그녀를 사랑하던 크레온의 아들 하이몬도 크레온에 대한 암살시도가 미수에 그치자 자살하고 그 충격에 크레온의 왕비(하이몬의 어머니)도 자살한다.


햄릿도 생을 마감했지만 애도를 막았던 모든 이들도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이처럼 애도의 금지가 가져온 결과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참담하다. 애도를 막는 윤석열이 이런 고전을 읽지는 않았을 것이기에 더욱더 대한민국의 미래는 암울하다.


크레온은 자신을 국가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는데 훗날 아리스토텔레는 이런 비극적 과오를 ‘하마르티아(hamartia)’라고 불렀다. 헬라어로 쓰인 신약성서의 '죄'가 하마르티아다. 목회자들이 설교 단상에서 수없이 했던  이야기처럼 죄란 ‘과녁을 빗나간 상태’다. 다시말해 일반적인 기준을 벗어난 상태가 죄다. 한 두명만 죽어도 그 사인이 의심스러우면 조사하는 법인데, 그리고 이 어이없는 집단 참사에 애도해야 하는 것이 동서양을 막론한 사회적 상규(常規)인데 그것에 빗나가면 파멸을 가져올 뿐 더러 비극적 과오를 저지른 종교적 죄인이 된다는 사실을 윤석열 정부에 몸담고 있는 자들은 기억해야 한다. 


애도를 방해하는 크레온을 향하여 안티고네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한낱 인간에 불과한 그대(크레온)의 포고령이/ 신들의 영원한 불문율보다는/ 강력하지는 않소이다.


* 유교와 죽음의 관계는 이용주, '죽음의 정치학- 유교의 죽음 이해', (모시는 사람들)를 참고했습니다. 


김기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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