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세대, 예배의 현장에서 사라진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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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 안나가는 이유 1위 ‘목사의 정치적 설교 싫어서’
‘마음의 평안 위해’ 신앙생활하는 3040세대 신앙의 취약성 드러나
“20대부터 부모님 신앙 아닌 자기 신앙 갖도록 지도해야 미래 한국교회가 산다”
3040세대의 개신교인 43%가 코로나 이후 예배의 현장을 떠나 돌아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21세기교회연구소와 한국교회탐구센터,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주)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하여 전국 만 30~49세 개신교인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2022년 11월1~7일 조사한 결과가 최근 공개됐다.
코로나 이전부터 현장예배를 드리지 않았다는 사람이 23%, 현장예배를 드리고 있다는 사람은 44%, 코로나 이후부터 현장예배를 드리지 않고 있다는 사람은 33%로 분류됐다.
현장예배를 드리고 있는 사람과 코로나 이후 떠난 사람을 더한 77%만 놓고 봤을 때, 이들 중 43%가 코로나 이후 현장예배를 떠난 것으로 파악된 것.
이들은 왜 더 이상 교회에 나가지 않을까. 몇 가지 상황을 제시하고 선택하게 한 결과 가장 많은 64%가 ‘목사가 정치적 설교를 해서 교회가기 싫다’고 했고, ‘목사의 부적절한 언행 때문에 교회 가기 싫다’가 63%로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 ‘성도들의 언행 때문에 교회 가기 싫다’도 61%, ‘성도들의 정치적 언행 때문에 교회 가기 싫다’가 58%였다.
결국 정치적으로 경도된 교회의 모습과 목회자의 부적절한 언행에 상처받았거나 거리를 두려는 사람들이 교회를 떠나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배 현장에 출석하고 있는 3040세대는 괜찮은걸까.
3040세대 교회 출석자들을 대상으로 스스로 자기 신앙 단계를 체크하게 하자 ‘나는 하나님을 믿지만, 그리스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는 1단계 응답이 무려 34%에 달했다. 반면 ‘하나님은 내 삶의 전부이며, 나는 그 분으로 충분하다’는 4단계 응답은 11%에 불과했다.
‘나는 예수님을 믿으며, 그분을 알기 위해 여러가지 일을 하고 있다’는 2단계는 29%, ‘나는 그리스도와 가까이 있으며, 거의 매일 그분의 인도하심에 의지한다’는 3단계 응답은 27%였다.
이를 종합하면 현재 교회에 출석한다는 44% 속에서도 확고한 신앙 내지는 신앙을 향한 열심을 품고 있는 3040세대는 67% 정도로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신앙생활을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3040세대가 ‘마음의 평안을 위해’라는 답변을 가장 많이 했다는 것에서 그들의 신앙이 얼마나 취약해져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무려 31%가 ‘마음의 평안을 위해서’라고 응답했고, 28%만이 ‘구원을 위해서’, 12%가 ‘가족들이 신앙생활을 하므로’, 8%가 ‘습관적으로’라고 했다. 매우 처참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대비적으로 5060세대는 ‘구원을 위해서’가 52%로 압도적이었고, ‘마음의 평안을 위해서’가 26%, ‘인생의 진리를 찾고 싶어서’가 6% 등으로 뒤를 이었다는 점에서 세대별 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났다.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날까. 답은 신앙에 대한 ‘회의감’에서 발견됐다.
3040세대에게 물어보니 요즘도 신앙에 회의를 느낀다는 사람이 40%였다. 현장예배 참석자는 35%, 불참석자에서는 47%로 나타났다. 과거에 느낀 적이 있다는 응답 40%까지 합산하면 3040세대의 총 80%가 신앙에 회의를 경험했거나 현재 경험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회의감’의 이유는 무엇일까. 설문 결과 신앙의 본질적 문제보다는 기독교인들의 윤리적 문제에 실망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3040세대들 가운데 37%가 신앙에 회의감을 느낀 이유에 대해 ‘기독교인들의 생활이 비도덕적이고 이중적이어서’라고 답했다. 주변의 기독교인들이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말씀대로 살지 않고 비상식적이고 비윤리적인 생각과 행동을 일삼는 모습들을 경험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3040세대는 현재 교회의 중추인 5060세대의 뒤를 이어 한국교회의 중추가 되어야 할 세대인데 이들의 신앙생활이 흔들리고 있다”면서 “20대에서 하나님을 만나서 부모님 신앙이 아닌 자기 신앙을 찾도록 지도해야 한다. 그래야 신앙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3040세대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또래 소그룹에서 참여하도록 지속적으로 격려하고 권유해야 한다. 같은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끼리 어려움을 공유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이며 그것을 통해 서로 돕고 신앙적으로 흔들릴 때 잡아줄 수 있다”며 “3040세대가 흔들리면 가뜩이나 약화되는 교회가 더 큰 어려움을 맞을 수 있다. 이들에 대한 적절한 목회적 지도와 돌봄이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임경래 기자
cup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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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챤연합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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