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이 '떼제'로 가는 이유…"깊고 내밀한 기도로 영성 회복 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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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샬렘영성훈련원이 22일 서울 중구 성공회 서울대성당에서 '목회자를 위한 영성목회 포럼'을 개최했다.ⓒ데일리굿뉴스
[데일리굿뉴스] 최상경 기자 = "떼제를 찾는 젊은이는 대부분 10대 후반에서 20대 초중반입니다. 깊은 떼제의 기도와 영성, 모두를 따듯하게 품는 환대가 청년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습니다."
초교파 그리스도교 수도공동체 '떼제'의 유일한 한국인 수사인 신한열 수사는 매년 70~80개국에서 수만 명의 청년들이 떼제를 찾는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한국샬렘영성훈련원(김홍일 원장)이 최근 개최한 '2024 목회자들을 위한 영성목회 포럼'에서다. 이날 포럼의 주제는 '젊은이들은 왜 떼제로 가는가'였다.
프랑스 동부의 작은 시골 마을에 위치한 '떼제 공동체'는 1940년 개신교 출신의 로제 수사가 세운 세계 최초의 개신교 남자수도회다. 세계 35개국 출신 90여 명의 수사들이 경건과 소박한 삶,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며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다. 떼제가 유명해진 것은 젊은이들의 성소가 된 때문이다. 떼제를 찾은 젊은이들은 수사와 마찬가지로 하루 세번 기도와 노동을 하며 단순한 생활을 한다. 침묵은 떼제에 흐르는 기본적인 영적 분위기다.
떼제에 젊은이들이 모이는 이유로 첫 손에 꼽힌 건 '깊은 기도와 묵상'이었다. 신 수사는 "떼제 공동체에 다녀간 젊은이들에게 가장 소중했던 체험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기도와 침묵이라고 대답한다"면서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줄어든다고 하지만 이 시대 젊은이들은 조용히 침잠하고 기도하며 찬양하는 것을 갈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기자에게 얘기했다.
이어 "떼제의 기도와 예배에는 말이 아주 적다. 메시지가 적은 것 같지만 오히려 울림이 더 크다"며 "청년들의 채워지지 않는 갈망을 떼제의 기도와 침묵이 해소하고 휴식을 안겨준다"고 밝혔다.
▲포럼에 앞서 진행된 한국샬렘영성훈련원 기자간담회 모습.ⓒ데일리굿뉴스
이날 포럼을 주최한 한국샬렘영성훈련원도 기독교 전통 중 하나인 무념적 기도, 즉 '침묵 기도'가 이 시대 영성 회복에 필요한 대안이라고 봤다.
김홍일 한국샬렘영성훈련원 원장은 포럼에 앞서 진행한 간담회에서 "잠잠하게 하나님의 임재를 구하는 무념적 기도는 기독교 전통 안에 오랜 뿌리를 두고 있지만 많이 잊혀졌다"며 "한국교회가 말하는 영성은 성령운동, 제자훈련 등에 국한돼 있다. 여기에 무념적 기도 전통이 더해지면 더 풍성한 영성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 사람마다 관계 맺는 방식이 다른 것처럼 기도 방법도 다양하다"며 "다양한 기도와 영성 훈련을 통해 한국교회가 새로운 영적 공동체로 세워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초교파 영성 훈련기관인 한국샬렘의 모체는 1973년 미국에서 설립된 샬렘영성훈련원이다. 일상 속에서 하나님께 자신을 온전히 열어 드릴 수 있는 방법을 나누고 경험하는 것이 샬렘의 설립 목표다. 2008년 창립된 한국샬렘은 침묵기도학교와 영성 아카데미, 순례 등 영성을 중심으로 목회자와 성도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연중 운영하고 있다.
특히 한국샬렘은 이번 포럼을 시작으로 올해 7차례에 걸쳐 목회자들에게 영성목회의 중요성과 실천방안 등을 공유할 계획이다.
한국샬렘영성훈련원 프로그램 디렉터 이진권 목사는 "코로나19를 지나면서 사람들의 영적 갈급함이 커졌고 실제 프로그램 참여자도 증가했다"며 "지금 세대는 또다른 형태의 영성생활을 갈망하고 있다. 다양한 기도와 영성훈련 방법을 한국교회에 제시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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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굿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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