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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습금지’ 결의한 바로 그곳에서 폐기? 명성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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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뉴스M| 작성일2023-05-15 | 조회조회수 : 87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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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회 총회 장소 명성교회 정하려는 예장통합 교단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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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교회 Ⓒ 사진 = 지유석 기자


한동안 개신교계는 물론 한국사회를 달궜던 명성교회 세습 공방이 재차 수면 위로 떠오를 기세다. 


직접적 계기는 이 교회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통합) 교단 지도부가 오는 9월 제108회기 총회를 명성교회에서 열기 위해 협조공문을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교단 총회를 명성교회에서 한다는 것과 명성교회 세습 사이에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 걸까? 


예장통합 교단이 교단헌법에 “해당교회에서 사임(사직) 또는 은퇴하는 위임(담임)목사의 배우자 및 직계비속과 그 직계비속의 배우자를 담임목사로 임명할 수 없다”며 세습을 금지해 놓고 있다는 건, 이제 명성교회 세습 논란을 전한 여러 언론을 통해 잘 알려졌다. 


해당 헌법 규정을 근거로 예장통합 교단 총회재판국은 2019년 8월 명성교회 세습에 한 번 제동을 걸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해 9월 예장통합 교단 총회는 기상천외한 해법을 내놓았다. 이른바 ‘명성교회 수습안’을 마련, 2021년 1월 김삼환 원로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를 별도 위임절차 없이 담임목사에 임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교단 헌법에 세습금지조항이 분명히 있었지만, 교단 총회는 수습안을 마련하면서 ‘헌법을 잠재했고’, 현장에서 거수로 이를 통과시켰다. 말하자면 헌법을 잠시 멈춰 세우고 명성교회 세습의 길을 열어줬다는 말이다. 


그리고 2023년 5월 기준, 3년 8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물밑에선 세습을 무효화하려는 움직임과 세습금지법을 없애려는 움직임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먼저 명성교회평신도연합회 정태윤 집사는 2022년 1월 김하나 목사를 상대로 대표자지위부존재확인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1심 법원은 정 집사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9개월 뒤인 10월 2심 법원은 반대로 김하나 목사가 명성교회 위임목사 지위가 존재한다고 판단했고, 대법원은 올해 2월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2심 판단을 최종 확정했다. 이로서 명성교회 세습을 돌이키려는 법적 투쟁은 실패로 돌아갔다. 


법정 공방 와중에 김삼환 원로목사는 자신에 우호적이지 않은 교단장에게 막말을 퍼부어 물의를 일으켰다. 김 목사는 2심 판결을 앞둔 지난해 9월 류영모 당시 예장통합 총회장을 향해 “옛날로 말하면 총살감이다, 그거는. 그건 간첩보다 더 나쁜, 이단보다 훨씬 더 나쁜 것”이라고 직격했다. 


김 목사가 명성교회에 우호적인 탄원서를 법원에 내줄 것을 요청했는데, 류 총회장이 이를 거절했고, 이에 김 목사는 ‘총살감’ 운운한 것이다. 


그 사이 세습금지법을 폐지하려는 시도는 줄기차게 이어졌다. 지난해 열린 제107회 교단 총회에선 세습방지법 삭제안이 안건으로 올라왔다. 이에 대해 총회는 1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올해는 유예한 세습방지법 삭제안이 다시 총회에 도래하는데, 이 와중에 총회 장소가 명성교회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중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여기에 명성교회가 속한 서울동남노회에선 명성교회 세습에 반대했던 목사·장로를 총대의원에서 배제했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참고로 총대의원은 교단 총회에 참석해 투표권을 행사한다. 따라서 총대의원에서 배제 당하면 총회 의사결정에도 배제당하게 된다. 


이러니 교단 안팎에서 혹시라도 세습방지법 삭제 안건을 관철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장소를 명성교회로 정한 것 아니냐는 반발이 터져나오는 것이다. 


기자는 세습 논란이 처음 불거졌던 2017년 11월 이후 줄곧 이 문제에 관심을 두고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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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월 10월 열렸던 서울동남노회. 당시 명성교회 측과 명성교회에 우호적인 노회원들이 명성교회 세습에 반대입장을 밝힌 김수원 태봉교회 목사의 노회장 승계를 막기 위해 폭력사태를 일으켰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한 마디로 요약하면, 명성교회 측은 세습을 관철시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교단 안팎에서 세습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냈지만 명성교회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들은 때로 수적 우위를 앞세워 노회를 아수라장으로 만들기도 했다. 


앞서 명성교회 세습에 반대하는 목사·장로들이 총대의원에서 배제 당했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적었다. 이 같은 증언이 사실에 부합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명성교회 측이 그간 보인 행태를 감안해 볼 때, 개연성이 없지 않다. 이 대목에서 익명을 요구한 한 노회원의 증언은 무척 시사적이다. 


“서울동남노회는 노회를 열면 평균 출석회원 280여 명이 출석한다. 명성교회측 노회원을 따져보면 목사 61명과 장로 31명으로 총 92명이다. 여기에 명성교회에서 개척하거나 파송한 부목사 출신 교회 목사가 20명이고 해당교회 장로가 9명이다. 즉 29명이 명성교회와 관련됐다는 말이다. 


이렇게 명성교회와 직·간접으로 얽힌 노회원은 총 121명에 이른다. 총대의원에 뽑히려면 100표 정도를 확보해야 하는데, 누가 총대의원에 뽑힐까? 명성교회가 작정하고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사람을 ‘찍는’다면, 자연스럽게 친명성 성향이 총대의원에 뽑힌다. 역으로 반명성인 노회원들이 총대의원이 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예장통합 교단장인 이순창 총회장은 "총회 기간 동안 7~8천 명 정도 인원이 모여 기도회를 하려 하는데, 명성교회만한 장소가 없어 (명성교회에) 장소 사용을 신청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 서울동남노회장 김주안 장로는 명성교회 세습에 반대한 목사·장로를 총대의원에서 배제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반론과 달리 이번 제108회 예장통합 교단 총회는 친명성 일색인 총대의원이 명성교회에 모이는 모양새라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과연 여기서 어떤 의사결정이 내려질까? 세습에 걸림돌이 될 만한 모든 법적 장애물을 제거하고, 세습을 교단법으로 인정받으려는 시도가 없지는 않을까? 다른 교회는, 개신교계 전체는, 더 나아가 한국 사회 공동체는 이 같은 시도를 어떻게 바라볼까? 교회가 신도수 많고, 돈 많으니까 법과 사회적 상식은 무시한 채 교회를 대물림한다는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3년 11월, 예장통합 교단은 세습금지를 법으로 정했다. 장소는 다름 아닌 명성교회였다. 당시 김하나 목사는 “(세습을) 하라고 해도 안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러나 지금 이 같은 약속은 공수표로 돌아갔고, 명성교회는 다시금 열리게 될 총회에서 세습을 인정 받으려는 기세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옛 말이 있다. 하지만 명성교회 세습을 다루는 예장통합 교단은 앞으로 가기는커녕, 뒷걸음질 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그런데 여기만 그런가? 사회전반이 다 그렇지 않은가? 


참으로 씁쓸한 현실이다. 


지유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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