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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 가는 길, 저들을 용서해주세요” 영광지역 교인들 숭고한 순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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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국민일보| 작성일2020-07-01 | 조회조회수 : 3,30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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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70주년] 김재동 목사의 잊지 말아야 할 그때 그 역사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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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광 염산면 야월교회 성도 65명은 1950년 6·25전쟁 이후 공산군과 좌익에 의해 학살당했다. 사진은 학살 전 성도들의 모습이다.

전남 영광은 6·25전쟁 당시 많은 기독교인이 순교한 대표적 순교지로 꼽히는 곳이다. 그중 염산면의 염산교회는 전체 교인의 3분의 2인 77명이 퇴각하지 못한 북한 공산군과 좌익에 의해 순교 당했다.

당시 염산교회는 독립군 출신의 김방호 목사가 담임하고 있었다. 영광 일대가 공산군의 손에 넘어가고, 교회당이 공산군의 사무실로 징발된 후에도 김 목사는 교우들과 함께 마을에 남아 비밀리에 예배를 드렸다.

발단은 9·28 서울수복 후 북진하는 국군의 환영대회 때 염산교회 청년회가 앞장서면서 비롯됐다. 후퇴하지 않고 남아있던 공산군과 좌익 세력이 보복을 자행했다. 10월 7일 환영대회에 앞장섰던 기삼도를 학살하고 교회당을 불태운 것이 시작이다. 염산교회 고몽룡 성도는 당시를 이렇게 증언한다.

“제일 먼저 순교한 사람이 기삼도인데 집에 동네 청년들을 모아놓고 태극기를 그렸어요. 그것이 발각돼 잡아다 놓고 매질을 하며 누구와 함께 그렸냐고 추궁해도 입을 꽉 다물었지요. 만약 그가 입을 열었다면 동네 청년들은 모두 죽었을 거예요. 그대로 순교했죠. 이런 끔찍한 일들이 3개월 동안이나 계속됐어요.”

이튿날부터 공산군과 좌익은 염산교회 교인을 어른과 아이 할 것 없이 학살했다. 교인들에게 돌을 매달아 수장하기도 했다. 이들은 생명이 다하는 순간까지 찬송하고 서로를 격려하며, 의연하게 죽음을 맞이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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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 중 77명이 순교한 영광 염산교회 전경.

염산교회 집사였던 노병재씨 가족 23명은 같은 날 바닷물에 던져져 수장됐다. 노 집사는 파도 속에서 하늘을 우러러보며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 십자가 짐 같은 고생이나”를 부르며 순교자의 길을 걸어갔다.

10월 13일 김만호 장로와 박귀덕 권사의 딸 4명(15살 옥자, 11살 금자, 9살 신자, 3살 미자)은 단지 예수 믿는 집의 자식이란 이유로 수장당했다. 옥자가 세 살배기 미자를 업고 금자, 신자와 끌려가는데 어린 미자가 등 뒤에서 울기 시작했다. 이때 옥자는 우는 동생을 향해 “울지마라, 우리는 지금 천국 가고 있단다. 천국 가니까 울지마라”면서 달래더니 죽음 앞에서 “하나님, 우리를 천국 보내주시니 감사합니다. 저 아저씨들 용서해주세요”라고 기도했다. 한 사람이 옥자와 미자에게 흉기를 휘두른 뒤 바다에 던졌다. 염산교회 김방호 목사는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살해당했다. 부인과 아들, 여덟 살과 다섯 살 난 손자까지 차례로 목숨을 잃었다.

염산교회와 가까운 곳에 야월교회가 있다. 야월교회는 6·25전쟁 당시 전 교인 65명이 공산군과 좌익들에 의해 순교 당한 교회로 알려져 있다. 6·25전쟁 3일 전인 22일, 공산군 1개 부대가 야음을 틈타 야월리에 침투했다. 군과 경찰에 의해 거의 전멸당하고 남은 잔당은 옥실리와 야월리 뒷산으로 잠입했다. 산에 나무하러 갔던 정문성씨가 부상 당한 공산군을 보고 경찰에 신고해 포위됐을 때, 자수를 권유하고 설득해 경찰에 넘겨줬다. 공산군 잔당은 정문성이 야월교회 교인이라는 것을 알고 야월교회에 반감을 갖게 됐다.

6·25전쟁으로 야월리를 점령한 공산당원들이 양조장집 주인과 다른 유지들을 교회당 뜰에 무릎 꿇리고 공개처형에 앞서 인민재판을 벌였다. “여러분, 인민의 피와 땀을 착취한 이 악질 반동세력들을 어떻게 하면 좋겠소.” “인민의 원수이니 죽여야 합니다.”

그때 야월교회 출신 김성종 영수가 나섰다. “아닙니다. 그 사람은 흉년이 들어 어려웠을 때 쌀을 풀어 나눠줬습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입니다. 나라에서 이런 사람에게 상을 주어도 모자랄진대 어찌 이럴 수 있습니까. 사람의 생명은 하나님께 있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됩니다.” 그러자 다른 사람이 “옳소”하면서 동조했다. 계획에 차질이 생기자, 그들은 기독교인을 먼저 죽이려는 음모를 꾸몄다.

1950년 9월 29일 국군과 유엔군이 목포에서 함평, 영광을 수복할 때 기독교인들과 우익 인사들이 대대적으로 국군을 환영한 일이 있었다. 미처 후퇴하지 못한 채 인근 산속에 은거하던 공산군과 좌익은 국군을 환영한 교인과 주민에 대한 보복계획을 세웠다. 염산면과 백수면은 가장 늦게까지 수복되지 못했는데, 공산군과 좌익은 인민재판으로 처형을 시작해 2개월간 정문성과 일가족, 영수 김성종과 조양현 일가족, 집사 최판섭과 일가족 등 야월교회 전 교인 65명을 학살했다.

최판섭 집사의 부인 유영섭 집사는 마지막 소원이라며 학살자를 향해 두 가지를 청했다. “선생님도 예수를 믿으세요. 그리고 찬송 하나 부르고 죽겠습니다.” ‘하늘가는 밝은 길’이었다. 유 집사는 흉기에 찔려 죽었고 시신은 바다에 버려졌다. 시신은 끝내 찾지 못했고, 교회는 불탔다.

초대교회의 교부 터툴리안은 ‘순교자의 피는 교회의 씨앗’이라 말했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부흥하고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믿음의 선조들의 이와 같은 천국 소망과 순교신앙이 있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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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동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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