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대담] AI시대, 한국교회의 미래를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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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변화에 준비해야 미래 선점할 수 있어
AI, 다음세대에 복음 전하는 새로운 도구될 것
인간의 정서와 영성을 AI가 대체할 수는 없어
[2016년 인공지능 ‘알파고’는 수많은 학습을 통해 바둑으로 이세돌 9단을 누르고 세계를 제패했다. 6년 만에 등장한 대화형 AI ‘챗GPT’는 한 문장의 명령에 그림과 소설, 영상까지 세상에 둘도 없는 콘텐츠를 생산해낸다. AI의 진화 속도가 놀랍다. 영화 ‘HER’가 현실이 될 날도 머지않았다. 정부에서는 내년이면 ‘전국민 AI 일상화’가 가능하다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 구상대로라면 문화와 교육, 복지,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의 손길이 한두 마디의 말로 대체된다. 이 같은 변화의 바람은 교회에도 들이닥치기 마련이다. 굳이 내년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이미 설교문 작성이나 목회 관련 콘텐츠에 AI가 활용되고 있다. 불과 몇 개월 만에 생긴 변화다. GOODTV가 발행하는 위클리굿뉴스 창간 6주년을 맞아 전문가 3인을 초청, AI가 일상이 된 시대에 한국교회의 방향성과 역할을 물었다.]
▲왼쪽부터 김동환 교수(사회자), 서경원 대표, 최윤식 소장, 마상욱 소장.ⓒ데일리굿뉴스
<참석자>
최윤식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 소장
서경원 미래목회전략연구소 대표
마상욱 스파크AI교육연구소 소장
김동환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교수(사회)
김동환 교수(이하 사회) : 한국교회가 주목할 만한 사회적 변화나 흐름은?
최윤식 소장(이하 최) : 미래산업은 계속 전진하고 있다. 구글의 바드(Bard)와 MS의 빙(BingChat) 등을 비롯해 국내외 대기업들이 빠르게 생성형 인공지능을 만들고 있다. 스마트폰은 보급되는데 10년 정도 걸렸다면 챗GPT 등 생성형 AI는 2~3년 내 보급된다. 단지 하나의 유행에 그치진 않을 것이다. 인공지능 100년 역사상 지금은 기술 임계점을 통과해 모든 사람이 AI를 사용하는 새로운 시대가 열린 상황이다. 인류 문명사회 발전에서 문자나 인쇄술, 컴퓨터 발명 등 중대한 사건이 있었는데, 그 수준에 버금간다. 인공지능은 단계별로 진화하고 있고 삶의 전반에 녹아들고 있다. 막연한 두려움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화에 준비해야 미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다.
서경원 대표(이하 서) : 보이지 않던 유리벽이 뚫린 느낌이다. 이제 AI가 뭘 해도 말이 되는 수준까지 왔다. 이렇게 된 이상 사회적 변화나 흐름을 지배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국교회가 AI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사회 : 정부는 내년부터 전국민 AI 일상화를 추진한다. 어떤 변화가 예상되나.
최 : 정부는 인공지능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국가의 미래 경쟁력이 된다고 판단한 것 같다. 실제로도 그렇다.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인공지능 활용 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움직임이 빨라질 전망이다. 이런 흐름은 이번 정부뿐만 아니라 차기 정부에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정부가 주도하고 민간과 교육기관 등의 합의를 통해 거의 모든 영역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이에 따른 혜택이 주어진다고 보면 된다.
서 : 앞으로 인공지능이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게 될텐데, 그렇게 되면 교회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설교나 교육, 행정, 심방과 상담 등에서 인공지능의 사용이 증가할 것이다. 새로운 시대는 간혹 혼란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올바르게 활용할 방법을 고민한다면 변화하는 시대에 성장과 동시에 믿음을 지킬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사회 : AI를 목회에 활용하는 방법은?
최 : 생성형 AI는 잘만 사용하면 목회 효율성을 굉장히 높일 수 있다. 교회 행사를 준비한다 치자. 행사를 준비하는 데 있어 본질적인 영역보다는 비본질적인, 즉 행정과 물리적인 부분의 비중이 더 많다. 인공지능을 사용하면 이런 부분을 최대 100분의 1정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그러면 절약한 시간만큼 본질적인 것, 말씀을 깊이 보거나 영적인 부분에 더 집중할 수 있다. 목회자들이 AI를 배워서 올바르게 활용한다면 긍정적인 효과가 많다.
마상욱 소장(이하 마) : 목회에 있어 보조적인 수단으로 활용하면 된다. 똑똑한 비서를 두는 격이다. 챗GPT는 좋은 질문을 던졌을 때 매우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도구다. 쉽게 말해 설교나 교육 준비에 있어 참고자료와 질문이 생기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필요 없이 생성형 AI로 모든 분야의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 필요한 영역을 선택해서 얼마든지 활용하면 된다.
사회 : 생성형 AI, 다음세대 양육에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서 : 교회는 이제 MZ세대를 넘어 알파세대와 소통해야 한다. 요즘 세대는 초개인화돼 있어 욕구나 요청이 참 다양하다. 이런 요청을 교회가 대응하기엔 물리적인 한계가 분명 있다. 챗GPT 등은 이를 극복하는 데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 학생 개인에 맞는 맞춤형 사역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고 소통하는 데도 이용 가능하다. 사역의 업무적인 측면에서 효과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챗GPT를 잘 활용하면 성경 드라마 만들기, 팀빌딩 게임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교사가 요청하는 방식에 따라 대략적인 스크립트까지 작성해 주니 교사들의 시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다. 챗GPT의 단점과 위험한 부분은 주의하되, 유용하게 쓰면 미래 세대에 복음을 전달하는 하나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마 : 요즘 세대들은 AI에 굉장히 익숙할 수밖에 없다. 인공지능과 대화하고 가상세계에서도 자유롭게 활동한다. 머지않아 교육 현장까지 AI가 들어올 텐데 예전에는 암기를 잘하는 사람이 '지식인'이었다면 이제는 프롬프트(명령어) 능력이 중요해질 것이다. 교회도 일반 학교와 같이 주입식 교육 방식을 해왔다면 변화가 필요하다. 교회만이 해줄 수 있는 교육에 집중해야 한다. 가슴으로, 그리고 영혼으로 하는 교육이 교회가 할 수 있는 교육이다. 세상에서 줄 수 없는 것들을 아이들에게 줘야한다. 여기에 모든 중심을 둔다면 앞으로 등장할 미래 세대를 복음으로 회복시킬 수 있다.
▲GOODTV가 발행하는 위클리굿뉴스 창간 6주년을 맞아 'AI 시대, 한국교회의 방향을 묻다' 특별대담을 진행했다.ⓒ데일리굿뉴스
사회 : 신학적 오류, 윤리 문제 등 AI의 부정적 측면이 해결 가능한가.
최 : 현재 AI는 발전단계에 있다. 즉 계속 학습해간다면 신학적 오류는 자연적으로 해결되리라고 본다. 설교문 표절 등 윤리적 문제도 크게 우려할 필요 없다. 인공지능으로 표절할 설교자라면 인공지능이 없어도 표절한다. 오히려 한국교회가 주목해야 할 문제는 이단의 악용이라고 생각한다. AI에게 잘못된 교리를 학습시켜 인터넷 공간에 배포할 가능성도 있다.
서 : 시간적 문제라고 생각한다. 현재 브라우징 앱, 검색 엔진 등이 도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강화 학습과 튜닝을 통해 기술적 오류는 보완될 것이다. 윤리적 문제는 교단들이 합의된 가이드 라인과 규정을 제시함으로 해결할 수 있다. 가용 범위를 지정해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설교자들이 AI를 직접 활용해 봐야 한다. 신학자들의 탁상공론이 되지 않으려면 목회자들의 현장성이 필요하다. 지나친 우려 속에 접근조차 하지 않는 것 같아 아쉽다.
사회 : AI가 목회자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마 : 머리로 설교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본다. 이제 설교자의 영성이 매우 중요해졌다. 인공 지능으로 대체할 수 없는 영성과 하이 터치(인간적 감성)의 시대가 도래했다. 미래 목회자의 역할은 영성과 가슴의 목회다. 또 AI는 도구일 뿐임을 기억해야 한다. AI가 결정하게 해선 안 된다. 우리가 내어줄 수 없는 자리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사회 : AI는 한국교회에 득인가, 독인가?
최 : 어떤 교회인가에 따라 다르다. 올바른 궤도 속에서 본질에 충실한 교회가 AI를 사용한다면 효과가 굉장히 커질 수 있다. 반면 위기에 무감각하고 시대적 소명을 감당하지 않는 교회에는 오히려 독이 될 것이다. 세상의 변화에 뒤쳐져 있기 때문에 AI 부작용의 역풍을 직격으로 맞아 붕괴가 가속화될 수 있다. 즉 제대로 가고 있는 교회에는 인공지능이 추진력을 더해주지만, 그렇지 못한 교회는 쇠퇴를 가속화 시키게 될 것이다.
서 : 득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마치 핵에 대한 논쟁과 같다. AI는 도구일 뿐이다.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그렇다면 득이 되게 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데이터 중심의 목회에 활용하는 것이다. AI를 이용해 지역, 세대 등을 데이터를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다. 반면 인공지능을 지나치게 의존하면 독이 된다.
사회 : AI가 일상이 된 세상에서 교회 역할은?
마 : 인공지능으로 인해 사회가 초개인화 되면 사람들은 소그룹 등 공동체성을 소중히 여기게 될 것이다. 교회는 사람들의 요구를 파악해 가깝고 친밀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야 한다. 인간의 가치를 되뇌어 주는 역할을 감당할 필요도 있다.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진 존재임을 강조해야 한다. 또 인공지능이 따라할 수 없는 직관과 영성의 영역을 교회가 전담해야 한다. AI는 놀라운 도구다.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다. 그러나 인간의 정서와 영성을 AI가 대체할 수는 없다. 우리는 기술 발전을 환영하지만 그것의 한계를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진 사람의 본질을 끊임없이 기억해야 한다.
최 : 생성형 인공지능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일반 은총이다. 교회에는 일반 은총을 관리하고 지도할 책임과 사명이 있다. 따라서 교회가 기술에 대한 발언도 해야 할 것이다. 성경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어떻게 써야 더 유익인지, 잘못 쓰면 어떤 해악이 오는지 말해줘야 한다. 사회와 끊임없이 대화하며 기술을 관리할 수 있는 역량도 한국교회가 갖췄으면 좋겠다. 인공지능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귀한 선물이다. 이를테면 칼과 같다. 잘 쓰면 많은 사람들을 살릴 수 있지만, 잘못 쓰면 많은 사람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 우리는 이 갈림길에 서 있다. 교회가 먼저 긍정적인 방향으로 활용했으면 좋겠다. 우리가 이 기술에 대해 조금 더 열린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너무 환상적으로 보는 것도 좋지 않다. 우리가 조금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이 기술을 대했으면 좋겠다.
서 : 로마서 11장 36절에 만물이 주께 나왔다는 구절이 있다. 즉 도구는 사단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니다. 한국교회가 AI 기술을 다스리고 조화롭게 만들어서 더 풍요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정리 = 최상경·양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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