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고향 북녘, 메타버스로 둘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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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육원, 이산가족 위해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
실향민 3명의 사연 가상공간으로 재현
다양한 미션 수행하며 추억‧아픔‧역사 체험
메타버스 이산가족 고향방문 콘텐츠에서 ‘17살의 김옥화’ 캐릭터가 맞이하는 장면.
[데일리굿뉴스] 박상우 기자 = “안녕! 나는 17살의 김옥화야. 여기는 1950년의 평양이야!”
국립통일교육원은 지난 27일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에서 통일교육 콘텐츠 ‘메타버스 이산가족 고향방문’을 오픈했다.
이 콘텐츠는 평양, 진남포, 함흥이 고향인 이산가족 출신 3명의 6·25전쟁 전후 사연과 기억을 토대로 고향 모습을 가상 공간으로 재현했다. 이용자들은 실향민의 추억, 분단과 전쟁, 이산의 아픔을 가상공간에서 느낄 수 있다.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각 스토리에 다양한 게임도 적용했다.
회원가입 후 해당 콘텐츠에 들어가니 ‘기억의 서점’이라는 곳이 나타났다. 아바타로 둘러보니 곳곳에 각 주인공의 고향마을 메타버스 콘텐츠가 세워져 있었다.
이 중 평양 출신인 김옥화 할머니 콘텐츠인 ‘김옥화 이야기’를 클릭하니 해당 콘텐츠에 대한 설명이 나왔다. 콘텐츠는 주인공의 3가지 기억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이야기마다 주인공의 사연, 배경이 되는 장소, 상징적인 물건 등을 소개하고 있었다.
설명을 읽은 뒤 시작하기 버튼을 누르니 17살의 옥화가 자기 집을 찾아온 캐릭터를 반갑게 맞이했다. 인사가 끝나자 안방 곳곳에 있는 옥화의 물건을 찾는 미션이 주어졌다.
장식장에선 세계적인 무용수를 꿈꾸는 옥화가 부채춤을 출 때 사용하는 부채가, 보관함 위에선 해외 공연을 갔을 때 무용단 언니가 선물한 스카프가, 다른 장식장엔 교회 장로인 아버지와 비단 가게 장사를 하는 어머니가 같이 찍은 사진 등이 있었다.
이어 ‘나룻배를 타고 대동강 건너기’, ‘지프차를 타고 피난가기’ 등 여러 미션을 수행하며 고향에 대한 추억과 부모님과 이별하게 된 이유 등을 직접 체험했다.
게임이 끝나자 김옥화 할머니의 피난 이후 삶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설명하는 장면이 나왔다.
김옥화 할머니는 목소리를 통해 “연광정도 가보고 싶고 백선행기념관도 가보고 싶어. 그리고 백화점도 있었어. 학생이니까 항상 예쁜 것들 구경만 했지. 가고 싶은 데야 많지. 근데 지금 다 없어졌잖아. 내 기억 속에만 있지”라고 회고했다.
진남포 출신인 김병모 할아버지의 고향마을 메타버스 콘텐츠에는 1950년 고향집, 누님 집, 진남포항이 재현됐다. '뒷동산에서 토끼 식량 구하기', '누님 집까지 이동하기' 등 여러 미션을 통해 어머니, 막내동생과 이별하게 된 이유와 그리움을 확인했다.
김정옥 할머니의 고향 함흥을 재현한 가상공간에는 1935·1945년의 고향집과 1945년 영생여고를 배경으로 '오빠 몰래 장독대까지 가기', '쥐를 피해 도망가기' 게임이 배치됐다. 이를 통해 문인이 되고자 서울로 유학하러 갔다 전쟁으로 끝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눈을 감은 김정옥 할머니의 아픔과 기억을 느낄 수 있었다.
또 이산가족 메타버스 콘텐츠에는 채팅 기능이 구현돼 이용자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다. '포토존'에선 이산가족 캐릭터와 사진을 촬영해 다른 사람과 공유도 가능하다.
국립통일교육원 측은 "정부의 이산가족 상봉 요구에 북한이 호응하지 않는 상황에서 첨단기술로 현실적 제약을 극복하고 실향민의 그리움을 달래주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통일교육원은 메타버스 콘텐츠와 더불어 미래세대를 겨냥한 여러 가지 체험형 통일교육 프로그램을 하반기에 추진한다고 소개했다. 내달 6일에는 서울숲 인근 언더스탠드 애비뉴에서 통일예술축제 '2030 자유통일광장'을 개최한다. 통일교육원이 이번 여름 진행한 문예 클래스의 결과물이 발표되는 자리다. 탈북민 아이돌 그룹과 가수 소향의 공연도 준비됐다.
또 14∼15일에는 글램핑을 하며 통일에 관해 소통하는 2023 글램핑 토크 & 콘서트가 통일교육원 잔디마당에서 진행된다.
박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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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굿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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