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의 서바이벌화…도파민 자극하는 '샤머니즘' 예능,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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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점술과 서바이벌 결합
샤머니즘 콘텐츠 대중화 가속
"비판 없는 오락화" 지적도

▲서바이벌 '운명전쟁49' 스틸컷.(사진출처=디즈니플러스)
[데일리굿뉴스] 이새은 기자 = 무속을 전면에 내세운 서바이벌 예능이 공개를 앞두고 있다. 샤머니즘이 도파민을 자극하는 오락 콘텐츠로 소비되는 흐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디즈니플러스는 오는 11일 예능 프로그램 '운명전쟁49'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무속인, 사주가, 족상가, 타로 전문가 등 각기 다른 분야의 운명론자 49명이 미션을 수행하며 '영기'를 시험하는 서바이벌 형식으로 구성됐다. 전현무, 박나래, 박하선, 신동, 강지영 등이 패널로 참여한다.
'운명전쟁49'의 가장 큰 특징은 무속과 점술을 경쟁의 핵심 장치로 삼았다는 점이다. 사주·관상·타로 등을 서바이벌 구조에 결합해 흥미를 유발하는 장치로 설정했다.
유튜브에 공개된 예고편에는 '진짜 벼락을 맞은 사람을 찾아라', '돈의 운명을 읽어라'와 같은 자극적인 미션이 연이어 등장한다. '인간은 운명을 읽을 수 있는가'라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워 호기심도 자극했다. 미션을 보고 놀라는 출연자들의 반응 역시 예고편에 담기며 파격적인 전개를 예고했다.
이 같은 시도는 최근 흥행에 성공한 무속 소재 K-콘텐츠의 흐름과 맞닿아 있다.
지난해 글로벌 인기를 끈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아이돌 퇴마사라는 설정을 통해 한국 무속을 대중적 이미지로 각인시켰다. 앞서 장재현 감독의 영화 '파묘'는 풍수지리와 무속신앙을 전면에 내세워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드라마 '귀궁', '견우와 선녀' 등 젊은 무속인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들도 잇따라 제작됐다.
한 문화 콘텐츠 비평가는 "무속을 다룬 콘텐츠가 반복적으로 소비되면서 실제 무속인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이 눈에 띄게 낮아졌다"며 "이번 서바이벌 예능은 무속이 더 이상 비판의 대상이 아니라, 소비 가능한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흥행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틸컷.(사진출처=넷플릭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을 마냥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무속이라는 민감한 소재가 검증이나 비판 없이 오락화되며, 도파민을 자극하는 소비 구조로 흡수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무속을 '게임의 요소'로 활용하는 방식은 그동안 음지 문화로 인식돼 온 영역을 미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비합리적 사고를 강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불확실성이 커진 사회에서 이런 콘텐츠가 하나의 도피처로 작동하며, 운명과 점술에 기대려는 심리를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뇌과학 연구자이자 인지행동치료 전문가인 정지윤 박사(큰사랑심리상담센터 대표원장)는 "재미로 소비한다고 생각하지만, 인간의 뇌는 무속 콘텐츠가 주는 도파민 자극에 판단 기준을 잃기 쉽다"며 "무속을 흥행 코드로 사용할수록 콘텐츠는 더 자극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시청자의 신경 회로 역시 점차 둔감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제작진을 향한 보다 엄격한 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무속을 다루는 콘텐츠일수록 흥미를 넘어선 성찰과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정 박사는 "무분별하게 콘텐츠가 양산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지금의 흐름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당장의 시청률만을 기준으로 삼기보다, 윤리적이고 건강한 콘텐츠 제작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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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굿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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