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훌륭한 선교사는 그 나라 언어로 쓰인 성경” >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 KCMUSA

“가장 훌륭한 선교사는 그 나라 언어로 쓰인 성경” >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본문 바로가기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홈 > 뉴스 >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가장 훌륭한 선교사는 그 나라 언어로 쓰인 성경”

페이지 정보

작성자 국민일보| 작성일2020-09-11 | 조회조회수 : 3,764회

본문

성경번역선교 이끄는 GBT 김현 대표의 순종



언더우드 선교사와 아펜젤러 선교사 부부는 1885년 4월 5일 부활절에 한글로 번역된 마가복음(이수정 역)을 품고 한국 땅을 밟았다. 선교사가 입국할 때 그 나라 말로 된 성경을 갖고 온 전례는 없었다. 근대 선교의 아버지로 불리는 윌리엄 캐리 선교사도 인도어 성경 없이 인도 선교를 시작했다. 한국에서 유례없이 빠르게 복음이 확산된 것은 한글 성경이 있었기에 가능했을지 모른다.

현재 전 세계에 존재하는 언어는 7300여개로 알려져 있다. 이 중 신구약 성경 전체가 번역된 언어는 10%도 안 되는 690여개에 불과하다. 1985년 성경번역선교회(GBT)가 탄생한 배경이다. “모든 민족이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번역된 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온전한 사람으로 변화되도록 돕는다”는 비전을 가진 GBT는 현재 235명의 선교사를 25개국에 파송해 80여개 종족을 위한 성경번역 사역을 하고 있다.

730dc5fa8859cbade6d2d168beda805a_1599856007_0254.jpg
김현 GBT 대표가 최근 경기도 안양 GBT 본부에서 파송 선교사 현황이 담긴 세계 지도를 가리키며 성경번역 선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안양=신석현 인턴기자

최근 경기도 안양의 본부 사무실에서 만난 김현 GBT 대표는 “오랜 선교의 역사를 통해 증명됐듯이 아무리 훌륭한 선교사라도 그 나라 말로 기록된 성경보다 더 큰 영향력을 끼친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취임한 김 대표가 GBT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88년 대학 2학년 때였다. 한국대학생선교회(CCC)의 철야기도회에서 미국인 선교사로부터 “절반 이상의 세상 사람들이 하나님 말씀을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성경번역선교사의 존재도 그때 처음 알았다. 성경번역선교사로 진로를 굳혀 가던 그는 군 제대 후 GBT에 허입 신청을 하고 97년 선교사가 됐다.

엄밀히 말하면 후보 선교사였다. 기본적인 선교와 언어학 훈련에 2년 가까운 시간이 더 필요했다. 대부분의 파송지에서는 공식적으로 선교사가 아닌 언어학자로 활동해야 한다. 김 대표는 호주 찰스다윈대학에서 언어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첫 사역지는 늘 꿈꿔 왔던 인도네시아 파푸아로 정해졌지만, 쉽게 입성할 수 없었다. 인도네시아 거점 도시에서 바하사인도네시아어를 배우던 중 2001년 9·11테러가 터졌다.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도 위험한 상황이어서 철수 명령이 떨어졌다. 상황이 조금 안정돼 인도네시아로 돌아갔지만, 이번에는 GBT 본부에서 총무로 일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결국 한국행을 선택했다. 2005년 말이 돼서야 다시 인도네시아로 돌아갈 수 있었다. 


730dc5fa8859cbade6d2d168beda805a_1599856042_6155.jpg

2006년 6월 드디어 파푸아로 들어갔다. 성경번역은 신약성경 기준으로 평균 10~15년이 필요하다. 본격적인 번역에 앞서 언어조사는 필수다. 김 대표는 “파푸아에만 270여개 언어가 있다”면서 “그중 어느 것을 표준어로 할지부터 정해야 한다”고 했다.

소수 종족은 말은 있지만 글이 없다. 말을 분석해 자음과 모음을 분류한 뒤 알파벳을 확정하고 문법 체계를 잡는 기초 작업만 3~4년이 걸린다. 언어도 문화의 일부여서 기본적인 문화 연구도 중요하다. 우리에게는 당연한 성경 속 표현이 그들에게는 전혀 다른 의미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요한계시록 3장 20절 “볼지어다 내가 문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그와 더불어 먹고 그는 나와 더불어 먹으리라”의 번역 과정을 예로 들었다. 그는 “파푸아 어느 부족은 문 두드리는 것을 도둑의 행동으로 이해한다”면서 “예수님이 문을 두드리는 것을 친구와 이웃이 된다는 의미로 번역하려면 ‘두드리노니’를 ‘헛기침을 두 번 하노니’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성경번역선교사로 23년째를 맞지만 성경 한 구절도 번역을 못 했다. 의아했지만 이유가 있었다. 중요한 순간마다 본부로부터 부름을 받았다. 파푸아 때는 2008년 7월 성경번역을 시작하려는 시점에 GBT 부대표가 됐다. 2015년 12월부터 3년 넘게 말레이시아에서 사역하다 안식년을 보내고 다시 돌아가려던 올해는 GBT 대표가 됐다. 김 대표는 “농반진반으로 ‘원래 내수용인데 수출용으로 잘못 알고 나갔다가 리콜당했다’고 말하고 다닌다”며 웃었다.

730dc5fa8859cbade6d2d168beda805a_1599856056_8591.jpg
GBT 선교사들이 소수 종족을 위해 번역한 성경책들. 맨 오른쪽 세워진 것과 아래 펼쳐진 것은 19세기 말 한글로 번역된 성경책이다. 안양=신석현 인턴기자

이제 김 대표는 4년간 GBT를 이끌어야 한다. 코로나19 때문에 후원을 중단하는 교회가 늘어 험난한 길이 될 수 있다. 김 대표는 ‘함께함’을 모토로 위기를 돌파하겠다고 했다. 그는 “35년 동안 GBT가 1개 종족에 성경전서, 17개 종족에는 신약성경을 전해줄 수 있던 것은 한국교회의 사랑과 후원 덕분이었다”면서 “하지만 스스로 한국교회의 일부라는 생각이 부족했고 지원과 후원을 받는 곳으로만 여겼다”고 고백했다. 그는 “선교의 주인이자 완성자는 하나님이시라고 믿고, 선교 내용을 공유하면서 파송 교회가 진정한 동역자로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성경번역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현장에 있을 때 가장 행복했다”면서 “아내(손수영 선교사)도 4년 뒤 선교 현장으로 다시 돌아가자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기도는 늘 순종이다.

“한 종족을 대상으로 성경을 번역해서 봉헌하겠다는 저의 계획보다 저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며 항상 살려고 합니다.”


안양=맹경환 선임기자 khmaeng@kmib.co.kr

  •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Total 4,598건 251 페이지
  • “예장합동, 세계복음주의연맹(WEA)과 계속 교류해 달라”
    국민일보 | 2020-09-11
    김상복 목사(오른쪽 두 번째)가 11일 서울 종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세계복음주의연맹과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가 신학적으로 비슷하다는 내용의 발표를 하고 있다. 신석현 인턴기자 복음주의 신학자와 원로 목회자들이 11일 서울 종로구 …
  • “가장 훌륭한 선교사는 그 나라 언어로 쓰인 성경”
    국민일보 | 2020-09-11
    성경번역선교 이끄는 GBT 김현 대표의 순종 언더우드 선교사와 아펜젤러 선교사 부부는 1885년 4월 5일 부활절에 한글로 번역된 마가복음(이수정 역)을 품고 한국 땅을 밟았다. 선교사가 입국할 때 그 나라 말로 된 성경을 갖고 온 전례는 없었다. 근대 선교의…
  • 줌은 100명까지 무료, 밴드는 무제한 쌍방향 가능
    아이굿뉴스 | 2020-09-11
    ■ 김경희 교수가 제안하는 ‘스마트 목회’ - (1) 휴대폰만으로 가능한 온라인 예배 소형교회도 가능한 다양한 스마트 앱 활용도 높아 정확한 설교 전달 돕기 위해 마이크는 별도 사용 권장 백석문화대학교 스마트미디어학부 김경희 교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온라…
  • “수도권 대면예배 금지, 거리두기 형평성 맞게 완화 필요”
    국민일보 | 2020-09-10
    국내 신규 확진자 수 감소 속 부산·경남·대구 잇단 완화 조치수도권 교회만 ‘전면 비대면’ 묶여 전국 교회 대부분이 정부의 방역조치에 협조해 예배를 비대면으로 전환했다. 지난달 23일 대전의 한 교회에서 실시간 영상예배 송출을 위한 최소한의 인력만 참석한 가운데 …
  • 대구경북지역 통합 교단 목회자 일동, 제105차 총회 요구안 발표
    에큐메니안 | 2020-09-10
    에큐메니칼 정신 유지와 전광훈 추종 세력 정리 촉구 한국 교회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장로교는 분열사가 그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장로교 내에 다양한 교단으로 분열을 거듭해 왔다. 이러한 장로교 분열사에서 가장 첫 번째 사건은 장공 김재준 목사의 오경 …
  • 전준구아웃공동대책위, 심사위 결과 발표하며 의구심 내비쳐
    에큐메니안 | 2020-09-10
    동일 이유와 내용에도 서로 다른 판결에 대해 문제 제기 ▲ 지난 5월12일 MBC PD수첩이 “목사님 진실을 묻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기독교대한감리회 서울남연회 로고스교회 전준구 목사의 성범죄와 이를 치리하지 못하고 자정능력을 상실한 감리교회의 모습을 방영했다. ⓒ…
  • 은퇴 후 모은 1천만원 기부해 감동
    한국기독신문 | 2020-09-10
    권기호 목사(우)와 세광교회 황영주 목사(좌) 긴 장마에, 기록적인 폭우에, 연이은 태풍까지 더해지면서 수해를 입은 지역들이 많다. 특히 수해로 큰 피해를 입은 교회들이 어려움을 호소했는데, 이들을 위해 권기호 목사(북성교회 원로)가 1천만원을 기부해 감동을 주…
  • 고신도 온라인 총회 확정, 일정도 한 주 연기(22일)
    한국기독신문 | 2020-09-10
    박영호 목사 “모일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과거 고신 정기총회 모습 ©기독일보 DB제70회 고신총회(총회장 신수인 목사)가 온라인 총회로 결정됐다. 고신총회 임원회는 8일 모임을 갖고 제70회 총회를 온라인 총회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같은 결정은 천안시청이…
  • 만나ㆍ선한이웃 등 성남지역 교회, 코로나19 피해 취약계층 지원
    당당뉴스 | 2020-09-10
    9일, 모란민속5일장 상인회에 성금 .. 11일엔 성남시 의료원에 성금 예정 ▲ 지난 4일 좌담회 후 성남지역 13개 교회 담임목사와 은수미 성남시장의 단체사진 (사진: 월드휴먼브리지 제공) 이웃에 대한 집단 감염 위험에 아랑곳없이 일부 교회가 대면예배를 고집…
  • 더 늦기 전에 교회가 해야할 일… 제자 키우기
    국민일보 | 2020-09-10
    [이강우 목사의 코로나19는 교회혁신의 기회다] <19> 서울 좋은나무교회 성도들이 지난 4월 서울 송파구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제5차 교회됨의 양육 40일 완주대회’에서 찬양하고 있다. 다윗왕국의 기초는 군대에 있지 않다. 잇사갈 지파 소속 …
  • 드라이브인 예배도 연합, 개척교회와 함께 드린다
    국민일보 | 2020-09-10
    국내 최초 드라이브인 예배 도입 서울씨티교회 조희서 목사 주도 서울씨티교회는 지난 3월 국내 최초로 드라이브인 예배를 도입했다. 서울씨티교회 제공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수도권 등 일부 지역에선 비대면 예배만 허용된 가운데 10여개 교회가 연합해 드라이브인 …
  • 노회장들 휴대전화 보며 비대면 토론
    국민일보 | 2020-09-10
    예장백석 공천위 회의 현장 정영근 예장백석 부총회장(오른쪽)이 10일 서울 서초구 총회회관에서 열린 공천위원회에 앞서 예배를 인도하고 있다. 10일 서울 서초구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백석 총회회관 2층 강당. 김종명 사무총장이 대형 TV 화면을 바라보며 마이…
  • 북한 선교사역 20여년… “내래 죽어도 전하겠습네다”
    국민일보 | 2020-09-10
    최광 열방빛선교회 대표(황금종교회 목사) 열방빛선교회 대표 최광 목사가 10일 서울 영등포구 황금종교회에서 자신이 펼쳐온 북한 사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게 너무 과분한 상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가려질까 두렵네요. 더욱 열심히 북한 선교, 사역하라는 의…
  • NCCK, UN북한인권특별보좌관에게 서신.."대북전단살포는 평화위협"
    CBS노컷뉴스 | 2020-09-10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통일위원회는 9일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한 입장을 담은 서신을 토마스 오헤어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좌관에게 발송했다고 밝혔습니다. 교회협의회는 서신에서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등의 대북전단 살포 행동이 북한에 대한 일종의 심리전…
  • '명성교회 목회세습' 이번 교단 총회에서 처리될까?
    CBS노컷뉴스 | 2020-09-10
    교단 내 12노회 사상 초유 헌의안 올려 12개 노회 헌의안 무겁게 받아들여야 명성교회 수습안 첫 안건으로 처리해 달라 장신대 학생들, "교단의 자정능력 믿는다" 14일 명성교회 수습안 철회 기도회 개최 새문안교회 이상학 목사, "목회 세습은 죄악" 오는 21일…

검색


KCMUSA,680 Wilshire Pl. #419, Los Angeles,CA 90005
Tel. 213.365.9188 E-mail: kcmusa@kcmusa.org
Copyright ⓒ 2003-2020 KCMUSA.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