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대면예배 금지, 거리두기 형평성 맞게 완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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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규 확진자 수 감소 속 부산·경남·대구 잇단 완화 조치
수도권 교회만 ‘전면 비대면’ 묶여
전국 교회 대부분이 정부의 방역조치에 협조해 예배를 비대면으로 전환했다. 지난달 23일 대전의 한 교회에서 실시간 영상예배 송출을 위한 최소한의 인력만 참석한 가운데 주일예배를 드리는 모습. 연합뉴스
대규모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8·15 서울 도심 집회 관련자가 각 교회로 흩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대부분 교회는 정부의 방역 조치에 협조하며 비대면 예배로 전환했다. 하지만 이 두 집단과 관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최근 한 자릿수까지 줄었다. 교회의 대면 예배 제한 조치를 타 종교나 일반 모임과 같은 수준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선 실내 50인 미만, 2.5단계에선 지역에 따라 10인 미만 집합이 금지되지만 수도권과 일부 지역에선 교회의 대면 예배와 모임이 전면 금지된 상태다. 미사와 법회는 정기적으로 열리는 종교행사라는 이유로 제한을 받지 않는 것과 비교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본부장 정세균 총리)는 지난 4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를 13일까지, 나머지 지역의 2단계 조치를 20일까지 연장했다. 수도권 교회는 비대면 예배만 허용하지만, 다른 지역은 상황에 따라 자체 판단하도록 했다. 대구시는 9일 종교시설에 대한 ‘집합 금지’ 조치를 ‘집합 제한’으로 완화했다. 11일부터는 정규 예배를 허용키로 했다. 부산시는 지난 7일부터 온라인 예배가 어려운 교회에 50인 미만 대면 예배를 허용하고 있다. 경남은 지난달 27일 지난 8·15 광화문 집회를 다녀온 교회를 제외한 나머지 도내 교회에 대해 7대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선에서 대면 예배를 허용했다.
반면 수도권에서 대면 예배와 모임 등은 여전히 금지되고 있다. 11일이나 12일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2단계계로 완화할지 여부가 결정되는데 교회의 대면 예배가 제한적으로나마 허용될지는 미지수다.
현장에선 수도권도 교회발 집단 감염의 가능성이 일정 부분 해소된 만큼 2단계 조정과 함께 대면예배 전면금지 조치를 완화해 다른 종교단체나 모임 등과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김윤석 예수교대한성결교회(예성) 총회장은 “확진자가 나온 교회만 1~2주간 방역하고 모이는 걸 금해야지 전국 6만5000여개 교회에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건 불합리하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낮아진다면 교회도 다른 곳과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기독교한국침례회 관계자는 “정부의 지침을 따라야 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면서도 “교회도 다른 모임이나 집회에 준하는 조치를 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서울 서초구의 A교회 B목사도 “지난달 15일 광화문 집회 이후 종교단체 중 교회만 지목해 모이는 예배를 금지한 것은 상당히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확실히 꺾인 상황은 아니기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은 주일예배를 비롯해 모든 공예배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종료 시까지 비대면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는 13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수칙을 지키면서 정부의 추가 지침을 따를 방침이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발병 인원이 줄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확진자가 많이 나온다. 자칫 느슨해지면 또다시 코로나19가 대량 확산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수도권만 대면 예배를 금지한 건 그만큼 인구가 많기 때문이다. 대면 예배는 당분간 피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교계 연합기관으로서 대면 예배 허용을 놓고 정부 측과 긴밀히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평식 한교총 사무총장은 10일 “교회에 대한 방역 조치 단계를 완화하고 그에 맞춰 교회가 대면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는 뜻을 정부 측에 전하고 있다”며 “정부의 방역 지침을 무시하면서까지 대면 예배를 강행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충분히 방역 조치를 취하면서 가능한 한 대면 예배를 드리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임보혁 장창일 황인호 김아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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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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