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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훌륭한 선교사는 그 나라 언어로 쓰인 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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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국민일보| 작성일2020-09-11 | 조회조회수 : 3,74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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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번역선교 이끄는 GBT 김현 대표의 순종



언더우드 선교사와 아펜젤러 선교사 부부는 1885년 4월 5일 부활절에 한글로 번역된 마가복음(이수정 역)을 품고 한국 땅을 밟았다. 선교사가 입국할 때 그 나라 말로 된 성경을 갖고 온 전례는 없었다. 근대 선교의 아버지로 불리는 윌리엄 캐리 선교사도 인도어 성경 없이 인도 선교를 시작했다. 한국에서 유례없이 빠르게 복음이 확산된 것은 한글 성경이 있었기에 가능했을지 모른다.

현재 전 세계에 존재하는 언어는 7300여개로 알려져 있다. 이 중 신구약 성경 전체가 번역된 언어는 10%도 안 되는 690여개에 불과하다. 1985년 성경번역선교회(GBT)가 탄생한 배경이다. “모든 민족이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번역된 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온전한 사람으로 변화되도록 돕는다”는 비전을 가진 GBT는 현재 235명의 선교사를 25개국에 파송해 80여개 종족을 위한 성경번역 사역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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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GBT 대표가 최근 경기도 안양 GBT 본부에서 파송 선교사 현황이 담긴 세계 지도를 가리키며 성경번역 선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안양=신석현 인턴기자

최근 경기도 안양의 본부 사무실에서 만난 김현 GBT 대표는 “오랜 선교의 역사를 통해 증명됐듯이 아무리 훌륭한 선교사라도 그 나라 말로 기록된 성경보다 더 큰 영향력을 끼친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취임한 김 대표가 GBT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88년 대학 2학년 때였다. 한국대학생선교회(CCC)의 철야기도회에서 미국인 선교사로부터 “절반 이상의 세상 사람들이 하나님 말씀을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성경번역선교사의 존재도 그때 처음 알았다. 성경번역선교사로 진로를 굳혀 가던 그는 군 제대 후 GBT에 허입 신청을 하고 97년 선교사가 됐다.

엄밀히 말하면 후보 선교사였다. 기본적인 선교와 언어학 훈련에 2년 가까운 시간이 더 필요했다. 대부분의 파송지에서는 공식적으로 선교사가 아닌 언어학자로 활동해야 한다. 김 대표는 호주 찰스다윈대학에서 언어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첫 사역지는 늘 꿈꿔 왔던 인도네시아 파푸아로 정해졌지만, 쉽게 입성할 수 없었다. 인도네시아 거점 도시에서 바하사인도네시아어를 배우던 중 2001년 9·11테러가 터졌다.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도 위험한 상황이어서 철수 명령이 떨어졌다. 상황이 조금 안정돼 인도네시아로 돌아갔지만, 이번에는 GBT 본부에서 총무로 일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결국 한국행을 선택했다. 2005년 말이 돼서야 다시 인도네시아로 돌아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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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6월 드디어 파푸아로 들어갔다. 성경번역은 신약성경 기준으로 평균 10~15년이 필요하다. 본격적인 번역에 앞서 언어조사는 필수다. 김 대표는 “파푸아에만 270여개 언어가 있다”면서 “그중 어느 것을 표준어로 할지부터 정해야 한다”고 했다.

소수 종족은 말은 있지만 글이 없다. 말을 분석해 자음과 모음을 분류한 뒤 알파벳을 확정하고 문법 체계를 잡는 기초 작업만 3~4년이 걸린다. 언어도 문화의 일부여서 기본적인 문화 연구도 중요하다. 우리에게는 당연한 성경 속 표현이 그들에게는 전혀 다른 의미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요한계시록 3장 20절 “볼지어다 내가 문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그와 더불어 먹고 그는 나와 더불어 먹으리라”의 번역 과정을 예로 들었다. 그는 “파푸아 어느 부족은 문 두드리는 것을 도둑의 행동으로 이해한다”면서 “예수님이 문을 두드리는 것을 친구와 이웃이 된다는 의미로 번역하려면 ‘두드리노니’를 ‘헛기침을 두 번 하노니’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성경번역선교사로 23년째를 맞지만 성경 한 구절도 번역을 못 했다. 의아했지만 이유가 있었다. 중요한 순간마다 본부로부터 부름을 받았다. 파푸아 때는 2008년 7월 성경번역을 시작하려는 시점에 GBT 부대표가 됐다. 2015년 12월부터 3년 넘게 말레이시아에서 사역하다 안식년을 보내고 다시 돌아가려던 올해는 GBT 대표가 됐다. 김 대표는 “농반진반으로 ‘원래 내수용인데 수출용으로 잘못 알고 나갔다가 리콜당했다’고 말하고 다닌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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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BT 선교사들이 소수 종족을 위해 번역한 성경책들. 맨 오른쪽 세워진 것과 아래 펼쳐진 것은 19세기 말 한글로 번역된 성경책이다. 안양=신석현 인턴기자

이제 김 대표는 4년간 GBT를 이끌어야 한다. 코로나19 때문에 후원을 중단하는 교회가 늘어 험난한 길이 될 수 있다. 김 대표는 ‘함께함’을 모토로 위기를 돌파하겠다고 했다. 그는 “35년 동안 GBT가 1개 종족에 성경전서, 17개 종족에는 신약성경을 전해줄 수 있던 것은 한국교회의 사랑과 후원 덕분이었다”면서 “하지만 스스로 한국교회의 일부라는 생각이 부족했고 지원과 후원을 받는 곳으로만 여겼다”고 고백했다. 그는 “선교의 주인이자 완성자는 하나님이시라고 믿고, 선교 내용을 공유하면서 파송 교회가 진정한 동역자로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성경번역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현장에 있을 때 가장 행복했다”면서 “아내(손수영 선교사)도 4년 뒤 선교 현장으로 다시 돌아가자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기도는 늘 순종이다.

“한 종족을 대상으로 성경을 번역해서 봉헌하겠다는 저의 계획보다 저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며 항상 살려고 합니다.”


안양=맹경환 선임기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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