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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가 어렵나요? 루터처럼 자유롭게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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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국민일보| 작성일2020-10-09 | 조회조회수 : 3,19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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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 ‘프로테스탄트의 기도’ 펴낸 최주훈 중앙루터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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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훈 중앙루터교회 목사가 최근 서울 용산구 소월로의 교회에서 자신이 편역한 책 ‘프로테스탄트의 기도’를 들고 미소짓고 있다. 신석현 인턴기자


“주님, 지금 저는 고통스러운 변비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똥 참는 시간이 길수록 변비의 고통은 더 심해집니다.… 통증을 정말 참기 어렵습니다. 제발 저를 도우소서.”

솔직하다 못해 적나라하게 개인 사정을 드러낸 이 기도의 주인공은 누굴까. 시정잡배도, 장삼이사도 아닌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1483~1546)다. 루터는 그의 동료 필립 멜란히톤에게 보내는 편지에 이 기도문을 적었다.

이룩한 위업만 보면 한없이 경건하게 느껴지는 루터를 인간적 매력이 넘치는 인물로 재조명한 책이 나왔다. 최주훈(49) 중앙루터교회 목사는 독일 바이마르판 루터 전집에 실린 기도문을 편역해 최근 ‘프로테스탄트의 기도’(비아)를 펴냈다. 영어 번역본 대신 독일어 원전을 번역해 투박하면서도 간명한 루터의 표현을 최대한 살렸다. 최근 서울 용산구 소월로의 교회 집무실에서 최 목사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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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레겐스부르크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저서 ‘루터의 재발견’, 역서 ‘마르틴 루터 95개 논제’ 등을 펴낸 ‘루터 전문가’다. 전작이 루터의 신학을 집중 조명했다면, 이번 책은 루터의 인간적 면모를 보여주는 기도문을 상당수 소개한다. 기도는 어려운 것도, 요식행위도 아니란 걸 강조하기 위해서다.

최 목사는 “우리 교회를 보면 대표기도 순서를 맡은 성도들이 대체로 난감해한다. 다른 교회도 상황은 비슷할 것”이라며 “기도를 힘들어하는 성도에게 일상 가운데 쉽게 기도할 수 있는 원칙을 제공하고자 책을 펴냈다”고 말했다.

책에는 ‘일상의 기도’와 함께 루터가 기도를 주제로 친구와 주변 목회자를 향해 쓴 글도 소개됐다. 이 중 ‘좋은 친구 이발사 페터에게 보내는 편지’엔 루터가 창안한 ‘십계명 네 겹 기도법’이 등장한다. 루터는 페터에게 “주기도문을 또박또박 읽으며 기도하라”고 권한 뒤 시간이 남으면 십계명을 한 계명씩 곱씹으며 기도할 것을 제안한다. 방법은 이렇다. 첫째, 각 계명에 담긴 주님의 뜻이 무언지 찾는다. 둘째, 계명과 관련해 감사할 거리를 찾는다. 셋째, 계명에 따라 자기의 삶을 참회한다. 넷째, 얻은 깨달음을 바탕으로 소리 내 기도한다. 이 원칙을 제시하는 동시에 루터는 여기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자유롭게 기도하라고 강조한다. 이는 루터가 아우구스티누스 수도회 신부 시절 엄격한 기도습관을 경험한 까닭이다. 당시 수도원은 기도를 ‘하나님과 화해하고 구원받는 수단’으로 가르쳤다. 정해진 기도 시간을 넘기거나 기도 분량을 채우지 못하면 죄라고 봤다. 루터는 억지로 시간을 보내려고 중언부언하는 기도가 구원과 상관이 없다는 걸 깨닫고는 기도 습관을 바꿨다.

최 목사는 “루터가 말한 자유로운 기도는 시간과 규율, 형식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기도를 게을리하라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루터는 ‘일어나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고, 잠들기 전 기도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걸 좋은 기도 습관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기도는 ‘하나님과 대화’ 수단이기에 지극히 개인적인 내용이 등장할 수밖에 없다. 루터가 기록한 변비나 빚 탕감, 친구와 딸의 죽음을 앞두고 한 기도 등이 그렇다. 하지만 가뭄, 전쟁, 흑사병처럼 시대의 아픔을 품고 한 기도도 있다. 흑사병 기도문에서 루터는 “탄원을 들어주시는 주님, 당신께 간절히 구하오니 우리가 당신의 말씀과 뜻을 경청하게 하시고 이 병을 거둬주소서”라고 간청한다. 기도란 결국 사사로운 신앙을 넘어 교회와 사회 공동체로 확대되는 경건 행위라는 걸 보여준다.

최 목사는 “루터는 1527년 쓴 편지에서 흑사병을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진 참된 믿음과 이웃사랑의 시험무대’라고 했다. 코로나 시대를 마주한 한국교회에 꼭 필요한 자세”라며 “2판에선 재난 상황에서의 교회에 관한 글도 실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루터의 기도는 팬데믹 시대를 사는 한국 그리스도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최 목사는 “루터는 500여년 전 사람이지만, 그의 글을 매개로 시대의 문제를 고민하며 하나님을 만나는 법을 조금이나마 맛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기도는 시련의 때 큰 힘을 준다. 루터의 길에서 자신이 걸어갈 ‘기도의 길’을 찾는 독자가 많길 바란다”고 전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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