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 태도변화? 정인이 양모 “모든 사람들에게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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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경기 양평군 서종면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안치된 故 정인 양의 묘지에 추모객들이 놓은 선물과 추모 메시지가 적혀있다. 뉴시스
‘정인이 학대 사망사건’ 재판을 앞두고 있는 가해자 양모 장모(34)씨가 자신의 행위와 관련해 “모든 사람들에게 미안하다”는 뜻을 밝혔다. 애초 거의 모든 혐의를 부인하던 데서 공소장에 적시된 일부 아동학대 혐의는 인정하는 방향으로의 태도 변화도 감지된다. 양부 안모(36)씨 역시 쏟아지는 구체적 학대 정황에 아내의 이전 주장을 반신반의하며 혼란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 변호인은 7일 장씨와의 면담 직후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민적인 공분을 일으킨 데 대해 모든 사람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사소한 체벌 외에는 검찰이 제기한 대부분의 혐의를 강경하게 부인하던 모습에도 일부 변화가 엿보인다고 했다. 변호인은 “장씨가 자신이 가한 체벌로 인해서 아동의 뼈가 부러졌을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 봤다고 한다”고 했다. “뼈가 부러질 정도로 때린 적이 없다”던 기존 입장(국민일보 1월 7일자 8면 참조)을 바꿀 여지를 내비친 것이다.
다만 장씨가 면담 과정에서 심리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여 검찰이 제기한 혐의를 어디까지 인정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정하지 못했다고 한다. 변호인은 “장씨가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황이고 변호인에게도 아직 말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확실한 입장은 재판에서 말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이정우)는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상습적으로 정인이를 폭행해 쇄골과 늑골, 후두부 등에 골절상 등을 입힌 혐의(상습아동학대) 등으로 장씨를 재판에 넘겼다. 또 지난해 10월 13일 피해자의 등 부위에 강한 둔력을 가해 복부손상으로 사망케 한 혐의(아동학대치사)도 적용했다.
양부 안씨는 공소장에 적시된 혐의에 대해서는 대부분 인정하고 가겠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안씨에 대해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장씨의 상습아동학대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혐의(아동유기·방임), 지난해 4월 피해자의 팔을 꽉 잡고 강제로 강하고 빠르게 손뼉을 치게 해 피해자가 울음을 터뜨렸음에도 행위를 계속해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아동학대)로 불구속 기소됐다.
아내의 주장을 믿어왔던 안씨의 심경에도 변화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안씨를 면담한 변호인은 “안씨는 아내의 여러 학대 정황들이 언론에서 사진과 영상으로 나오는 걸 보면서 아내를 믿는 게 맞는 것인지 혼란을 겪으며 괴로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씨는 계획이 틀어지는 걸 견디지 못하고 분노하는 아내의 불안정한 성격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변호인은 “예를 들어 운동을 가기로 미리 계획을 세웠다면 갑자기 아이가 칭얼대는 등 돌봐줘야 하는 상황에서도 운동을 가는 등 자신의 계획이 방해받는 걸 참을 수 없는 성격이라고 아내를 설명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안씨는 여전히 아내의 심각한 학대 정황들은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가끔 아이에게 손찌검을 하는 수준으로만 인식했지 유모차를 힘껏 밀어 벽에 부딪치게 하는 등 언론에 보도된 학대 정황에 대해선 전혀 몰랐다는 것이다. 안씨는 ‘죽을 정도로 아이를 학대한 적은 없다’는 아내의 말을 믿고 있으나 점점 반신반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은 “안씨가 ‘공소장에 기재된 (장씨의) 학대가 사실이었다면 두고 보지만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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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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