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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나이 84세 할머니들 ‘독신 여선교사 은퇴관’ 건립 고군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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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국민일보| 작성일2021-08-30 | 조회조회수 : 2,86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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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세 주선애 장신대 명예교수가 이끄는 세빛자매회 ‘백발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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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선애 교수와 김화자 목사, 김영자 선교사가 지난 20일 서울 강동구 주 교수 자택에 모여 환하게 웃고 있다(가운데부터 시계방향). 신석현 인턴기자


“선교사들이 은퇴한 뒤 지낼 곳이 마땅칠 않습니다. 선교를 위한 전반적인 인프라가 부족해서인데 특히 독신 여성 선교사는 정말 쉴 곳이 없습니다. 이분들을 위해 오랜 시간 기도하며 은퇴관을 구상해 왔습니다.”


백수를 목전에 둔 주선애(98) 장신대 명예교수가 독신 은퇴 여선교사를 위한 숙소 건축을 시작한 이유다. 지난 20일 서울 강동구 자택에서 만난 주 교수는 “내가 이미 이렇게 늙어 시간이 많지 않다”며 관심을 호소했다.


주 교수는 건축을 위해 세빛자매회를 조직한 뒤 이사장을 맡았다. 은퇴관은 강원도 원주의 3786㎡(약 1145평) 부지에 세워지고 있다. 공정의 90%가 마무리된 상태지만 건축비가 모자라 난항을 겪고 있다.


이만큼 진행되기까지도 적지 않은 도움의 손길이 있었다. 부지는 황영일 포이에마교회 장로가 기증했다. 황 장로 집안이 400년 가까이 가지고 있던 땅으로 황 장로의 할아버지인 황덕주 목사가 이곳에 교회를 지으려고 했었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결국 교회 건축은 무산됐다. 긴 세월이 흘렀고 결국 세빛자매회를 만났다. 은퇴 선교사를 위한 공간을 세우려는 이들의 열망에 공감한 황 장로는 흔쾌히 땅을 기증했다.


세빛자매회의 주축은 은퇴 목회자나 선교사로 대부분이 고령이다. 이날 인터뷰에도 김화자(77) 목사와 김영자(78) 선교사가 함께했다. 셋의 평균 나이는 84세였지만 은퇴관을 건립하겠다는 의지만큼은 대단했다. 여교역자안식관 대표를 지낸 김 목사는 세빛자매회 상임이사다.


그는 “은퇴한 선교사들, 특히 독신 여성 선교사들이 지낼 곳이 없어 너무 안타깝다. 친척 집이나 찜질방을 전전하는 사례가 많다”며 “선교사가 되고 싶었지만 꿈을 이루지 못한 주 교수님이 자신의 꿈과 은퇴 선교사를 향한 사랑을 담아 이 일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령의 주 교수님이 온종일 건축과 모금, 운영을 걱정하는 등 노익장을 발휘하고 계신다”며 “공정의 10%를 남겨둔 상황에서 공사가 지지부진한데 지금이야말로 교계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했다.


세빛자매회를 만들면서 주 교수는 4억원 넘는 사재를 내놨다. 주 교수의 남편인 김명식 장로가 2005년 세상을 떠나기 전 통일이 되면 고향인 평양 순천에 교회를 세워 달라고 남긴 3억원에 주 교수가 모은 돈을 보태 만든 기금이었다. 이를 종잣돈 삼아 현재까지 20억원 넘는 건축비를 모았다. 여전히 부족한 기금은 10억원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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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원주에 건축하고 있는 독신 은퇴 여선교사를 위한 은퇴관 전경. 아래 사진은 지난해 8월 열린 은퇴관 기공식에서 주 교수가 인사하는 모습. 세빛자매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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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관에는 23㎡(약 7평) 넓이의 숙소 26개가 있다. 작은 방이지만 화장실도 딸려 있어 혼자 지내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공동 식당과 카페도 마련했다. 사무실과 양호실, 운동시설도 있다. 카페에는 전 세계에서 사역한 선교사들이 기증한 현지 기념품 등을 전시할 계획이다.


1980년부터 인도에서 사역하며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있는 명문 사학을 설립한 김 선교사는 “총회가 정한 기준에 따라 70세에 은퇴했더라도 선교사들이 세계 선교를 위해 헌신할 부분이 적지 않다”며 “선교사 후보생들에게 현지 문화를 전해 주고 언어 교육도 할 수 있는데 앞으로 만들어질 집이 선교의 다음세대를 키우는 공간으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선배 선교사들이 가진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하는 공간으로 활용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은퇴한 독신 여성 선교사들을 위한 숙소 건립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미국 교회에 이어 선교사 파송 세계 2위인 우리나라 교회가 받아든 초라한 성적표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선교사 파송과 후원에 집중하면서 은퇴 선교사나 선교사 재교육에 필요한 인프라를 제대로 구축하지 못했다. 미국은 물론이고 세계 곳곳에 선교사를 위한 인프라를 갖춘 미국 교회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건축위원장 임규일 목사는 “80~90년대 집중적으로 파송받은 선교사들이 하나둘 은퇴하고 있지만 이들이 정착할 곳이 많지 않다”며 “적지 않은 선교사들이 선교지에 남거나 한인들이 많이 사는 미국에서 여생을 보내는 이유”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세빛자매회가 추진하는 이 은퇴관을 계기로 한국교회가 은퇴 선교사를 위한 각종 정책을 수립하고 시설을 마련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은퇴한 독신 여성 선교사는 아직 많지 않다. 하지만 적지 않은 선교사가 은퇴를 앞두고 있어 이들을 위한 기반 시설 마련은 시급한 과제다.


은퇴관은 완공을 앞두고 있지만 주 교수의 고민은 한둘이 아니다. 무엇보다 매달 필요한 운영비 확보도 요원하다. 주 교수는 “곧 100살이 되는 할머니가 또 다른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고군분투 중”이라며 “기도와 관심이 꼭 필요하고 이 일이 잘 마무리되면 반드시 한국교회의 미래에 큰 도움이 될 거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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