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인 사건’ 무명의 기독인… 신사참배 거부로 첫 실형 ‘핍박’ >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 KCMUSA

‘105인 사건’ 무명의 기독인… 신사참배 거부로 첫 실형 ‘핍박’ >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본문 바로가기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홈 > 뉴스 >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105인 사건’ 무명의 기독인… 신사참배 거부로 첫 실형 ‘핍박’

페이지 정보

작성자 국민일보| 작성일2021-11-02 | 조회조회수 : 2,698회

본문

[아직 끝나지 않은 문제 신사참배] <4> 신사참배의 서막



6ffc88e1133494bfc430693c83ec8ed9_1635877287_8285.jpg
일본항공수송주식회사가 촬영한 조선신궁 항공사진. 1925년 서울 남산 중턱에 세워진 조선신궁은 일제의 한국 식민지배 상징으로 384개의 돌계단이 있었다. 이곳은 현재 남산도서관 부근으로 서울역 쪽으로 돌계단이 설치돼 있었다. 서울역사박물관 제공


신사가 처음 한국에 세워진 것은 일본인이 부산에 상주하게 되는 17세기 초엽부터라고 할 수 있다. 임진왜란 이후 1609년 일본과의 무역을 재개하는 을유조약이 체결되자, 일본인들이 부산에 상주하게 되고 이들은 항해 안전을 기원하며 신사를 부산진에 세웠다. 이 신사는 1894년 거류지 신사라 개칭되었다가, 1900년에는 용두산 신사라 불리게 되었다.


그러나 신사가 본격적으로 세워지기 시작한 것은 1876년 강화도조약이 체결된 이후부터다. 일본인들이 개항장에 거주하게 되면서 거류지에 신사를 세워 천조대신과 메이지 천황 등을 숭배했다.


유대인들이 전 세계 디아스포라 유대인 공동체가 모인 곳에 회당을 세워 영적 구심점으로 삼았다면, 일본인들은 자신들이 가는 곳마다 신사를 세워 그들의 정신적 구심점으로 삼았다. 한일합병 이전에도 이미 1898년 서울 남산공원에 세워진 태신궁(太神宮, 1913년 경성신사로 개칭)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 42개의 신사가 세워져 있었다. 그러다가 합병 이후에는 전국에 걸쳐 크고 작은 신사들이 건립됐다.


1917년 5월 7일에는 평양에 신사가 을밀대 언덕에 웅장하게 건립됐으며, 1925년에는 5년간의 공사 끝에 한국 전체 신도의 총본산으로 서울 남산에 조선신궁이 세워졌다. 그러면서 일제는 우리나라에도 신사참배를 점점 더 강요하기 시작했다.


기독교에서 신사참배가 크게 문제가 된 것은 1930년대 이후의 일이다. 그러나 이미 한일합병 이후부터 신사참배 강요는 조금씩 이루어졌다. 1913년부터 국공립학교에서 신사참배를 강요하기 시작했고 1920년대에는 사립학교들에서도 신사참배를 강요했다. 그런데 그 강요 정도는 시기와 지역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었다.


신사참배와 연관해 고난 당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105인 사건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어느 무명의 기독교인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105인 사건은 1911년 독립군 자금을 모집하던 안명근의 체포 사건을 1910년의 데라우치 총독 암살 미수 사건으로 누명 씌워 평안도 일대의 반일 기독교인들과 신민 회원을 다수 체포한 사건을 말한다. 이 사건으로 실형을 받은 인물이 105인이기 때문에 신민회 사건은 105인 사건이라 불리게 되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유죄 선고를 받은 한 피고의 죄목 가운데 이런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정주 신안학교의 교무주임으로… 일본 천황의 최초의 천장절 집회에서 천황의 어진영 앞에서 예배하는 것을 우상숭배 행위라 하여 거절한 단체의 가장 완강한 분자이다.”


이 사람은 이 항목만으로 유죄가 입증되어 7년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신사참배가 아니라 천황의 어진영에 참배하는 것을 거부한 것이지만, 그 성격은 신사참배와 동일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사건은 천황숭배와 신사참배를 거부하다가 형을 받은 최초의 사건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공립학교에서의 신사참배 거부사건도 강경보통학교에서 일어났다. 당시 일제의 각종 국경일과 황실의 행사는 대부분 신도적 행사를 치르는 제일(祭日)과 축일(祝日)로 지켜졌다. 일제는 1924년 10월 11일 강경 신사 제일을 맞아 학생들을 동원해 신사에 참배하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당시 강경성결교회 성도였던 김복희 교사와 기독교를 믿는 학생 26명이 행사에 결석했다. 또 그 자리에 참석했던 40여명은 신사참배를 거부하는 일이 일어났다. 이들 가운데 대부분은 강경성결교회 주일학생들이었고 소수가 천주교 신자였다.


이 사건이 사회문제화되면서 기독신보는 물론이고 일반 신문에서도 기사화되었다. 특별히 동아일보는 1925년 3월 18일 사설에서 일본의 조상숭배를 신사에 대한 이해도 없는 한국인 아동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옳지 못함을 지적했다.


그러나 당국은 학부형까지 동원해 학생들을 설득시키려 했고, 김복희 교사와 7명의 학생이 끝까지 거부하자 일제는 결국 김 교사를 면직하고, 7명의 학생에게는 퇴학 처분을 내렸다. 이 사건은 한국에서 신사참배가 최초로 사회문제화되었을 뿐 아니라 최초로 공식적으로 신사참배를 거부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1920년대까지는 전반적으로 기독교에 대한 신사참배의 강요나 탄압이 본격화되지는 않았다. 특히 1919년 3·1운동 이후 새로 부임한 사이토 총독은 소위 문화정치라는 이름으로 약간의 유화정책을 시행했기에, 신사참배 문제에 대해 언제나 강압적인 것은 아니었다.


일제는 1925년 조선신궁의 완공을 기념하는 어령대 봉영식과 진좌제에 서울에 있는 기독교계 사립학교들의 학생들을 동원하려고 했다. 그러나 기독교계 사립학교에서 반발이 일어났고 더 강요하지 않았다. 또 일본 관리도 조선신궁을 담당하는 제관의 불만을 살 정도로 신사참배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1930년대가 되자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함께 신사참배 정책에 큰 변화를 맞게 된다.


6ffc88e1133494bfc430693c83ec8ed9_1635877252_8113.jpg

오창희 목사

  •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Total 4,585건 122 페이지
  • 이중직 목회자, 취업·창업 돕는 박람회 열려
    데일리굿뉴스 | 2021-11-24
     중소형교회들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생계가 어려워진 목회자들은 이중직 목회를 그 대안으로 꼽고 있는데요. 가정과 교회를 지키기 위해 일터로 향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중직 목회를 위한 실질적인 취업과 창업을 돕는 시간이 마련됐습니다.…
  • 신천지 이만희 항소심 30일 선고... '청춘반환소송'도 진행 중
    CBS노컷뉴스 | 2021-11-24
    신천지 피해자들 단식 투쟁 돌입, "이만희 교주 엄벌 촉구""실형 선고, 가출한 자녀들 돌아오는 계기 되길"신천지 탈퇴자 손해배상청구 소송, '청춘반환소송' 진행 중'모략전도'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법원, "신천지 모략전도, 종교의 자유 넘어선 전도 방법" …
  • 구세군, 다음 달 1일 '링 투게더' 자선냄비 시종식
    CBS노컷뉴스 | 2021-11-24
    국내 최초 구호활동 자선냄비 1928년 부터 93년 째 모금'링 투게더' 주제 아래 12월 1일 부터 한달 동안 진행지난해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마련된 구세군 자선냄비. 이한형 기자우리 사회 소외이웃들을 위한 사랑의 종소리가 울린다. 한국구세군(사령관 장만희)은 다음…
  • 574e7e237814614525a84bc9dcdd1b73_1637793552_6007.jpg
    한국교회총연합, 다음달 2일 정기총회 개최
    CBS노컷뉴스 | 2021-11-24
    한 명이 대표회장과 법인 이사장 맡기로전직 총회장도 대표회장 될 수 있는 길 열어통추위원장 소강석 목사 유력..보수 연합기관 통합 논의 이어가기로  한국교회총연합이 23일 상임회장단 회의를 열고, 정관개정안을 논의했다. 한교총은 다음달 2일 정기총회를 개최한다. [앵…
  • [시사] BTS, 'AMA 대상' 축하한 문 대통령에 화답 "자긍심 느껴"
    CBS노컷뉴스 | 2021-11-23
    21일 밤(현지 시간) 미국 LA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레드카펫에 선 그룹 방탄소년단. 빅히트 뮤직 제공문재인 대통령이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2021 American Music Awards, AMAs)에서 '올해의…
  • [시사] 故조비오 조카 "한줌 흙 전두환, 이 말 해주고 싶었는데.."
    CBS 김현정의 뉴스쇼 | 2021-11-23
    2심 코앞에 두고 떠나…허망하고 분통광주에 진정한 사죄, 유감 표명 전혀 없어한줌 흙 될텐데…왜 거짓된 삶 살았나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진행 : 김현정 앵커■ 대담 : 조영대 신부 (故 조비…
  • [시사] 박주민 "전두환 추징금 956억원, 재산 교묘하게 숨겼을 것"
    CBS 김현정의 뉴스쇼 | 2021-11-23
    재산 29만원? 골프, 호화 만찬…교묘한 은닉 있을 것특별법 있지만…타인 재산 혼입시 불법 밝히기 어려워부동산, 금융 추적 시스템 등 제도 개선도 필요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진행 : 김현정…
  • 카페 창업부터 배달·운전까지…일터로 뛰어든 목사들
    데일리굿뉴스 | 2021-11-23
    '이중직 목회자' 인식 확산…목회자 창업·취업 지원 박람회 열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목회 현장이 급변하고 있다. 작은 교회 수입은 반토막이 났고, 버티지 못한 교회들은 흔적 없이 사라졌다. 가정과 교회를 지키기 위한 몸부림은 목회자들을 일터로 나…
  • 유튜브로 광고하는 신천지, 이유는?
    데일리굿뉴스 | 2021-11-23
    개신교 채널서도 광고…"비대면 시대, 불특정 다수 노려” ▲지난해 온라인 커뮤니티 인스티즈에 올라온 신천지 광고 캡쳐.(사진출처=인스티즈)▲신천지 유튜브 광고.(사진출처=유튜브 'Heaven' 캡쳐)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예배와 모임이 활성화된 요즘 유튜브로 신앙을 …
  • [시사] '죽어서도 유죄' 전두환, 고향 합천도 '냉랭' 추모 행사 없어(종합)
    경남CBS | 2021-11-23
    합천군, 분향소 설치 등 공식 추모 행사 않기로 결정마을 주민들 분위기도 '냉랭'합천 시민단체 '사과 없이 떠난 전 씨 유감'전두환 씨 생가 내천마을. 연합뉴스 23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전직 대통령 전두환 씨 빈소가 마련돼있다. 박종민 기자. 전…
  • 대한기독교서회 130주년 기념예배 '진리를 읽다, 시대를 잇다'
    CBS노컷뉴스 | 2021-11-23
    1890년 세워진 최초의 교회 연합기관지난해 130주년이었지만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올해 기념예배 드려 대한기독교서회는 23일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지난해 연기한 130주년 기념예배를 드렸다. [앵커]우리나라 최초의 교회 연합기관인 대한기독교서회가 창립 130…
  • [시사] 썰렁한 전두환 빈소 첫날, 의원중엔 前사위 윤상현만 찾았다 [전두환 1931~2021]
    중앙일보 | 2021-11-23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망한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빈소가 마련돼 있다. 연합뉴스23일 별세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빈소에는 정치인도, 시민 조문객도 드물었다.이날 전 전 대통령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특1호실’ 앞에는 5…
  • d6259c21836e38b02ce95a16e53aafb0_1637693539_0936.jpg
    [시사] "사죄 없이 떠난 학살자...역사적 심판 물거품" 광주는 분노했다 [전두환 1931~2021]
    중앙일보 | 2021-11-23
    전두환(90) 전 대통령이 사망하자 1980년 5월 5·18 민주화운동을 겪었던 광주의 민심이 들끓고 있다. 5·18 단체 등은 “역사적 심판을 내리지 못했다”는 허탈감과 함께 “끝내 과오를 인정하지 않고 사죄 없이 떠났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5·18 단체 “사죄…
  • 평양 조용기심장병원 공사 재개 되나
    데일리굿뉴스 | 2021-11-22
    유엔, 여의도순복음교회 대북지원 사업 제재 면제이영훈 목사 "北 250개 인민병원 건설도 계획 중"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대북 지원 사업에 대한 제재 면제 신청을 승인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북한 평양에 평양심장전문병원(조용기심장병원)을 건설 중이다.▲…
  • [단독] 명문대 총학생회 후보자가 신천지?…활동 정황 포착
    데일리굿뉴스 | 2021-11-22
    이단 신천지(교주 이만희)가 명문대학교인 S대 총학생회(총학) 선거에 개입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2년째 공석인 이 대학 총학을 뽑는 선거가 15일 진행 중인 가운데, 한 후보가 신천지 교도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신천지 탈퇴자 B 씨에 따르면 총학 후보에 출마한 A 씨…

검색


KCMUSA,680 Wilshire Pl. #419, Los Angeles,CA 90005
Tel. 213.365.9188 E-mail: kcmusa@kcmusa.org
Copyright ⓒ 2003-2020 KCMUSA.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