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계 최초 랍비 북달 "韓 저출산 깜짝…가족 중심 문화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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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첫 아시아계 수석 랍비 북달 방한
이영훈 목사 초청으로 기자회견 열어
▲앤젤라 워닉 북달 랍비가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앤젤라 워닉 북달 랍비와 이영훈 목사 초청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여의도순복음교회 제공)
[데일리굿뉴스] 최상경 기자 = "한국에서 와보니 출산율이 낮아 깜짝 놀랐다."
앤젤라 북달 뉴욕 센트럴 시나고그 수석 랍비는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저출생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가족의 중요성과 가족과 시간을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달 랍비는 유대교의 3대 회당 중 하나인 뉴욕시 소재 센터럴 시나고그의 첫 번째 여성 고위 랍비이자, 최초의 아시아계(한국인 어머니와 유태인 아버지를 둔 한국계) 랍비다.
서울대 '이스라엘교육협력센터' 개소 행사 참여차 내한한 그는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 초청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이스라엘과 한국의 만남이 가져올 시너지 효과'를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영훈 목사는 "이스라엘은 한국과 교류가 활발하진 않았지만 수교 60년이 넘고 아시아 최초로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등 인연이 깊은 나라"라며 "이스라엘은 3.1%가 넘는 높은 출산율이 보이는 데 유대교의 가족 문화에서 한국의 초저출산 극복을 위한 답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제공)
이날 북달 랍비가 기자회견에서 내내 강조한 건 '가정의 회복'이었다. 그는 이스라엘의 출산율 증가에 기여한 것 중 하나로 유대교의 '가정 문화'를 꼽았다.
북달 랍비는 "유대인은 일주일에 한 번 안식일이 되면 가족이 TV도 보지 않고 전화도 쓰지 않은 채 함께 이야기하고 게임하고 책을 읽고 소파에서 뒹굴며 시간을 보낸다"면서 "이스라엘의 안식일은 오로지 가족 중심의 날이다. 이스라엘에선 가정을 가장 중시하기 때문에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갖고 가족이 인생의 중심이란 사실을 되새긴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 목사는 "우리 한국은 어릴 때부터 (아이들을) 과외·학원에 보내 대학 가기 위해서 훈련시키는 교육 시스템이다보니 가정교육과 가족 중요성이 약화됐다"면서 "이스라엘처럼 한국 가정도 친가족화되는 게 숙제"라고 강조했다.
북달 랍비는 유대인의 대화식 교육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유대인의 표현 중에 두개의 종이를 항상 가지고 다니라는 말이 있다"면서 "하나의 종이에는 '나는 재(먼지)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또 다른 종이에는 '전 세계가 나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적힌 종이를 지니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는 개인이 공동체의 일부이기도 하지만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일깨우는 것이기도 하다고 북달 랍비는 전했다. 교만해질 때는 '나는 재에 불과하다'는 종이를 꺼내보고 우울해지면 '세계가 나를 위해 만들어졌다'는 글을 보라는 의미다.
이어서 "모든 아이가 같을 필요는 없다"며 "서로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다른 점을 배우는 게 교육이므로, 이스라엘의 교육은 타인과의 대화가 기본이다"고 덧붙였다.
북달 랍비는 과학, 혁신과 경제, 기술 분야에선 이스라엘과 한국의 공통점을 강조했다. 특히 가장 최단시간 최고 수준의 경제를 이루고, 자원이 없는 상태에서 인재로 일어선 점,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비용이 가장 높은 점 등을 예로 들며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문화 전파력은 세계 최고"라며 "이 점은 이스라엘이 배워야 할 것"이라고 했다.
중동의 가자지구 전쟁에 대해선 "이스라엘이 생존과 안전을 위해 스스로를 지킬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팔레스타인 사람들도 존엄하고 안전하게 그 나라에서, 다른 곳으로 이주하지 않고 살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북달 랍비는 이날 회견장에서 직접 기타를 치며 아리랑을 불러 이목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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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굿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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