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신학생의 정치 도전, 미 중간선거 이례적 당선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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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자스 해밀턴·텍사스 탈라리코, 상원의원 당선
오랜 공화당 강세 지역서 민주당 승리 견인 '눈길'
미국 중간선거에서 목회자와 신학생 출신 민주당 후보들이 이례적인 승리를 거뒀다. 보수적 기독교 세력이 강한 곳에서 민주당 정책으로 당선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932년 이후 민주당 연방 상원의원이 나오지 않았던 캔자스주에서 94년 만에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고, 텍사스주에서도 1988년 이후 처음으로 민주당 상원의원이 탄생했다. 승리의 주인공은 연합감리교회(UMC) 목회자 애덤 해밀턴과 미국장로교(PCUSA) 신학생 제임스 탈라리코다.
미국 언론들은 11월 3일(현지시간)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해밀턴이 공화당 현역 로저 마셜 상원의원을, 탈라리코가 켄 팩스턴 후보를 각각 꺾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강세 지역에서 거둔 민주당의 승리인 동시에, 기독교 신앙을 정치적 메시지로 풀어낸 후보들이 유권자의 선택을 받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캔자스주에서 당선된 해밀턴은 36년간 목회자로 활동하며 지역사회에 쌓아온 신뢰를 정치적 경쟁력으로 연결했다. 1990년 설립한 부활교회(Church of the Resurrection)를 교인 약 2만4천 명의 미국 최대 규모 연합감리교회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특히 서로 다른 정치적 성향의 교인들을 하나로 묶어온 목회 경험이 눈길을 끈다. 그는 앞서 자신이 섬기는 교회 구성원이 공화당 지지자와 민주당 지지자, 무당파로 각각 35%, 35%, 30%가량 나뉘어 있다고 소개한 바 있다. 정치적 견해는 달라도 신앙 공동체 안에서 함께 예배하고 봉사하는 문화를 만들어온 것이다.
36년 동안 목회자로 활동해온 그가 정계 진출을 결심한 계기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심화하는 사회적 갈등과 정책에 대한 우려였다. 주변의 동료 목회자들도 그에게 공직 출마를 권유했다. 처음부터 정치인이 되겠다는 뜻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외면할 수 없다는 판단이 출마로 이어졌다.
선거 과정에서도 당파적 대립보다는 협력과 절충을 강조하며, 농민과 서민의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한 정책을 내세웠다.
목회자로서 쌓아온 지역 내 인지도에 중도층을 겨냥한 실용적 메시지가 더해지면서 정당 지지 성향의 벽을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텍사스주에서 승리한 탈라리코는 37세의 주 하원의원이자 장로교 신학생이다. 그는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성경의 가르침을 정치적 판단의 기준으로 삼아왔다.
그가 관심을 기울인 분야는 공교육과 보육, 의료비 부담, 빈곤 등 서민들의 일상과 맞닿아 있는 문제들이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교육과 의료의 기회를 넓히는 일이야말로 기독교 신앙이 요구하는 이웃 사랑의 실천이라는 논리다. 경제적 불평등과 정치권력에 대한 거대 자본의 영향력도 주요 비판 대상으로 삼았다.
하원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신학 공부를 병행해온 이력도 눈길을 끈다. 탈라리코는 미국장로교 계열의 오스틴장로교신학교(Austin Presbyterian Theological Seminary)에서 공부해 2025년 5월 신학연구 석사(Master of Arts in Theological Studies)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는 목회학 석사(Master of Divinity) 과정에 필요한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보수적 기독교 세력이 강한 텍사스에서 신학을 공부하는 민주당 정치인이 성경을 인용해 진보적 사회정책을 주장하는 행보는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는 기독교적 가치를 특정 정당이나 이념의 전유물로 볼 수 없으며, 이웃 사랑과 포용을 정치 영역에서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메시지는 선거에서도 폭넓은 지지를 얻는 데 힘을 보탰다.
두 후보의 당선은 미국에서 기독교와 정치의 관계가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그동안 미국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는 공화당의 핵심 지지 기반으로 자리 잡아왔다. 1970~80년대 제리 팔웰 목사가 주도한 '도덕적 다수' 운동 이후 보수 기독교 세력은 교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목회자와 신학생 출신 민주당 후보들이 이민자 환대와 빈곤층 보호, 의료복지 확대 등을 성경의 가르침과 연결하며 보수 진영이 주도해온 기독교 담론에 도전했다.
두 후보의 당선만으로 미국 기독교 유권자들의 정치적 성향이 바뀌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기독교 신앙을 특정 정당의 전유물이 아닌 이웃 사랑과 사회적 책임의 관점에서 제시한 후보들이 공화당 강세 지역에서도 선택받았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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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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