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계 조기·우편투표 증가…현안은 제각각
페이지 정보
본문
뉴욕 조기투표 지난 중간선거보다 70% 증가
원주민 사회도 조기투표 참여…라티노엔 우편투표 권고
물가 공통 관심사지만 이민·고용·토지·투표권 등 쟁점 달라
11월 3일 중간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국계, 아메리칸 인디언 등 소수계 커뮤니티에서 조기투표 참여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단속을 우려하는 일부 라티노 유권자들은 우편투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선거 당일까지 기다리지 않고 미리 한 표를 행사하는 유권자들이 늘면서 소수계 표심의 영향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올해 중간선거는 생활비 부담이라는 공통 현안에 이민, 고용, 권리 문제 등 커뮤니티별 이슈가 겹치면서 투표 동기도 한층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양상이다.
아메리칸커뮤니티미디어(ACoM)가 지난달 30일 개최한 중간선거 언론인 라운드테이블에서 각 지역 커뮤니티 언론인들은 올해 중간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과 참여가 높아졌다고 전했다.
싱타오 뉴욕지사(Sing Tao NY) 소속 롱샤오칭 기자는 "뉴욕시 조기투표 참여자가 지난 중간 선거보다 70% 증가했다”고 밝혔다. 중국계만 따로 집계한 통계는 없지만 플러싱 등 중국계 밀집지역에서는 투표소를 찾는 주민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중국계 언론들은 유권자 등록 방법과 조기투표 마감일, 투표소 위치, 주민투표안 내용 등 실용적인 선거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롱 기자는 “이전 중간선거와 비교해 투표 참여 의지가 매우 강하다”며 “이번 선거가 앞으로 최소 2년간 미국이 어느 방향으로 갈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라고 보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아메리칸 인디언 사회에서도 조기투표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쇼반뉴스(Sho-Ban News) 로리 앤 에드모 편집장은 “많은 부족민이 이미 조기투표를 했다”고 말했다. 높은 식료품과 연료 가격, 연방정부 지원 삭감, 부족민 권리에 대한 우려가 투표 참여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몬태나 일부 부족에서는 우편투표용지가 얼마나 발송됐고 실제로 얼마나 회수됐는지를 추적하며 부족별 투표 참여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드모는 이런 방식이 다른 부족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라티노 커뮤니티에서는 높은 투표 의지와 함께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히스패닉LA(Hispanic LA) 네스터 판티니 공동편집장은 “최근 공개된 조사에서 캘리포니아 라티노 유권자의 76%가 투표를 반드시 하겠다고 답했다”면서도 “65% 이상은 ICE가 투표센터에 나타날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고 커뮤니티 분위기를 전했다.
판티니는 그러나 “두려움은 현실이지만 투표를 막고 있는 건 아니다”라며 LA지역의 경우 이민자 권익단체들이 투표소에 법률 참관인을 보내고 있으며, 혼합 신분 가정 등 단속을 우려하는 주민들에게는 우편투표 활용도 권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수계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현안은 커뮤니티별로 달랐다. 물가와 생활비 부담은 공통적인 문제였지만 라티노와 중국계에는 이민정책, 인도계에는 고용과 체류 신분, 원주민에게는 연방정부와의 조약 및 토지권, 흑인사회에는 투표권과 정치적 대표성, 아랍계에는 인종·종교적 차별 문제가 각각 더해지고 있다.
롱 기자는 뉴욕 플러싱과 선셋파크 등 중국계 밀집지역에서 이민단속 여파로 식당 손님과 장거리 버스 이용객이 줄고 있다며 “이민자들이 단속을 우려해 이동과 외출을 줄이면서 이민정책이 지역 상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계 유권자 가운데 강경 이민정책을 지지하는 보수층도 있어 이민 문제만으로 표심을 한 방향으로 규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실리콘밸리 인도계 사회에서는 H-1B 취업비자와 고용불안이 주요 현안이다.
인디아커렌츠(India Currents) 반다나 쿠마르 발행인은 기술업계의 감원과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일자리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H-1B 노동자에게 실직은 단순한 재정적 손실이 아니라 체류 신분과 가족의 미국 내 미래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높은 주거비와 보육비, 교육비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쿠마르는 그러나 “정치적 관심이 반드시 투표 참여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투표 자격이 없는 주민도 많고, 투표할 수 있어도 자신의 한 표가 실제 변화를 만들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 오히려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아메리칸 인디언 사회에서는 연방정부 지원과 토지·수자원 문제가 표심을 좌우하는 주요
현안으로 꼽혔다.
에드모 편집장은 부족과 연방정부 사이에는 조약과 신탁 책임이라는 특수한 관계가 있다며 연방예산 삭감이 부족민 대상 주거·복지 프로그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공공토지 민영화 가능성도 우려 대상이다. 일부 부족은 조약에 따라 공공토지에서 사냥과 낚시를 할 권리를 갖고 있어 토지정책은 단순한 환경문제가 아니라 부족민의 권리와 직결된다는 설명이다.
미시시피 흑인사회에서는 투표권과 정치적 대표성이 주요 선거 이슈로 부상했다.
미시시피링크(Mississippi Link) 에델리아 카탄 기자는 높은 식료품과 휘발유 가격, 의료 접근성 악화,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 후퇴와 선거구 재조정 문제 등이 흑인 유권자들의 관심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미시시피는 흑인 인구 비율은 높지만 재건시대 이후 흑인이 주 전체 선출직에 오르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카탄은 1875년 ‘미시시피 플랜’과 1890년 주 헌법 등 과거 흑인 정치참여 억압의 역사가 현재의 투표권 문제와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미시간 아랍계·무슬림 커뮤니티에서는 인종·종교적 공격이 투표 참여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오사마 시블라니 아랍아메리칸뉴스(Arab American News) 발행인은 “42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하면서 지금과 같은 수준의 혐오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랍계와 무슬림을 겨냥한 공격과 허위정보가 확산하고 있다며 “인종주의와 혐오에
투표함에서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