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타운 등 공원 부족 지역 개선되나 ... 발의안 PRK 11월 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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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세금 없이 10년간 공원 예산 단계적 확대 노후 화장실·놀이터 보수, 운영시간·인력난 개선
LA 시 공원과 레크리에이션 시설에 투입되는 예산을 향후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늘리는 ‘발의안PRK(Measure PRK)’가 오는 11월 3일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는다.
발의안 PRK 는 주민들에게 세금을 새로 걷는 대신, LA 시 연 예산 가운데 공원과 레크리에이션에 의무적으로 배정하는 금액을 점차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PRK 가 통과되면 LA 시가 실시한 ‘공원 수요 평가(Park Needs Assessment)’ 결과를 토대로 시설이 가장 낡았거나 공원과 녹지가 부족한 지역부터 예산을 투입하게 된다.
이번 발의안을 추진한 모니카 로드리게스 LA 시의원은 아메리칸커뮤니티미디어(ACoM)가 최근 개최한 언론 브리핑에서 “LA 에는 공원이 크게 부족한 지역이 많다”며 “오랫동안 방치된 시설을 고치고 주민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드리게스 의원은 특히 화장실과 놀이터, 보도 등 주민들이 매일 이용하는 기본 시설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A 시는 앞서 약 150만 달러를 들여 시 전역의 공원 상태와 주민들의 필요를 조사하는 ‘공원 수요 평가를 실시했다. 최근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낡은 화장실과 놀이터, 운동시설을 고쳐야 한다는 요구와 함께 집 가까이에 공원이나 녹지가 부족하다는 점이 주요 문제로 꼽혔다. 또 가족들이 함께 쉬거나 운동하고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더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따라 장애인도 이용할 수 있는 놀이터 시설을 확충하고 파손된 보도와 낡은 화장실 등을 보수하는 사업이 우선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 특히 한인타운처럼 인구밀도에 비해 공원과 녹지가 부족한 지역이 혜택을 받을지 주목된다.
공원 수요 평가에 참여한 존 크리스텐슨 UCLA 교수는 한인타운을 공원부족이 심각한 대표적인 고밀도 지역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그는 과거 공원투자가 부족했던 지역과 걸어서 갈 수 있는 공원이 적은 지역을 우선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발표된 LA 시 공원 수요 평가에 따르면, 한인타운은 신규 공원 조성에서 1순위 지역으로 분류됐다. 이는 시 전역 519개 후보지 가운데 공원 인프라 개선이 가장 절실한 지역이라는 의미다.
보고서는 한인타운의 문제로 ▲극심한 인구 밀도 ▲개인 오픈스페이스 부족 ▲폭염 취약성 ▲낮은 안전 인식을 지적했다. 한인타운의 대표 녹지인 서울국제공원은 안전 항목 평가에서 0.12 점이라는 낮은 점수를 기록하며 뚜렷한 취약성을 드러냈다. 또한 접근성(0.42 점), 편의시설(0.75 점), 보행 가능성(0.50 점) 등 다른 지표도 평균 이하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밖에 서울국제공원이 ‘대형 근린공원’으로 분류됐음에도 협소한 면적 탓에 과밀 사용이 불가피하고, 시설 노후화와 보행 인프라도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소규모 미니 공원 추가 조성을 통해 접근성을 개선하고 서울국제공원의 과부하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지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국제공원의 종합 점수는 시내 519개 공원중 339 위로 최하워권에 머물렀다.
이처럼 공원 예산 부족은 시설 노후화뿐 아니라 직원 감소와 운영시간 단축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공원 수요 평가의 재정 분석을 맡은 HR&A 어드바이저스의 코니 청은 “LA 시는 지난 25년 동안 117개 공원을 새로 확보해 관리해야 할 공원 면적은 크게 늘어났지만 인력과 예산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8년 1961명이던 공원국 직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전체 직원의 30~40%가 감축됐지만 아직 복원되지 않아 현재 1500 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이후 LA 시 전체 운영예산은 68% 증가한 반면 공원국 운영예산은 35% 늘어나는데 그쳤다.
공원 수요 평가 결과 기존 공원과 시설을 고치고 새로운 시설과 공원 부지를 확보하는데 필요한 비용은 약 150억 달러로 추산됐다. 공원 운영과 관리에는 연간 약 6억 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예산의 약 두 배 규모다.
청은 PRK 가 통과될 경우 주민들이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직원 충원과 공원 운영시간 확대를 꼽았다. 현재 일부 레크리에이션센터는 인력 부족으로 일요일에는 문을 닫고 있다. 예산이 늘어나면 주말 운영을 재개하고 각종 프로그램도 확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원 부족 문제는 저소득층과 이민자 밀집 지역에서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원·녹지 확충을 추진하는 비영리단체 트러스트포퍼블릭랜드(TPL)의 다야나 몰리나는 파코이마, 파노라마시티, 윌밍턴, 보일하이츠 등을 공원과 녹지가 특히 부족한 지역으로 꼽았다. 몰리나에 따르면 약 150만 명의 LA 주민이 집에서 걸어서 10분 이내 거리에 공원이 없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는 “공원은 있으면 좋은 시설이 아니라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도시 기반시설”이라며 “뒷마당이 없는 가정에는 공원이 가족들이 모이고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야외 공간”이라고 말했다.
공원 시설의 기본적인 관리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프렌즈오브엘리시안파크 공동대표이자 에코파크 공원자문위원회 회장인 사카에 코야마는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거창한 시설보다 깨끗한 화장실과 정비된 산책로, 노후 나무 괸리”라고 말했다.
그는 “에코파크 야구장과 테니스장 인근에 화장실을 설치해 달라는 요구가 6~7년동안 이어졌지만 아직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LA 공원 약 500곳을 담당하는 정규직 공원 레인저가 30 여명에 불과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코야마는 “산불이나 지진, 코로나19 사태 때 공원이 주민 대피와 지원 공간으로 사용됐다”며 “공원은 단순한 휴식공간이 아니라 비상상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시설”이라고 강조했다. 발의안 PRK 는 세금을 새로 부과하지 않는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논란도 있다.
공원에 배정하는 시 예산을 늘리면 경찰과 노숙자 대책, 도로 보수 등 다른 분야에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로드리게스 의원은 이에 대해 “결국 시 예산이라는 하나의 파이를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대한 문제”라며 공원 예산이 오랫동안 시설 증가와 물가 상승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공원이 어린이와 시니어 프로그램뿐 아니라 재난대피와 폭염 대응 등에도 활용되는 만큼 시의 필수 기반시설로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