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거부하고 출산한 대리모…아이 양육권은 결국 친부모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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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 심장질환 진단 뒤 대리모·친부모 충돌
연방대법원 개입 거부…하급심 친부모 인정
댈러스의 한 병원 소아중환자실에 생후 한 달 남짓 된 남자아이가 누워 있다.
아이는 지난 8월 태어난 직후 심장 절개수술을 받았다. 앞으로도 어린 시절 두 차례의 추가 심장수술이 필요하다. 아이의 곁에는 캘리포니아에서 온 생물학적 부모 나우신 길카르와 오마르 아흐메드 부부가 머물고 있다.
그러나 이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기까지의 과정은 평범하지 않았다.
아이를 임신한 대리모 매케나 웨스트는 임신 중 태아가 심각한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다는 진단을 받은 뒤 친부모로부터 임신중단 요청을 받았다. 하지만 웨스트는 이를 거부했다. 그는 텍사스로 이동해 아이를 출산했고, 출산 뒤에는 누가 아이의 부모이며 의료 결정을 내릴 권리가 누구에게 있는지를 둘러싼 법정 다툼이 이어졌다.
이 사건은 대리출산 계약에서 임신중단 결정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대리모에게 출산 뒤 어떤 권리가 인정되는지라는 복잡한 법적·윤리적 문제를 제기하며 미국 전역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연방대법원은 이 분쟁에 개입하지 않기로 했다.
뉴욕타임스는 22일 연방대법원이 대리모 매케나 웨스트가 캘리포니아 법원의 양육권 결정을 중단해 달라며 낸 긴급 신청을 기각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생물학적 부모인 나우신 길카르와 오마르 아흐메드 부부를 아이의 법적 부모로 인정한 기존 결정이 유지됐다. 사건을 심사한 케이건 대법관은 별도의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이번 분쟁은 길카르 부부가 간호사인 웨스트와 대리출산 계약을 맺으면서 시작됐다. 임신 약 20주 무렵 태아가 좌심형성부전증으로 불리는 희귀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다는 진단이 내려지자 부부는 웨스트에게 임신중단을 요청했다.
해당 질환은 출생 직후 심장 절개수술이 필요하고, 이후에도 추가 수술이 필요한 중증 질환이다. 부부 측은 대리출산 계약에 낙태 여부를 결정할 권한이 자신들에게 있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웨스트는 임신중단을 거부하고 이후 텍사스로 이동해 지난 8월 12일 남자아이를 출산했다.
아이는 출생 직후 심장 수술을 받았으며 현재 댈러스의 한 병원 소아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길카르 부부도 아이 곁에 머물며 치료를 지켜보고 있다.
캘리포니아 법원은 지난 6월 길카르 부부를 아이의 법적 부모로 인정했다. 텍사스 법원도 웨스트가 자신을 아이의 부모라고 주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임시명령을 내렸으며, 이후 병원에 아이의 생명 유지를 위한 치료를 계속하도록 명령했다. 텍사스 법원은 지난 2일 웨스트를 관련 소송 절차에서 제외했다.
웨스트 측은 연방대법원에 긴급 구제를 요청하며 자신이 “37주 동안 품고 살리기 위해 싸운 아이”에 대한 의료 정보와 결정권을 잃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 사건이 캘리포니아가 아닌 알래스카에서 다뤄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길카르 부부 측은 아이가 필요한 치료를 계속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웨스트가 의료 결정에 관여할 경우 오히려 혼란이 커질 수 있다고 반박했다. 부부 측은 “아이의 생명권이 쟁점인 사건이 아니다”며 자신들이 아이에게 필요한 의료적 보호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측의 갈등은 아이의 이름을 두고도 이어졌다. 길카르 부부는 아이에게 ‘루미’라는 이름을 지어 출생증명서에 올린 반면, 웨스트 측은 한동안 ‘가브리엘’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이후 텍사스 판사가 웨스트 측에 해당 이름 사용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연방대법원의 결정 이후 웨스트 측은 실망감을 나타내면서도 친부모가 아이에게 필요한 치료를 계속 제공하겠다고 밝힌 점에 의미를 뒀다. 길카르 부부 측은 아이가 필요한 치료를 계속 받을 수 있게 된 데 대해 감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니콜 장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