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캘 받으면 영주권 불리?" … 공적부조 새 규정 18일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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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권자 자녀 둔 혼합신분 가정 우려
전문가 “모든 이민자 적용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공적부조(Public Charge)’ 규정이 오는 18일부터 시행되는 가운데, 이민자 가정 사이에서 메디캘과 식품지원 등 정부 복지 혜택을 계속 이용해도 되는지를 둘러싼 불안이 커지고 있다.
새 규정은 바이든 행정부가 2022년 마련한 공적부조 규정을 폐지하고 이민심사관에게 신청자의 소득과 건강, 나이, 가족 상황, 정부 지원 이용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폭넓은 재량을 부여한다.
이민·아동복지 전문가들은 심사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실제 적용 대상이 아닌 이민자들까지 의료·식품·주거 지원을 포기하는 ‘위축 효과(chilling effect)’가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공적부조 심사는 미국에 입국하거나 영주권을 신청하는 사람이 앞으로 정부에 주로 의존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제도다. 1999년 연방 지침에서는 SSI·TANF 등 생계유지 목적의 현금성 지원이나 정부 비용으로 제공되는 장기 시설 수용·요양 등이 주요 심사 대상이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19년 메디케이드와 푸드스탬프(SNAP), 주거지원 등으로 범위를 확대했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2022년 이를 다시 축소했다.
새 규정을 둘러싼 법적 대응도 시작됐다.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22개 주 법무장관과 워싱턴DC,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지난 14일 뉴욕 남부 연방법원에 규정 시행을 막아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새 규정이 이민심사관에게 지나치게 광범위한 재량을 부여해 이민자 가정이 합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의료·식품 지원까지 포기하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연방 국토안보부(DHS)는 2022년 규정이 의회의 입법 취지를 지나치게 제한했다며 새 규정을 통해 신청자가 향후 공적부조에 의존할 가능성을 보다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새 규정의 재량 범위가 넓어 실제 심사 과정에서 어떤 요소가 영주권 거부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파악하려면 사례가 축적되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 시민권자인 자녀가 메디캘이나 캘프레시(CalFresh·연방 저소득층 식품지원 프로그램 SNAP의 캘리포니아 명칭) 등 소득기준 복지 혜택을 이용하는 혼합신분 가정에서 혼란이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캘리포니아의 18세 미만 아동 860만명 가운데 44%인 370만명 이상은 적어도 부모 한 명이 해외 출생인 이민자 가정에서 살고 있다. 이들 가운데 약 90%는 미국에서 태어난 시민권자다. 또 캘리포니아 아동 100만명 이상이 서류미비 부모를 적어도 한 명 둔 것으로 추산된다.
아메리칸커뮤니티미디어(ACoM)가 최근 개최한 언론 브리핑에서 아드리아나 카데나 이민자가족보호연합(Protecting Immigrant Families Coalition) 사무총장은 “이 정책의 가장 큰 위험은 이민자 가정이 영주권과 의료·식품·주거 등 기본적인 필요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적부조 규정은 이민단속 강화에 따른 불안이 이미 커진 상황에서 시행된다.
스탠퍼드대 조기아동센터의 RAPID Survey에 따르면 2025년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조사에 참여한 캘리포니아의 어린 자녀 부모 가운데 66%가 이민단속으로 지역사회에서 느끼는 안전감과 소속감이 낮아졌다고 답했다. 58%는 자녀가 두려움과 스트레스, 불안을 겪고 있다고 했으며 49%는 자녀가 학교에 결석하거나 학습·발달상의 어려움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다만 새 공적부조 규정이 모든 이민자나 모든 정부 서비스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소셜시큐리티 연금과 메디케어, 실업보험처럼 근로나 납부 기록을 통해 얻는 혜택과 공립학교·도서관 등 보편적으로 제공되는 서비스는 소득기준 복지와 구분된다. 브리핑 참석자들은 캘리포니아 공립학교 무상급식 역시 소득과 관계없이 제공되기 때문에 공적부조 심사에서 소득기준 복지로 간주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난민과 망명 승인자, 가정폭력 피해자(VAWA), 범죄 및 인신매매 피해자(T·U 비자) 등도 공적부조 심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영주권 갱신이나 시민권 신청에도 공적부조 심사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민자법률리소스센터(Immigrant Legal Resource Center)의 아리엘 브라운 변호사는 “공적부조는 모든 이민자에게 적용되지 않는 만큼 복지 혜택을 중단하기 전에 본인에게 해당되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방 최종 규정에 따르면 9월 18일 이후 우편 소인이 찍히거나 전자 접수되는 신분조정 신청부터 새 규정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17일까지 우편 소인이 찍히거나 전자 접수된 신청은 기존 2022년 규정에 따라 심사된다.
한편 브라운 변호사는 해외 미국대사관이나 영사관에서 영주권 인터뷰를 받아야 하는 신청자는 출국 전에 반드시 이민 전문 변호사와 상담할 것을 권고했다.
캘리포니아 보건복지국(CalHHS) 관계자는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이 ‘메디캘을 계속 이용하면 가족이 떨어져 살게 되는 것 아니냐’고 묻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며 “병원 진료가 필요하다면 메디캘은 매우 중요한 의료 안전망이다. 혜택을 중단하기 전에 자신의 상황에 맞는 정확한 상담을 받을 것"을 권했다.
니콜 장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