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보험자 460만명…캘리포니아 차기 주지사 ‘의료 절벽’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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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 메디케이드·ACA 지원 축소에 보험 사각지대 급증 우려
베세라 “보험 보장 지키겠다”…힐턴 “서류미비자 지원 중단·감세”
병원 미수금·보험료 상승·일자리 감소까지 의료체계 전반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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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결선에서 맞붙는 민주당 하비에 베세라(왼쪽) 후보와 공화당 스티븐 힐튼 후보. [KFF]
민주당 소속 하비에르 베세라가 워싱턴을 떠날 당시 미국의 건강보험 가입률은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연방 하원의원과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조 바이든 행정부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내며 건강보험개혁법(ACA·오바마케어)의 도입과 확대에 관여한 결과이기도 했다.
그러나 오는 11월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의 스티브 힐턴과 맞붙는 베세라는
당선될 경우 정반대의 상황을 물려받게 된다. 연방정부의 메디케이드와 ACA 지원 축소로 무보험자가 급증하면서 캘리포니아 의료체계가 수십 년 만에 가장 큰 후퇴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UC버클리 노동센터가 지난 5월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65세 미만 캘리포니아 무보험자는
현재 약 240만 명에서 2030년 460만 명으로 거의 두 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보험 보장 축소는 환자 개인을 넘어 병원과 보험업계, 고용시장, 주정부 재정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란다 디츠 UC버클리 노동센터 보건의료 프로그램 책임자는 연방 지원 축소로 캘리포니아에서 약 2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으며, 상당수가 의료 분야에 집중될 수 있다고 주의회에 경고했다.
병원들도 이미 환자들이 내지 못한 진료비가 늘고 있다고 호소한다. 건강보험을 포기하는 사람이 늘 경우 상대적으로 의료비 지출이 많은 가입자들이 보험시장에 남게 되면서 보험료가 다시 오르는 악순환도 우려된다.
캘리포니아주 건강보험 거래소인 커버드 캘리포니아의 제시카 올트먼 사무총장은 “응급실에서 환자의 위급성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며 “이것이 차기 주지사가 마주할 현실”이라고 말했다.
베세라 “연방 삭감에도 보험 보장 유지”
캘리포니아는 ACA를 적극적으로 확대하면서 미국에서 무보험자 비율을 가장 크게 낮춘 주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연방정부 지원이 줄어들면서 그동안 확대해 온 의료 안전망을 자체 재원만으로 유지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베세라는 이미 워싱턴의 보건정책과 여러 차례 맞서 싸운 경험이 있다. 주 법무장관 재임 당시 ACA를 둘러싼 소송에서 법을 방어했고 피임 접근권 등 주요 의료정책을 지키는 데 나섰다.
그는 주지사가 되면 연방 예산 삭감으로 영향을 받는 주민들이 건강보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행정명령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다만 연간 최대 3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는 연방 지원 감소분을 주정부가 어떻게 메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이달 폴리티코가 주최한 정책 포럼에서도 베세라는 “연방정부의 삭감 때문에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보험을 잃도록 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업계의 행정비용을 줄이는 방안을 재원 대책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다.
베세라는 “변호사와 회계사, 행정조직에서 발생하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낭비를 줄이도록 업계에 요구하겠다”며 “그 재원을 실제 의료서비스와 주민들의 보험 보장 유지에 사용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힐턴 “서류미비자 의료지원부터 줄여야”
공화당 후보 스티브 힐턴은 다른 해법을 내놓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힐턴은 캘리포니아주 재정으로 지원하는 서류미비
이민자의 건강보험 혜택을 중단하고, 절감한 예산을 소득세 감면에 사용하겠다고 공약했다.
힐턴은 “현재 보건의료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으며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는 모두가 동의한다”며 “주민들의 생활비 부담을 가장 빠르게 낮출 방법은 세금을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보험료를 높일 수 있다며 의료서비스 제공자세 개편을 비판하고 건강보험 시장의 경쟁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ACA 확대 16년 만에 ‘역주행’
베세라는 2010년 연방 하원의원 시절 당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지도부의 일원으로 ACA 통과에 필요한 표를 모으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ACA 시행 전 미국에서는 약 5천만 명, 국민 6명 중 1명가량이 건강보험이 없었다. 그러나
메디케이드 가입 대상이 확대되고 ACA 보험거래소 가입자에 대한 보조금이 늘면서 무보험자 비율은 이후 크게 낮아졌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메디케이드 가입자들의 자격 상실을 일시 중단하고 ACA 보험료 세액공제를 확대한 결과 수백만 명이 추가로 보험 혜택을 받았다.
바이든 행정부 보건복지부 장관을 맡은 베세라는 보험 가입 홍보를 확대하고 가입 절차를 완화하는 한편, 복잡한 신청 절차를 돕는 이른바 ‘내비게이터’ 프로그램에도 수억 달러를 지원했다.
베세라와 함께 일했던 벤저민 소머스 하버드대 보건정책학 교수는 “그가 지도자로서 자주 던진 질문은 ‘누가 소외되고 있는가’였다”고 회고했다.
반면 보수 진영은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이 불필요한 가입과 부정 가입을 늘렸다고 비판해왔다.
헤리티지재단의 에드먼드 하이슬마이어 선임연구원은 “가입자가 늘었다는 이유만으로 제도가 잘 작동한다고 평가하는 것은 잘못된 기준”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후 보험 가입 기간을 단축하고 소득 확인 요건을 강화했다. 공화당 주도로 통과된 대규모 예산법에 따라 향후 10년 동안 메디케이드 지출도 9천억 달러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ACA의 확대 보험료 세액공제도 지난해 말 종료되면서 중산층의 보험료 부담이 크게 늘었다.
올해 ACA 가입자는 약 300만 명 감소했다.
사브리나 콜렛 조지타운대 건강보험개혁센터 공동소장은 “수백만 명에게 보험 혜택을 확대했던 정책 대부분이 사실상 뒤집히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료 월 800달러…다치지 않으려 외출도 줄여”
보험료 인상은 이미 가입자들의 생활을 바꾸고 있다.
28세 에릭 마시엘은 커버드 캘리포니아 보험료로 매달 약 800달러를 내야 한다. 그는 비용 부담 때문에 다칠 가능성이 있는 활동을 피하고 공원에서 열리는 축구 경기에도 거의 나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시엘은 “그 돈이면 자동차 할부금을 한 번 더 내는 것과 같다”며 “보험료를 내고 나면 남는 돈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보건경제학자들은 마시엘처럼 젊고 건강한 가입자가 보험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들이 보험을 포기할수록 보험사는 의료비 지출이 많은 가입자의 비중이 높아져 보험료를 다시 올릴 가능성이 커진다.
캘리포니아 의료복지 확대 정책 후퇴
문제는 캘리포니아주 자체 재정도 여유롭지 않다는 점이다.
연방 지원금은 캘리포니아주 전체 예산의 약 3분의 1, 주 메디케이드 프로그램인 메디캘
지출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연방정부 지원이 줄어들 경우 주정부가 자체 예산으로 이를 모두 보충하기는 쉽지 않다.
개빈 뉴섬 주지사도 이미 의료보장 확대 정책 일부를 되돌리고 있다. 서류미비 이민자의 메디캘 신규 가입을 동결하고 일부 가입자에게 월 보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망명자와 난민 등 일부 합법 체류 이민자에 대한 연방 지원 감소분도 한시적으로만 주정부가 보전할 계획이다.
뉴섬 주지사와 민주당 주의회는 일부 삭감 조치 시행을 2027년 7월까지 미뤘다. 결국 상당수 결정이 차기 주지사 임기로 넘어가게 됐다.
차기 주지사는 건강보험 보장을 더 줄일지, 아니면 세금이나 기업 부담금을 늘려 재원을
마련할지를 선택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멕시코계 이민자 부모에게서 태어난 베세라는 오는 11월 주민투표에 부쳐질 이른바 ‘억만장자세’에는 반대하고 있다. 대신 메디캘에 의존하는 저임금 근로자를 많이 고용하는 대기업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에는 지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낮은 임금과 부족한 복리후생 때문에 근로자들이 메디캘에 의존할 경우 그 비용을 결국 납세자가 대신 부담하는 셈이라고 주장한다.
무보험 주민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카운티 정부들도 주정부에 추가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보험을 잃은 주민들이 카운티 병원과 무료·저비용 진료기관으로 몰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디츠 책임자는 “모든 조치가 시행되면 상당히 큰 절벽에 맞닥뜨리게 된다”며 “얼마나 많은 주민이 보험을 유지할 수 있을지, 상황이 얼마나 악화될지는 결국 정책적 선택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KFF 헬스 뉴스는 보건 정책과 의료 현안을 심층 보도하는 전국 뉴스 매체로, 비영리 보건 연구 기관 KFF의 핵심 프로그램이다. 영어 원본기사는 아래 링크를 참고하라.
https://kffhealthnews.org/elections/xavier-becerra-longtime-health-coverage-champion
california-gubernatorial-race-uninsured-rat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