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최대 장로교단 PCUSA, “가자 전쟁은 집단학살” 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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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서 압도적 찬성…팔란티어·GE 에어로스페이스 투자 철회도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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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워키에서 열린 미국장로교회(PCUSA) 제227차 총회장 밖에서 한 여성이 총기 위험을 알리는 피켓을 들고 있다. [PCUSA 페이스북 캡처]
미국 최대 장로교단인 미국장로교회(PCUSA)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을 ‘집단학살’로 규정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는 가자 전쟁에 사용된 기술과 관련된 기업으로 지목된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와 GE 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한 투자 철회를 만장일치로 결정한 지 이틀 만에 나온 조치다.
PCUSA는 지난 30일 밀워키에서 열린 총회에서 해당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454표, 반대 15표로 통과시켰다. 결의안은 장로교인들이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를 의회에 촉구하고, 전쟁에 기여하는 이스라엘 제품을 보이콧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종교뉴스서비스(RNS)에 따르면 미국종교학회(American Academy of Religion)도 지난주 ‘가자와의 연대 결의안’을 채택하고 이스라엘 정부의 가자 전쟁을 비판하며 이를 집단학살로 규정했다. 전 세계 6,000명의 회원을 둔 종교학자 단체인 미국종교학회는 애틀랜타에서 열린 연례 총회에서 이번 전쟁을 ‘스콜라스티사이드(scholasticide)’, 즉 팔레스타인 교육 체계를 의도적으로 포괄적으로 파괴하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학회 측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 결의안은 회원 98%의 찬성으로 승인됐다.
이 같은 종교 단체들의 결의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집단학살을 저지르고 있다는 비판이 확산되는 가운데 나왔다. 이스라엘은 이 같은 주장을 거듭 부인해 왔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가자 전쟁이 시작된 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운영하는 가자 보건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7만30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숨졌다.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조사기구에 따르면 보고된 사망자 가운데 거의 3분의 1은 어린이다. 유엔은 또 가자지구 주민 200만 명이 피란민이 됐으며, 광범위한 지역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이 기아, 탈수, 열악한 주거 환경, 위생 부족, 외부 환경 노출 등 전쟁으로 인한 지속적인 위험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연방하원은 이스라엘 지원 예산을 삭감하는 수정안을 심의했다. 이 법안은 공화당 소속 토머스 매시 하원의원(켄터키)이 주도했지만, 주로 민주당 의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PCUSA는 팔란티어와 GE 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한 투자 철회 결정이 인도주의 단체들로부터 비판을 받아온 분쟁에서 두 기업이 적극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 기반 데이터 분석 및 기술 기업인 팔란티어는 각국 군대에 AI 기술을 제공해 왔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팔란티어는 2023년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군을 지원하는 데 자사 기술을 사용했다. 알자지라는 팔란티어 소프트웨어가 이스라엘군의 이른바 ‘살생 명단’ 작성을 위한 데이터 해석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GE 에어로스페이스는 이스라엘에 엔진과 제조 부품을 제공해 왔으며, PCUSA는 이 부품들이 인권단체들이 전쟁범죄로 규정한 군사 공격에 사용됐다고 분석했다.
PCUSA가 이스라엘을 비판하고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 철회를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PCUSA는 2014년 팔레스타인 영토 점령을 지원하는 장비를 이스라엘에 제공한 기업으로 지목된 캐터필러, 휴렛패커드, 모토로라 솔루션스 등 3개 기업에 대한 투자를 철회했다. 2024년에는 이스라엘 채권에서 투자금을 회수하기로 의결했으며, 기독교 시온주의를 비판하는 결의안도 승인했다. 같은 해부터 GE와 팔란티어에 대한 투자 철회 검토도 시작했다.
PCUSA 팔레스타인정의네트워크 공동 의장인 마리에타 메이시 목사는 최근 보도자료에서 “교단이 팔레스타인인과 전 세계 다른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한 집단학살과 중대한 인권 침해에 대응하기 위해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홀로코스트 전문가들을 포함해 500명의 회원을 둔 국제집단학살학회는 지난해 이스라엘을 집단학살 혐의로 비판한 바 있다.
지난달 유엔 위원회는 이스라엘군이 쿼드콥터와 저격수 등 정밀 무기를 이용해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의 “중요 장기”를 고의로 겨냥했으며, 주거 건물과 학교, 피란민 수용소에 고위력 무기를 사용해 수십만 명의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에게 “죽음과 중대한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입혔다고 보고했다. 해당 보고서는 이스라엘이 어린이를 표적으로 삼음으로써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들을 하나의 집단으로서 파괴하려는 의도”를 보였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외무부는 해당 보고서를 “이전 보고서들처럼 터무니없는 선전물”이자 “중상모략”이라고 반박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PCUSA는 초기 검토 문서에서 교회의 투자는 직접적인 “선교의 도구”라고 밝혔다. PCUSA는 분석에서 GE의 부품이 예멘에서의 전쟁범죄 의혹, 중국 위구르인 강제 이주와 재교육에도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팔란티어의 기술은 미국 내 망명 신청자들에 대한 인권 침해에 사용됐다고 밝혔다.
PCUSA의 ‘투자를 통한 선교 책임 위원회’(MRTI) 위원장인 마르셀라 글래스 목사는 RNS와의 인터뷰에서 위원회가 2024년부터 “분쟁 영향을 받는 지역의 인권 문제와 관련해 팔란티어 및 GE 에어로스페이스와 집중적인 대화”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는 양사와의 대화와 주주 결의안 제출이 포함됐다.
글래스 목사는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두 회사는 인권 또는 국제인도법 위반 혐의를 신빙성 있게 받는 고객들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늦추거나 방향을 바꾸려는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MRTI는 PCUSA가 두 기업에 대한 투자를 철회할 것을 권고했다.
그는 이어 “이번 조치가 두 회사로 하여금 인권 침해와의 연관성을 진지하게 돌아보고 그러한 관행을 중단하도록 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또 두 기업 중 어느 한 곳이라도 “인권 침해와 관련된 고객과의 계약을 종료하거나, 그러한 침해와 연결된 서비스 제공을 중단할 경우” MRTI는 향후 총회에 해당 기업을 투자 철회 명단에서 제외할 것을 권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시온주의 단체인 ‘평화를 위한 유대인의 목소리’에서 종교·문화 조직 담당 부국장을 맡고 있는 제시카 로젠버그 랍비는 RNS에 보낸 성명에서 PCUSA의 팔란티어와 GE 투자 철회 결정이 “이스라엘 정부와 군에 책임을 묻기 위한 확산되는 운동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최근 PCUSA와 미국종교학회의 결의안이 주류 유대교 지도자들과 단체들 사이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다만 2014년 PCUSA의 투자 철회 표결에 앞서 미국개혁유대교연합의 릭 제이콥스 회장은 해당 결정을 재고해 달라고 요청하며 “투자 철회 찬성표는 유대인 공동체 대다수와 고통스러운 균열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