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주 한인교회, 현실 직시하고 미래 준비해야”
페이지 정보
본문
한태진 목사, NCKPC 총회 통해 교회 방향 모색
미국 최대 장로교단인 미국장로교(PCUSA) 산하 한인교회 협의체 총회장인 한태진 목사는 미주 한인교회가 현재의 현실을 냉정하게 진단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교단과 교회가 전반적인 감소세 속에서도 한인교회가 가진 가능성과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목사는 최근 인터뷰에서 “미국 교회 전반이 흔들리고 있고 교회 자체적으로도 여러 부족한 점이 드러나면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미주 한인교회도 현재 모습을 정확히 분석하고 미래 방향을 준비하는 ‘리셋(reset)’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오는 5월 12일부터 15일까지 텍사스 휴스턴에서 열리는 ‘제55차 미국장로교단(PCUSA) 한인장로교회전국협의회(NCKPC) 총회’의 주제를 ‘NCKPC 현재와 미래 전망(히브리서 11:1-2)’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총회 주제는 지난해 총회에서 논의된 한인교회의 현실 진단과 미래 방향 모색을 이어가는 연속선상에서 정해진 것으로, 미주 한인교회의 현재 상황을 분석하고 향후 사역 방향을 구체적으로 모색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교회 현실을 객관적으로 분석해야”
한 목사는 총회 프로그램의 핵심이 교회의 현실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분석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그는 “팬데믹 이후 약 3년 동안 미국 내 약 3000개 한인교회를 지역별로 분석한 연구 자료가 있다”며 “뉴욕, 시카고, LA 등 주요 지역별 한인교회의 현황과 변화 흐름을 데이터로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세 단계의 분석이 진행된다. 먼저 미국 장로교 전체의 현재 상황과 전망을 살펴보고, 이어 미국 내 한인교회 전체의 흐름을 분석한 뒤 PCUSA 소속 한인교회의 현실과 미래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한다.
한 목사는 “도시에 이사하기 전에 도시 전체 환경을 먼저 조사한 뒤 집을 찾듯이, 교회도 먼저 큰 흐름을 이해해야 한다”며 “미국 교회의 현실, 한인교회의 현실, 그리고 우리 교단의 현실을 단계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교회 전반적으로 감소세”
현재 미국 주요 교단들은 공통적으로 교세 감소를 겪고 있다.
한 목사는 “남침례교, 루터교, 감리교, 미국 장로교 등 미국내 대표적인 교단 대부분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런 흐름 속에서 한인교회의 역할을 다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PCUSA 내에서 한인교회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 수준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여전히 성장 가능성과 활력을 가진 공동체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비율로 보면 작지만 한인교회는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있는 공동체로 인식되고 있다”며 “이 상황 속에서 하나님이 교회에 무엇을 원하시는지 기도하며 방향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목사는 최근 미국 교회가 이민자 교회에 주목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미국 교회를 거대한 호수라고 본다면 지금은 물이 정체된 상태”라며 “새로운 물이 들어와야 하는데 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이민자 교회들”이라고 말했다.
한국, 필리핀, 중국, 일본, 태국 등 아시아계 이민자 교회들이 미국 교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장로교도 다양한 아시아계 교회를 받아들이고 교회 공간을 제공하는 등 협력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전역 한인교회 네트워크 강화
총회장으로 선출된 후 한 목사가 중점적으로 추진한 과제는 미국 전역에 흩어져 있는 한인교회 간 네트워크 강화다.
현재 PCUSA 소속 한인교회는 약 300여 개로 알래스카에서 플로리다까지 전국에 분포돼 있다. 이에 그는 미국을 네 개 권역으로 나눠 정기적인 온라인 모임과 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태평양, 중서부, 남동부, 동북부 지역으로 나누어 목회자들과 임원들이 매달 정기적으로 모여 교회 상황과 기도제목을 나누고 있다고 했다.
한 목사는 “그동안 지역이 넓어 서로 연결이 약했는데,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교회 간 네트워크가 점차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인교회 1세·2세 연결이 남은 과제
55년의 역사를 가진 미주 한인 장로교회이지만 여전히 세대 간 연결이라는 과제를 풀기엔 쉽지 않다.
한 목사는 이를 언어와 문화적 차이로 본다.
한 목사는 “한 예로 1세와 2세가 보는 교회 내 여성 리더십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꽤 크다”며 “세대 간의 간격을 점차 좁혀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세대 간 이해와 협력이 확대될 때 한인교회의 미래도 건강하게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어려운 목회자 지원 사역
한 목사는 올해 처음 총회 차원에서 어려움을 겪는 목회자를 돕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는 “목회 현장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목회자들이 꽤 많았다”며 “총회에서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각 지역별로 선정한 목회자에게 2500달러의 지원금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큰 금액은 아니지만 어려운 환경 속에서 목회하는 분들에게 작은 위로와 격려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며 “총회장 임기가 끝나더라도 이 프로그램이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인 최초 여성 정서기 선출…교단 위상 높여
한 목사는 또 하나의 의미 있는 변화로 PCUSA 역사상 첫 한인 여성 정서기(Stated Clerk) 선출을 꼽았다.
2024년 7월 열린 PCUSA 총회에서 선출된 오지현 목사는 교단 역사상 한인 최초이자 유색인종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교단 최고 행정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에 올랐다.
정서기는 교단 헌법과 총회 행정, 교단 정책 집행 등을 총괄하는 사실상 사무총장급 최고 행정 책임자다.
한 목사는 오 목사 선출 후 미주 한인교회와 한국 교회 간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오 목사가 지난해 한국을 방문하는 기간동안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과 합동 등 한국의 주요 장로교단 지도자들과 교류할 수 있도록 연결고리가 됐다.
한 목사는 “한인 목회자가 교단의 핵심 리더십에 선출되면서 미주 한인교회의 위상도 크게 높아졌다”며 “미주 한인교회가 미국 교단 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주 한인교회는 한국 교회와 미국 교회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며 “정서기 선출을 계기로 한국 교회와의 교류와 협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총회 운영 방식도 개편
총회 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이루어졌다.
한 목사는 “내년부터는 총회를 매년이 아닌 2년에 한 번 개최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총회장 임기도 1년에서 2년으로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변화가 갑작스럽게 나온 것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제기된 논의였다고 밝혔다.
한 목사는 “PCUSA 총회가 이미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구조이기 때문에 한인 총회도 같은 방식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오래전부터 있었다”며 “이번 총회에서 관련 안건을 통과시키면서 제도적 정비가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총회가 격년제로 운영되고 총회장 임기도 2년으로 확대되면서 보다 안정적인 리더십 아래 장기적인 사역을 추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래 준비하는 교회로 나아가야”
한 목사는 이번 총회를 통해 한인교회가 현실을 직시하고 미래 방향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 정확히 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 상황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교회의 방향을 찾는 것이 이번 총회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주 한인교회가 서로 연결되고 함께 기도하며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공동체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한 목사는 실리콘밸리 지역의 산호세 대성장로교회에서 약 20년 동안 담임목사로 사역하며 교회를 이끌어 오고 있다. 현재 그는 미국장로교(PCUSA) 한인장로교회전국협의회(NCKPC) 총회장으로 섬기며 미주 한인교회 네트워크 강화와 교단 간 협력 확대를 위한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
니콜 장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