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파이퍼 목사, '이민자 사랑' 성경 인용에 보수 교계 거센 반발
페이지 정보
본문
![]()
존 파이퍼 (유튜브 / @Desiring God에서 캡처)
세계적인 신학자이자 작가인 존 파이퍼(John Piper) 박사가 최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민자에 대한 성경적 태도를 강조했다가 보수 진영 인사들로부터 거센 비난 직면에 처했다.
레위기 구절 인용하며 "거류민 사랑하라" 강조
미니애폴리스 베들레헴 침례교회에서 30년 이상 사역하며 '기독교적 쾌락주의'로 잘 알려진 존 파이퍼 박사는 지난 목요일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에 레위기 19장 34절을 게시했다.
"너희와 함께 있는 거류민을 너희 중에서 낳은 자 같이 여기며 자기 같이 사랑하라 너희도 애굽 땅에서 거류민이 되었었느니라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이니라."
파이퍼 박사는 이 구절과 함께 "그리스도인들은 우리 모두가 겪었던 비참한 속박을 알고 있다"는 짧은 메시지를 덧붙였다. 이는 성도들에게 이민자들을 향한 긍휼과 사랑의 마음을 가질 것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수 인사들 "불법 침략을 성경으로 정당화하나" 비판
해당 게시물은 즉각 논란의 중심에 섰다. 보수적인 목회자와 작가들은 파이퍼 박사가 현대의 복잡한 이민 문제를 성경 구절로 단순화하여 '신학적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잭 힙스(Jack Hibbs) 목사: "성경 속 이방인들은 아브라함의 하나님을 믿는 '개종자'였음이 기준이다. 그들을 형제처럼 대하는 것과 현대의 무분별한 이민은 별개"라고 지적했다.
데일 파트리지(Dale Partridge) 목사: "이런 어리석은 짓은 멈춰야 한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현재 미국이 직면한 상황을 '인구 대체'와 '국가적 약탈'로 규정하며, 성경적 원칙에 어긋나는 이민은 '침략'의 한 형태라고 주장했다.
메건 배샴(Megan Basham) 기자: "성경적 지혜는 제도를 악용하려는 이들과 법을 존중하는 이들을 분별하라고 요구한다"며 파이퍼 박사의 포괄적인 적용을 비판했다.
숀 포잇(Sean Feucht) 활동가: "존경하던 신학자가 성경을 무기화해 불법 침략을 정당화하는 '깨어있는(Woke)' 사람이 될 줄 몰랐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교계 내 깊어지는 이민 문제 갈등
이번 논란은 복음주의 진영 내에서도 이민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 차가 극명함을 보여준다. 한편에서는 '이방인을 대접하라'는 성경적 명령과 인도주의적 연민을 강조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국가 안보와 법치, 그리고 문화적 보존을 우선시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최대 개신교단인 남침례교 총회(SBC)는 지난 2018년, "이민자들을 본토인과 동일한 존중으로 대해야 하며, 어떤 형태의 배타주의도 복음과 양립할 수 없다"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바 있어, 이번 논란은 향후 교계 내 이민 정책 논의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심층분석] 성경적 긍휼인가, 국가적 침략인가: 존 파이퍼 논란의 쟁점
존 파이퍼 목사의 짧은 게시물이 촉발한 이번 논란은 단순한 해석의 차이를 넘어, 현대 기독교가 직면한 '정치적 올바름(PC)'과 '성경적 보수주의' 사이의 깊은 갈등을 드러내고 있다.
1. 비판 측의 핵심 논거: "성경적 '거류민'과 현대 '불법 이민'은 다르다"
파이퍼 목사를 비판하는 이들은 주로 '해석학적 오류'와 '국가 주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용어의 정의와 개종의 원칙: 잭 힙스 목사는 성경이 말하는 '거류민'은 이스라엘의 법과 신앙(여호와 하나님)을 받아들인 '개종자'를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즉, 주재국의 가치관을 존중하지 않거나 파괴하려는 목적을 가진 이들까지 무조건 수용하는 것은 성경적 본의가 아니라는 논리이다.
분별력의 의무: 메건 배샴은 성경이 '지혜'를 강조한다는 점을 들어, 선량한 정착민과 시스템을 악용하는 자들을 '분별(Discernment)'해야 할 책임이 국가와 교회에 있다고 강조한다.
제8계명과 제10계명의 적용: 데일 파트리지 목사는 현대의 무분별한 이민이 기존 국민의 재산을 축내고 자녀들의 상속권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십계명의 '도둑질하지 말라(8계명)'와 '이웃의 소유를 탐내지 말라(10계명)'를 범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2. 남침례교(SBC) 2018년 결의안: "인권과 법치의 균형"
비판 여론이 거세지만, 미국 내 최대 교단인 남침례교의 공식 입장은 파이퍼 목사의 견해와 맞닿아 있는 부분이 많다. 2018년 통과된 '이민에 관한 결의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간의 존엄성: 모든 이민자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으므로, 법적 지위와 상관없이 존중과 존엄으로 대우받아야 함.
복음적 태도: 배타주의, 학대, 착취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양립할 수 없으며, 교회는 이민자 공동체를 섬겨야 함.
가족 보호: 이민 정책 집행 과정에서 부모와 자녀가 분리되지 않도록 가족의 결속력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함.
법치주의: 국가의 국경 통제 권한을 인정하며, 이민자들이 법을 준수하고 국가 안전을 보장하는 범위 내에서의 개혁을 촉구함.
3. 결론 및 전망
'경건한 좌파' vs '국가주의적 보수'조엘 웨본 목사가 파이퍼 목사를 "경건한 좌파(Pious Leftist)"라고 지칭한 것은 현재 미국 복음주의 내의 분열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과거 복음주의자들은 성경의 '나그네 대접' 원칙에 따라 이민자 보호에 앞장서 왔으나, 최근 트럼프 행정부 이후 '국가 주권'과 '문화적 정체성'을 중시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신학적 해석을 둘러싼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이번 논란은 성경 구절 하나가 현대 정치의 가장 민감한 현안인 '이민 정책'과 만났을 때 얼마나 큰 파급력을 가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