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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Z세대도 종교 외면…"종교인 '쿨'해 보이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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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주중앙일보| 작성일2021-11-23 | 조회조회수 : 2,31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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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Z세대 보고서 (3ㆍ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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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를 이해하지 못하면 종교는 그들을 품을 수 없다. 190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태생으로 규정되는 Z세대는 독특한 종교성을 갖고 있다. 기존 제도권 종교와 엮이고 싶어하지 않는다. 특정 종교 집단에 속해 신앙의 영역을 구축해나기보다는 일상에서 개인화된 모습으로 구도의 길을 추구한다. 


이러한 특성은 최근 기독교 싱크탱크인 스프링타이드연구협회(SRI)가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비단 주류 종교계만 그런게 아니다. 한인 종교계도 마찬가지다. Z세대는 이미 제도권 종교계에서 많이 이탈해 있는 상태다. 한인 종교계가 Z세대와 공존할 수 있을까. 특히 한인들은 개신교를 중심으로 이민 사회를 형성해왔다. 이민자 특성상 세대 뿐 아니라 문화 언어 등이 갈리는 시점이다. 한인 종교계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Z세대 사고방식 이해 어려워"

젊은 세대 사역 갈수록 힘들어

 

1세대가 있던 종교적 열심 없어

한인 대학·청년부 규모도 줄어

 

불교계도 '와인 파티' 해보지만

젊은 세대 품는 장기 대책 필요


오렌지카운티 지역에서 청년 사역을 펼치는 김모 목사는 30대다.

 

나름 젊은 사역자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김 목사가 Z세대 이야기를 꺼내자 고개부터 절레절레 흔들었다.

 

김 목사는 "솔직히 젊은 세대 사역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 같다. 요즘 세대의 사고방식은 확실히 우리때와 많이 달라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며 "대학부 청년부 사역을 나름 오래 했지만 과거에 비해 젊은층의 교회 참여도가 많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실제 젊은층의 교회 이탈은 통계를 통해서도 나타난다.

 

한인 교계내 이민신학연구소가 젊은층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적이 있는데 젊은층 2명 중 1명(54.2%)이 "고등학교 이후 교회를 떠난다"고 답했다.

 

미국 최대 장로교단인 미국장로교(PCUSA)만 봐도 34세 이하 각 연령별 비율은 모두 5% 미만이다. 한국 유수의 교단들이 매해 내놓는 교인수 보고서를 보면 유치부 초등부 중고등부 등 젊은층 교인수가 계속 감소세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가 없다.

 

한인 개신교계도 마찬가지다. 유소년은 물론이고 대학 청년부 사역 규모가 점차 줄고 있다. 일각에서는 젊은 세대 사역을 두고 '암흑기'라는 평가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LA지역에서 청년 사역을 담당하는 한 목회자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1세대 교인에게 강조했던 신앙에 대한 '열심' '열정' 등은 기대할 수가 없다"며 "젊은 교인들에게 '모이자'고 해도 잘 모이지 않는다. 사실 교회에 출석해주는 것만으로도 사역자 입장에서는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인 이민 교계에서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중반은 젊은 세대 사역 열기가 뜨거웠던 시기다. 남가주청년연합회(이하 HYM)를 비롯한 '경배와 찬양' 'R제너레이션' '카약' 등 범교계적 청년 사역 단체들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상황이었다. 한번 집회가 열리면 1000명 정도는 손쉽게 모였다.

 

지금은 젊은층에게 그러한 열기를 기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게 교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오렌지카운티 지역 한 교회에서 청년부 소그룹 리더를 맡고 있는 제니퍼 조씨는 "요즘 청년들과 성경공부 등을 하는 게 쉽지 않다. 신앙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나 교리적인 부분을 나누는 걸 지루해 하는 것 같다"며 "복잡한 걸 매우 싫어한다. 오히려 일상에서 체감되는 일이나 실질적인 사회 문제 등을 성경적 관점에서 다루는건 몰라도 성경의 의미나 메시지를 깊이 나누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교계에서는 위기에 대한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기도 한다. 교회가 숫자적 부흥에 도취해 본질을 놓친 결과라는 주장이다.

 

LA지역 한 교회에서 10여년 전 영어권 예배를 개설하는데 참여했던 최익수 장로는 "젊은 세대의 인식도 변했지만 비판적으로 보면 오히려 교회가 본질적인 부분을 추구하지 못하고 많이 변질된 부분도 있다"며 "교회가 젊은 세대에게 복음을 제대로 전하고 도전이 됐어야 했는데 그 역할을 못하다보니 그들에게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하면서 세상보다 못한 교회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 예로 지난 2004년 '이머징 호프(Emerging hope)'라는 청년 사역 책을 냈던 지미 롱 목사 역시 "포스트모던 사회는 진리에 대한 주장을 불신하고 진리를 개인의 기호 문제로 대처했기 때문에 상대주의적 특성을 갖고 있다"며 "과연 오늘날 목회자들이 포스트모던을 살아가는 청년들과 현시대를 얼만큼 심도있게 이해하고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번 SRI 보고서를 종합해보면 Z세대는 대체로 ▶형식적인 종교적 행위나 제도권 종교에 얽매이지 않음 ▶종교나 신앙에 대한 고찰보다는 자신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을 선호 ▶종교적이기보다 스스로 영적인 것을 추구 ▶종교 활동을 원하지 않음 ▶종교 기관에 대한 불신 ▶종교의 영역내에서보다 일상에서 더 종교성을 찾고자 함 등의 특성을 보였다.

 

대학생 기독교 단체에서 활동했던 유진 김(24.LA)씨는 "캠퍼스 기도모임에 정기적으로 참석했던 학생은 10명이 채 안됐다. 진정한 크리스천을 찾기 힘들 정도"라며 "캠퍼스 전도 활동도 쉽지 않았다. 전도를 해보면 복음에 대한 가치 교회에 대한 매력 크리스천에 대한 호감 친목을 다질때 갖는 재미 등에 아무런 감흥도 갖지 않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개인화된 Z세대에게 종교적 집단에 속하게 한뒤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는 1세대 한인 교회 운영 방식은 여러면에서 젊은층과 맞지 않는다

 

교인 메튜 전(45.어바인)씨는 "얼마전에 아들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교회 출석하는 애들이 거의 없더라. 요즘 애들 말대로 소위 크리스천이 그렇게 '쿨'해 보이지 않는 느낌이었다"며 "그들의 관심사에는 종교란건 전혀 없었다. 대화 후 기성세대로서 한 사람의 크리스천으로서 자성을 하는 계기였다"고 전했다.

 

다소 보수적 색채를 지닌 한인 종교계는 디지털 세대인 Z세대와 괴리가 있다.

 

그나마 재정 등이 뒷받침되는 한인 대형교회 등에는 예배 라이브 스트리밍 조명 최첨단 음향 사운드 시스템 등이 있지만 사실 이러한 환경을 가진 종교 기관은 소수다.

 

한 예로 애너하임 지역 정혜사의 경우 팬데믹을 계기로 지난해 처음으로 온라인 법회를 진행했다. 이러한 점은 디지털화된 Z세대를 끌어모으는데 한계가 있다.

 

한인 불교계 한 관계자는 "사실 한인 불자중에 젊은이들이 거의 없다. 대부분 1세대다. 법회에 참석하는 젊은이는 더더욱 찾아볼 수 없다"며 "한인 불교계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 중 하나가 바로 젊은층에 대한 포교 활동 정책"이라고 말했다.

 

한인 불교계에서는 젊은 불자들을 위해 '타라 와인 파티'를 개최해오고 있다. 태고사 스님들과 젊은 불자들이 소통을 위해 갖는 와인 파티로 수년째 진행됐지만 최근에는 팬데믹 사태로 잠시 모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불교 개신교 가톨릭 등 한인 종교계는 장기적 관점의 대책과 변화 등이 없다면 젊은층을 종교의 영역으로 끌어 오는 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인 2세 사역을 담당하는 데이브 노(어바인) 목사는 "세대가 달라지면서 그에 따른 변화에 종교계도 많은 변화가 생겨날 것"이라며 "예를 들면 앞으로 종교 건물의 용도도 많이 달라질 수 있다. 종교 기관의 기능만 감당할 수 있는 건물이 갈수록 종교와 거리가 멀어지는 다음 세대에게 어떤 의미가 될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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