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도 디지털시대”… 미국 교회들, 빅데이터로 새 신자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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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등 검색자 위치정보 수집해
개인별 위기상황 지도화한 업체
교회 3만여 곳 데이터 활용 신청
‘빅데이터’란 대량의 각종 디지털 데이터를 특정 가치로 가공해 결과를 분석하는 기술을 말한다. 1인당 1대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선진사회일수록 디지털 데이터의 양은 방대해지고, 그럴수록 빅데이터는 다양한 의미와 가치, 이용도를 지니게 된다.
지금까지 가장 효율적으로 빅데이터를 사용한 분야는 정치·행정이다. 선거에서 빅데이터는 각 캠프의 승리 공식과도 같이 활용돼 왔으며, 국가단위의 정부와 지방정부 역시 빅데이터를 활용해 각종 제도와 행정조치 등을 정비해왔다. 물론 경제적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에게도 빅데이터는 어마어마한 이익을 안겨주는 ‘활용도 만점’의 도구다.
그런데 이제는 교회가 이 빅데이터를 활용해 새신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빅데이터는 각종 공공자료와 통신업체 가입정보 경제통계치 등을 특정 가치에 맞게 가공해 인구의 이동, 재산 정도, 경제적 능력, 인종 분포 등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정보다.
‘글루’는 합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각종 통계치와 디지털 데이터를 활용해 이처럼 각 개인이 처한 현실을 파악하는 빅데이터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선거때 빅데이터가 특정 개인, 특정 인종, 특정 집단과 계층의 정치적 성향을 보여준다면, 글루가 생산하는 빅데이터는 특정 계층과 집단 및 개인이 처한 위기상황을 지도화한다.
자신의 힘으로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위기에 처한 사람은 종교를 찾기 마련이란 상식이다. 따라서 미국 교회들은 글루가 생산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새신자를 찾고, 이들에게 복음을 전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빅데이터를 생산하기 위해선 개인의 프라이버시에 속하는 각종 자료를 수집해야 한다는 점이다. 주관적인 개념에 불과한 ‘위기’나 ‘정신적 고통’을 정량화하고 객관적 데이터를 치환하기 위해선 어떤 사람이 정신과 치료를 받았는지, 누가 약물중독에 빠져 있는지, 파산 위기에 처해 있는지 등을 알아야 한다.
이런 데이터는 병원 진료기록이나 은행 계좌기록, 임금 기록 등을 확보해야 비로소 파악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런데 이런 데이터는 당사자의 동의 없이 수집될 경우 불법이다.
글루 측은 이런 데이터를 수집하는 대신 구글 같은 홈페이지에서 정신적 스트레스나 공황장애, 파산 등의 검색어를 사용한 사람들의 위치정보를 수집해 빅데이터를 만든다.
미국 교회들은 글루가 제공하는 빅데이터에 근거해 ‘잠재적’ 새신자들을 찾아 나선다. 예전처럼 무작정 길거리 선교에 나서거나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선교 메시지를 전하는 방식이 아니란 것이다. 지금까지 글루의 빅데이터를 사용하겠다고 신청한 교회는 미국 전역에서 3만여개나 된다.
WSJ는 “디지털 시대를 맞아 복음을 전하는 교회의 선교방식도 디지털화 되고 있다”면서 “신의 영역에도 과학은 필요충분조건인 듯 하다”고 전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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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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