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인터뷰] 선한목자교회 고태형 담임목사 "하나님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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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인터뷰] “하나님이 하셨습니다”
선한목자교회 50주년, 새 성전 10주년 맞은 고태형 목사의 고백
지난 7월 마지막 주일, 남가주 치노힐스에 위치한 선한목자교회가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이어 10월 5일은 새로운 예배당에서 다시 시작한 지 정확히 10년이 되는 뜻깊은 날이었다. 21년째 교회를 섬기고 있는 고태형 목사(사진)는 이민교회의 대표적 영적 리더 중 한 사람이다. 그가 "모든 여정은 하나님의 섭리로만 설명할 수 있다"며 감사의 고백을 들려줬다.
“우리의 결정이 아니라 하나님의 인도였습니다.”
선한목자교회는 1975년 5월 17일 ‘몬트리팍 한인장로교회’로 출발했다. 그해 8월 미국 교회인 ‘Good Shepherd Presbyterian church’로 이전하면서 현재의 교회명으로 바뀌었다. 초반에는 목회자 교체가 잦았다. 창립 후 15년동안 무려 다섯 명의 목사가 부임하며 안정된 사역을 이어가기 어려웠다.
성장가도를 달리던 교회는 2015년 전환점을 맞는다. 바로 미국장로교단(PCUSA) 탈퇴다. 1981년 미국장로교단 가입 이후 34년 만의 일이다. 동성결혼 합법화와 동성애자 안수 허용 등 교단의 교리 변화에 맞서 신앙의 본질을 지키기 위한 영적 결단이었다.
PCUSA 총회는 2014년 6월 결혼의 정의를 '한 남자와 한 여자'에서 '두 사람'으로 바꾸는 교리 개정을 추진했다. 2015년 3월 노회의 과반수 이상이 동성애자 안수 허용과 교회의 결혼 정의에 동성 결혼을 공식적으로 포함하는 개정안을 승인했고, 새 교리는 그해 6월부터 발효됐다. 선한목자교회는 개정안이 통과된 직후 PCUSA를 탈퇴하고 복음언약장로교(ECO·Covenant Order of Evangelical Presbyterians)에 가입했다.
선한목자교회는 한인사회에서는 물론 주류 교계에서도 손꼽히는 대형 교회다. 그런 만큼 교단 탈퇴 결정은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동성결혼과 성경의 권위를 둘러싼 논쟁 속에서 신앙의 원칙을 지키기 위한 교회의 과감한 결단이었지만 그에 따른 파장도 결코 적지 않았다. 무성한 소문과 오해가 뒤따랐고, 탈퇴 절차 또한 간단하지 않았다. 당장 수십 년간 갚아온 롤랜드하이츠의 예배당을 포기해야 했다. 교회 안팎에서는 분란과 혼란이 이어졌다. 이 과정의 중심에 있던 고 목사는 심한 스트레스로 건강이 악화돼 3개월 간 안식월을 가져야 했다.
“동성결혼과 안수 문제는 단순한 문화 이슈가 아닙니다. 성경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었습니다. 교단은 ‘양심에 거리낌이 있으면 나가도 좋다’고 했지만, 건물 소유권을 내놓으라는 조건이 뒤따랐죠.”
교회는 3년 반에 걸친 논의와 기도 끝에 96%의 찬성으로 교단을 떠났다.
고 목사는 “건물을 잃을지라도 말씀을 따라가겠다는 성도들의 결단은 목회자로서 잊을 수 없는 감동이었다”며 “많은 분들이 교단을 탈퇴하면 교회가 흩어질 거라고 예상했지만 하나님이 우리를 지켜주셨다”고 말했다.
"창세기 50장에서 요셉이 ‘당신들은 나를 해하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셨다’고 형들에게 고백한 것처럼, 교회 건물을 포기하자 더 큰 은혜를 경험했습니다."
인랜드 지역에 ‘구원의 방주’의 닺을 내리다
떠남과 동시에 새 예배처소를 찾아야 했다. 유년부를 포함해 당장 1000명 가까운 성도들이 함께 예배드릴 공간을 물색했다. 창고, 학교, 공원에 심지어 호텔 볼룸까지 알아봤지만 문이 열리지 않았다. 그러나 불가능해 보이던 1600만 달러 규모의 치노힐스의 웨슬리안 교회 건물이 기적처럼 열렸다. 2009년에 완공된, ‘구원의 배’처럼 설계된 건물이었다.
고 목사는 “인랜드 엠파이어 지역의 영혼들을 구원하는 배가 되길 바란다는 설계자의 고백을 듣는 순간 지금 교회의 사명과 이어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고 목사는 교단 탈퇴 이후 얻은 가장 큰 축복으로 “말씀 중심의 교회 회복”을 꼽았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만이 삶의 유일한 잣대’라는 진리를 배웠습니다. 분쟁 대신 평화를 택했고, 끝까지 양보하며 하나 됨을 지켰습니다.”
"교회는 말씀을 살아내는 공동체”
올해 교회의 표어는 ‘예수의 제자로 성숙해지는 공동체’다. 고 목사는 “교회는 설교만 듣고 가는 곳이 아니라 말씀을 함께 살아내는 공동체”라고 강조한다.
현재 교회에는 연령대별 28개의 소그룹이 운영되고 있다. 예배 후 모임을 통해 교인들은 주일 설교를 나누고 한 주간의 삶을 돌아보며 서로를 격려한다. 그는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는 것 같이 사람이 그 친구의 얼굴을 빛나게 한다'는 잠언 27장17절의 성경구절처럼 부딪힘 속에서 믿음이 자란다"고 말했다.
지역사회를 향한 '선한 영향력'
선한목자교회는 지역과 세계를 향한 섬김에도 힘쓰고 있다. 가정폭력 피해 여성을 돕는 '푸른 초장의 집'을 오래 후원해왔고, 미얀마·필리핀의 한세인 가정 및 자녀들을 지원하는 선교사역에도 동참하고 있다.
한국의 시각장애인들의 무료 개안수술과 치료 사역에도 11년째 지원하고 있으며, 교인들은 국제어린이양육기구 '한국컴패션'을 통해 중남미 지역 아동 400여 명을 후원 중이다.
최근에는 샬롬장애인선교회와 협력해 우간다 장애인을 위한 휠체어 보내기 운동을 펼쳐, 40피트 컨테이너 한 대 분량을 선적했다. 이와 별도로 50주년 감사헌금 2만 달러는 우간다 장애인 양계장 건립에 기부했다.
이밖에도 치노밸리 교육구와 협력해 학생들을 위한 피자파티, 학용품 지원 등 지역사회 봉사에도 적극 나서며 선한 영향력을 넓혀나가고 있다.
“새로운 반세기도 말씀 위에 서는 교회로”
고 목사는 "앞으로의 50년을 이끌 힘은 변하지 않는 말씀에 있다"고 강조했다.
“하나님의 말씀을 삶의 중심에 두고, 순종하는 것입니다. 말씀은 변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모든 결정은 그 말씀 위에 서 있어야 합니다. 그 잣대를 따라 살아가고 실천해나가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다음세대 사역에 대한 어려움도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그는 “영어권 사역을 감당할 인력과 헌신이 부족하다"면서도 "하지만 결국 미래는 ‘사람’이다. 헌신하는 교사와 리더, 사역자가 있을 때 공동체가 자라난다”고 힘주어 말했다.
끝으로 그는 한국교회와 디아스포라 성도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교회가 세상 앞에서 상처주고 손가락질 받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여전히 세상의 빛이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 말씀처럼 우리의 착한 행실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공동체가 되길 소망합니다.” 니콜 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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