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권 폐기' 반기는 교계…이면에는 다양한 견해도 > 미국교계뉴스 USA News | KCMUSA

'낙태권 폐기' 반기는 교계…이면에는 다양한 견해도 > 미국교계뉴스 USA News

본문 바로가기

미국교계뉴스 USA News

홈 > 뉴스 > 미국교계뉴스 USA News

'낙태권 폐기' 반기는 교계…이면에는 다양한 견해도

페이지 정보

작성자 미주중앙일보| 작성일2022-06-28 | 조회조회수 : 1,785회

본문

연방대법 '로 대 웨이드' 무효 판결



16cd8c54995c65e1dc8e46e5180b9fd4_1656431669_6097.jpg
샌퍼난도 밸리 노스리지에 있는 라잇하우스교회(Houses of Light Church)의 넷츠 고메즈(Netz Gómez) 목사는 대법원의 결정을 지지하는 수많은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고 말했다.(사진: 
Houses of Light Church)


세기적 판결이 내려졌다. 연방대법원이 연방 차원에서 50년 가까이 낙태 합법화를 법적으로 지탱해왔던 ‘로 대 웨이드(Roe vs Wade·1973년)’ 판례를 지난 24일 폐기했다.

 

그동안 낙태 문제는 특히 기독교계에는 매우 민감한 문제였다. 신의 창조와 섭리에 우선적 가치를 두고 생명, 인권 등을 바라보기 때문에 그렇다.

 

연방대법원이 판결을 내리자 기독교계는 대체로 반색했다. 그간 낙태 반대를 줄기차게 외쳐온 결실이 맺어지는 순간이었다.

 

그렇다고 기독교내에서 한가지 목소리만 있는 건 아니다. 찬반은 갈린다. 생명에 대한 결정은 전적으로 신의 섭리하에 있다는 신본주의와 여성의 권리를 우선하는 인본주의가 첨예한 갈등 구도를 형성하며 서로 충돌하고 있다.


이번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앞으로 기독교계에 미칠 영향 등을 알아봤다.

 

단순히 찬반으로 갈리지 않아

경우에 따라 부분 낙태 찬성


"판결 반기지만 지혜 필요해"

사회에 설득력 있게 말해야

 

낙태 문제를 찬성과 반대로만 나눌 수 있는가. 기독교내에서는 의견이 다양하게 나뉜다.

 

퓨리서치센터가 이를 조사했다.

 

먼저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의 21%는 ‘낙태는 무조건 예외없이 불법으로 규정돼야 한다’고 답했다. 53%는 ‘일부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불법으로 규정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즉,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 10명 중 7명(74%)은 낙태에 반대하는 셈이다.

 

반면, 인종, 종파에 따라 의견은 다르다.

 

복음주의권에 속하지 않은 백인 개신교인은 ‘무조건 또는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 낙태를 불법화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37%에 그쳤다. 이어 가톨릭(42%), 흑인 개신교인(28%), 비기독교인(15%) 등의 순이다.

 

이밖에도 복음주의 개신교를 필두로 여호와의 증인, 예수그리스도 후기성도교회 교인들은 낙태 반대 입장이 많았다.

 

임신과 낙태에는 다양한 이유와 원인이 존재할 수 있다. 시나리오별로도 물었다.

 

퓨리서치센터는 ‘만약 임신부의 생명이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낙태가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백인 개신교인(77%), 흑인 개신교인(71%), 가톨릭(69%),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51%) 등 대부분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강간에 의한 임신일 경우에는 백인 개신교인(75%), 흑인 개신교인(71%), 가톨릭(66%) 등 대부분의 기독교인이 낙태를 허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강간에 의한 임신일 경우 낙태를 허용해야 한다는 백인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의 응답은 40%였다.

 

그동안 한인 교계에서는 다민족 기도회, 낙태법 폐지 중보기도대회 등을 진행하며 낙태 반대 운동에 앞장서왔다.

 

교인 클레어 김(54.LA)씨는 “낙태를 반대하는 입장이라서 이번 판결을 반긴다”며 “그러나 시대적으로 기독교인들의 지혜가 필요한 시기 같다. 워낙 첨예한 이슈라서 이 문제를 사회에 설득력 있게 잘 전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독교 작가인 제인 풀톤은 온라인 기독교 잡지 크로스워크에 “태어나지 않은 아기라도 살아있는 것이며 우리는 그 생명을 가치있게 봐야 한다”며 “반면, 이번 판결에 반대 견해를 가진 사람들을 품고 사랑하기 위한 노력도 수반돼야 한다”고 전했다.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교인도 많다.

 

뉴욕주 미들컬리지에이트 교회 재키 루이스 목사는 “연방대법원이 여성과 자유를 향해 끔찍한 타격을 줬다”며 “안전한 합법적 낙태가 없어지면서 정의를 무너뜨릴 수 있는 문이 열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갈등은 이미 지난 5월부터 시작 꿈틀대고 있었다.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무효로 하는 연방 대법원의 판결문 초안이 유출되면서 기독교내에서도 논란은 격화되고 있었다.

 

LA지역 한인 교계 한 관계자는 “트럼프가 임명한 보수 대법관들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 아닌가. 이번 판결은 정치적인 산물로 보인다”며 “낙태를 무조건 허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성에 대한 여러 상황를 종합해 유연한 대처가 필요한 이슈”라고 전했다.

 

이번 판결 내용에 대해 명확히 인식하고 올바르게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제이미 김 변호사(LK 법률그룹)는 “낙태를 금지시킨 게 아니라 낙태 권리가 헌법적 권리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한 것으로 이에 대한 규제 여부를 주정부 결정 사항으로 돌린 것”이라며 “낙태 옹호 진영에서 이러한 내용을 슬쩍 말을 바꿔서 마치 전면 금지시킨 것처럼 주장하는데 교인들이 판결 내용을 잘 알고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 대 웨이드’ 판결, 반전 또 반전

소송 당사자 기독교인 된 후

낙태 반대 운동에 앞장 서 

 

연방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하자 LA를 비롯한 전국에서는 현재 대규모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에 왜 낙태 옹호자들은 격분할까.

 

지난 1973년 1월23일은 미국에서 ‘낙태’에 대한 인식이 바뀐 날이다. 바로 ‘로우 대 웨이드’ 판결 때문이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전국적으로 낙태는 불법이었다.

 

당시 텍사주에 살고 있던 노마 매코비(가명 로)는 세 번째 아이를 임신하자 낙태 시술을 받으려 했다. 하지만, 법적으로 낙태는 불가능했다.  

 

이때 노마 매코비는 여러 여성들과 함께 텍사스주 정부를 대상으로 낙태 합법화를 위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상대가 텍사스주 검사였던 헨리 웨이드 였다.  

 

결국 이날 대법원이 노마 매코비와 여성들이 제기한 집단 소송에 대해 여성들의 낙태 권리를 인정하며 손을 들어줬다. 이 판결은 결국 전국적으로 낙태가 합법되는데 시발점이 됐다.

 

영원한 건 없다. 30여 년 후 다시 반전이 일어났다.

 

지난 2005년 1월17일 로 대 웨이드 판결을 이끌어냈던 매코비가 낙태에 대한 뒤늦은 후회를 하면서 오히려 자신이 승소한 판결에 항소를 제기한 것이다.

 

당시 매코비는 항소장에서 “나는 낙태 후 아이의 생명을 없앤 것에 대해 심적으로 큰 고통을 겪었다. 판결 이후 낙태를 했던 여성들과 생명이 사라진 수많은 아이에 대한 도덕적 책임을 느꼈다”며 “이후 나는 예수 그리스도의 피와 용서함을 통해 나의 잘못이 무엇인지를 알게 됐으며 이제는 다른 여성들을 심적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고 최대한 돕고 싶다”고 밝혔다.

 

매코비는 그렇게 거듭난 교인이 된 후 낙태 반대 운동에 앞장서다가 지난 2017년 2월 텍사스주 한 노인 요양원에서 눈을 감았다.


장열 기자

  •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Total 4,295건 72 페이지
  • [사회] [OH] "개처럼 죽었다" 경찰 총 60발 맞고 즉사한 흑인…美 뒤집혔다
    미주중앙일보 | 2022-07-05
    미국에서 교통 단속을 피하려던 흑인 남성이 경찰관들이 쏜 총알 60발을 맞고 즉사하는 사건이 발생해 과잉 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제2의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ABC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전 0시 …
  • [IL] 독립기념일 퍼레이드서 총기난사 6명 사망
    미주중앙일보 | 2022-07-05
    퍼레이드시작 10분뒤 발생22세 백인 용의자 체포바이든 "또다시 슬픔 안겨"시카고 하이랜드파크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진 현장에서 경찰이 주변을 통제하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로이터]독립기념일을 축하하는 시카고 기념 퍼레이드 도중 총격 사건이 발생해 6명이 사망하고 약…
  • 성폭행에 임신한 10세 아이, 그래도 낳으라는 美…"미친 짓"
    중앙일보 | 2022-07-05
    크리스티 노엠 사우스다코타 주지사. AP=연합뉴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 연방대법원이 낙태권 폐기를 결정하자 낙태를 지지하는 시위자들이 법원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미국 연방 대법원이 낙태권을 폐기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오하이오주에 사는 10세 …
  • df47be0912a50ade258066590c70aa95_1656716861_7255.png
    자기 관리 우선시하는 목회자일수록 사직 생각 적다
    KCMUSA | 2022-07-01
    점점 더 많은 목회자들이 스트레스, 외로움, 정치적 분열, 교회가 쇠퇴하는 것과 같은 걱정 때문에 교회를 그만 둘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바나리서치의 새로운 연구결과에 따르면 자기 관리를 우선시하는 목회자일수록 사직을 고려할 가능성이 적다. …
  • [NY] ‘위러브(WELOVE)’ 예배 및 문화사역 컨퍼런스
    미주크리스천신문 | 2022-07-01
    “기독교 다음세대, 여전히 큰 희망 있다”위러브 찬양팀이 오프닝 워십을 인도하고 있다프라미스교회(담임 허연행 목사) 스데반 청년사역팀(이진성 목사)은 25일(토) '위러브 WELOVE (대표 박은총)를 초청해 예배 및 문화사역 컨퍼런스를 열었다. 위러브는 한국에서 기독…
  • df47be0912a50ade258066590c70aa95_1656696002_6558.jpg
    [NY] 뉴욕성결교회 설립 46주년기념예배 및 임직식
    미주크리스천신문 | 2022-07-01
    독립기념일의 의미를 온전하게 지켜나가야 한다!‘246주년 맞아 경계해야 할 현 미국 진보/보수 문화, 이념 전쟁 소개 미국의 독립선언문은 1776년 7월 4일 대륙회의(지금의 연방의회)에서 채택됐다. 13개 주의 대표 56명이 필라델피아에 모여 선언문에 서명한 날짜다.…
  • "교회를 정의하는 세 가지 관점”
    뉴스M | 2022-06-30
    [패이디오스] 잭슨 우 칼럼‘울타리형, 반울타리형, 우물형 교회'[뉴스M=마이클 오 기자] [패이디오스] 칼럼니스트 잭슨 우가 교회를 정의하는 세 가지 관점을 소개했다. 복잡한 현대 사회 가운데 교회의 의미에 대해 혼란스러워하거나 고민하는 이에게 도움이 될 만한 시각이…
  • 16cd8c54995c65e1dc8e46e5180b9fd4_1656453055_9614.jpg
    [OR] 연방대법원의 로대웨이드 번복 후 시위대 임신 지원센터 등 공격
    KCMUSA | 2022-06-28
    낙태 권리를 주장하는 폭도들이 포틀랜드 기업에 피해를 입혔다 (사진: Oregon Police Bureau) 토요일 저녁 포틀랜드의 헐리우드 지역을 지나가던 시위대 무리가 임신지원센터를 포함한 여러 건물을 파괴했다.지역 언론 "Oregonian"은 시위대가 금요일에 미…
  • 토니 에반스, 여성 위한 '자궁에서 무덤까지'(Womb-To-Tomb) 전략 수용 촉구
    KCMUSA | 2022-06-28
    토니 에반스 목사 (사진: Twitter)24일 낙태권 보장 판례를 뒤집은 연방대법원 판결 직후 오크 클리프성경교회(Oak Cliff Bible Fellowship) 설립자이자 담임목사인 토니 에반스(Tony Evans)는 교회들에게 여성 위한 '자궁에서 무덤까지'(W…
  • '美 낙태권 폐기' 국내 영향 미칠까?…"생명 존중으로 나아가야"
    데일리굿뉴스 | 2022-06-28
    대선·보궐선거 등에 낙태죄 논의 '실종'미국 결정에 낙태 논쟁 불붙을 듯 미국에서 50년 만에 법적으로 낙태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오면서 국내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모아진다. 미국이 낙태권 관련 논쟁에 불을 지피며 한국 역시 낙태죄 문제와 다시 마주하게 됐다.…
  • '낙태권 폐기' 반기는 교계…이면에는 다양한 견해도
    미주중앙일보 | 2022-06-28
    연방대법 '로 대 웨이드' 무효 판결샌퍼난도 밸리 노스리지에 있는 라잇하우스교회(Houses of Light Church)의 넷츠 고메즈(Netz Gómez) 목사는 대법원의 결정을 지지하는 수많은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고 말했다.(사진: Houses of Light C…
  • 4c7fd54e911b91039706ed084ae95213_1656350233_5204.jpg
    50년만의 낙태권 후퇴에 미국 전역 들썩, 대혼돈 예고
    크리스천 위클리 | 2022-06-27
    24일 낙태권 보장 판례를 뒤집은 미 연방대법원 판결 직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주의사당 건물 근처에서 시위대가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보수 우위의 연방대법원, 로 대 웨이드 판결 번복미국 절반의 주가 임신중절 제한할 듯찬반 시위 격렬, 조 바이든 "슬픈 날" 중간…
  • “코비드 중도 탈락/실종 교인” 주일 예배 참여 프로젝트 가동!
    미주크리스천신문 | 2022-06-27
    라이프웨이, 팬데믹 기간 동안 모습을 감춘 교인들을 다시 복귀시킬 수 있다 현재 교회의 최우선 사역은 코비드 팬데믹 기간 동안 모습을 감춘 교인들을 다시 복귀시키는 일이다. 하나님께서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시도록 기도하는 것 외에도, 교회가 소위 “코비드 중도 탈락자”를…
  • 86ad454b67f072fc80d99ffc47285f5a_1656004875_2647.jpg
    [CA] “백인 우월 의미, 바이올라대학 예수 벽화 지워라”
    미주중앙일보 | 2022-06-23
    위기의 기독교 대학 (2)보수적 정체성에 갈등 커져최근 7년간 학부생 18% 감소자유주의적 신학으로 균열 생겨기독교 학교들 정체성 유지 난감바이올라(Biola)대학의 예수 벽화 (사진: The Scriptorium Daily)라미라다 지역 유명 기독교 명문인 바이올라(…
  • [MA] 206년 된 교회, 인구 감소, 젊은 교인 유치 실패로 영구 폐쇄
    KCMUSA | 2022-06-22
    매사추세츠 주 사우스윅에 있는 크라이스트연합감리교회 (사진: Google)매사추세츠 주 사우스윅에 있는 크라이스트연합감리교회(Christ Church UMC)는 지난 206년 동안 이름, 시설 및 교인의 변화를 견뎌냈다. 코로나19 사태가 2년 넘게 이어진 가운데, 지…

검색


KCMUSA,680 Wilshire Pl. #419, Los Angeles,CA 90005
Tel. 213.365.9188 E-mail: kcmusa@kcmusa.org
Copyright ⓒ 2003-2020 KCMUSA.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