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인터뷰] 실로암 안과병원장 김선태 목사 "어둠 속에서도 포기하지 마세요" > 미국교계뉴스 USA News | KCMUSA

[특별 인터뷰] 실로암 안과병원장 김선태 목사 "어둠 속에서도 포기하지 마세요" > 미국교계뉴스 USA News

본문 바로가기

미국교계뉴스 USA News

홈 > 뉴스 > 미국교계뉴스 USA News

[특별 인터뷰] 실로암 안과병원장 김선태 목사 "어둠 속에서도 포기하지 마세요"

페이지 정보

작성자 KCMUSA| 작성일2025-12-24 | 조회조회수 : 5,700회

본문

4f0119ca2fbbf7e91f371046f673f1df_1766626794_1893.jpeg
실로암 안과병원장 김선태 목사가 월요일 오전 예배를 앞두고 점자 노트를 읽으며 설교를 준비하고 있다.


어둠에서 시작된 소명, 세상을 밝히다
실로암 안과병원장 김선태 목사

"시각장애인에 빛을 찾아주는 일, 미주 후원이 큰 힘이 됩니다”


시력을 잃었지만 '보게 하는 사역'을 멈추지 않는 목회자가 있다. 


실로암안과병원 병원장 김선태 목사(84). 전쟁고아로 출발해 시각장애인 의료·복지 사역의 상징이 되기까지 그의 삶은 한국 현대사의 고난과 신앙의 서사를 함께 담고 있다. 겨울을 맞으려 거리에 낙엽들이 쏟아지던 서울 등촌동 소재 실로암안과병원에서 만난 그는 차분하지만 단단한 목소리로 지금까지의 여정과 실로암의 사명을 이야기했다. 


▲전쟁고아, 시각장애인이 되다

김 목사는 한국전쟁 당시 폭격으로 시력을 잃었다. 불과 열살이었다. 부모를 잃고 앞을 보지 못하는 전쟁고아로서의 삶은 말 그대로 생존과의 싸움이었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하던 시절이었다. 거리에서 구걸하며 하루를 견뎌야 했다. 시각장애인은 교육의 대상도, 보호의 대상도 아니었기에 수 없이 절망해야 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공부를 향한 끈질긴 그의 노력은 미국 장로교 선교사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결국 일반 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다. 그 가운데 만난 미국장로교(PCUSA) 소속 선교사 앨런 D. 클락 목사의 장학금은 그의 인생을 바꾸는 전환점이 됐다. 그는 숭실중·고등학교와 숭실대학교를 거쳐 장로회신학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목사 안수를 받았다. 


"그분의 장학금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때부터 '나처럼 어둠 속에 있는 사람을 위해 살겠다'는 소명을 품었습니다."


김 목사는 그후 한 번도 시각장애인 사역의 현장을 떠나지 않았다.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그의 삶은 '어둠 속에 있는 이웃을 위한 헌신'으로 일관돼 왔다.


▲보내심의 자리 '실로암 병원'을 세우다

김 목사의 소명은 1986년 한국 개신교 100주년을 기념해 설립된 '실로암 안과병원'으로 구체화됐다. 병원 이름은 요한복음 9장에 등장하는 '실로암 못'에서 따왔다. '보냄을 받았다'는 뜻처럼, 실로암은 존재 자체가 사명이다.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해 실로암 못에서 씻은 사람이 눈을 떴듯 이 병원을 찾는 이들도 치유와 회복을 경험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죠."


실로암 안과병원은 상업적 의료기관이 아닌, 시각장애인과 저소득층을 위한 비영리 병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저소득층 및 의료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무료 개안수술과 진료 사업을 꾸준히 이어왔고, 1987년부터 이동진료 차량을 운영하며 농어촌, 교정시설, 맹학교 등 의료 사각지대를 직접 찾아갔다. 병원측에 따르면 이동진료를 통한 한국과 해외에서의 무료 진료는 코로나19 팬데믹 전까지 약 23만 건에 달한다. 또 이동진료 현장에서 시력을 되찾아 준 수술 건수도 5000건을 상회한다.  


해외 의료선교 국가는 중국, 필리핀, 베트남 등 14개 국가에 달한다. 이들 국가에서 수천 건에 달하는 개안수술과 진료를 진행하며 의료 시설이 없는 지역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했다. 


병원 자체 통계는 더 압도적이다. 지금까지 제공한 누적 무료 개안수술 건수는 3만 건이 넘고, 실명 예방 및 안과 질환 치료를 받은 환자는 누적 약 200만 건에 이른다. 이는 단일 안과병원으로는 독보적인 사회공헌 수치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공로로 김 목사는 2007년 아시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막사이사이상, 2008년엔 국민훈장 모란장, 2012년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시각장애인의 교육, 재활 및 복지 증진에 크게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에 수여하는 이와하시 다케오를 기려 만든 이와하시 다케오 상 등을 수상했다.


4f0119ca2fbbf7e91f371046f673f1df_1766626840_0021.jpeg
김선태 목사가 실로암안과병원 전 직원들과 함께 오전 예배를 드리고 있다


▲미주 한인교회들과 함께 하는 "350달러의 기적" 

실로암의 개안수술은 한쪽 눈 기준 약 350달러가 소요된다. 김 목사는 이 비용을 "작지 않은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금액만 보면 크지 않지만 그 돈이 한 사람의 미래를 바꿉니다. 다시 일할 수 있고, 다시 공부할 수 있고, 다시 가족의 얼굴을 볼 수 있기 때문이죠."


이 기적의 배경에는 미주 한인교회들이 있다고 했다. 세차 모금, 바자회, 기념 헌금 등으로 모인 정성은 수술비로 이어졌다. LA에 설립된 실로암선교 미주후원회는 이를 잇는 징검다리가 되어 음악회 등 기금모금 활동을 하며 수십 년간 사역의 든든한 동반자 역할을 해왔다.


병원을 넘어 삶을 회복시키는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회

실로암의 사역은 의료에만 머물지 않는다.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회는 시각장애인의 '치료 이후의 삶'을 책임지는 종합 복지 사역을 전개하고 있다. 


중복 시각장애인을 위한 재활 프로그램부터 직업 훈련과 사회 적응 지원, 노령 시각장애인을 위한 요양·돌봄사역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시각장애 아동 및 청소년, 대학생을 위한 장학사업을 통해 학업과 사회 진출 기회를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방송 콘텐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자막 지원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김 목사는 장애인을 보호의 대상이 아닌 동등한 사회 구성원으로 세우는 것이 재단 사역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눈을 뜨는 것이 끝이 아닙니다. 스스로 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복지입니다."


▲다음 도전 과제는 눈병없는 밝은 세상 만들기

치료와 복지를 넘어 눈병 없는 밝은 세상을 만드는 것을 다음 목표로 도전하고 있는 김 목사는 내년 3월을 목표로 안과 분야별 학술대회 개최를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실로암 연못 기금' 조성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학술대회 개최와 관련 연구 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이 프로젝트는 후원자와 교회에 매일 1분씩 기도로 동참해 줄 것을 부탁하고, 하루 약 1달러(한화 1000원)를 사랑의 헌금으로 참여해달라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김 목사는 "컴퓨터나 휴대폰 등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와 사고로 인한 후천성 시각 질환이 늘고 있다"며 "2026년 창립 40주년을 맞아 큰 비전을 갖고 눈병없는 밝은 세상, 실로암 연못을 이루어 눈의 고통을 치유해줌으로써 어둠의 절망을 밝은 빛으로 바꾸고 희망의 세계를 이루고 싶다"고 강조했다.


▲"포기하지 않으면 빛은 다시 옵니다"

​김 목사는 매주 월요일마다 실로암안과병원 전 직원들을 초청한 아침예배를 이끌며 사역의 중심을 다진다. 두툼한 점자 노트를 손으로 읽으며 묵상하고 설교를 준비하는 그의 일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하나님은 반드시 도우십니다. 태양은 다시 뜹니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으면 불가능은 없습니다."


시력을 잃은지 75년, 시각장애인 사역에 헌신한 지 반세기. 김 목사의 삶과 실로암의 사역은 오늘도 같은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어둠 속에 있는 이웃 앞에서 어떤 빛으로 살아갈 것인가.

▲후원 문의: siloammissionusa@gmail.com


■김선태 목사 약력

효명 김선태 목사는 한국전쟁 중 시력을 잃은 전쟁고아 출신으로, 평생을 시각장애인을 위한 의료·복지·선교 사역에 헌신해 온 목회자이자 사회복지 실천가다. 숭실중·고와 숭실대학교, 장로회신학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맥코믹 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숭실대학교와 장로회신학대학교로부터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받았다.

1972년 시각장애인 선교를 시작해 1986년 실로암안과병원, 1997년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회를 설립했으며, 이후 복지관·근로사업장·요양시설·학습지원센터 등을 세워 시각장애인의 치료와 자립, 교육과 노후까지 아우르는 통합 사역을 구축했다. 지금까지 1,200여 명의 시각장애 학생을 지원해 사회 각 분야의 인재로 성장하도록 도왔다.

시각장애인으로서는 세계 최초로 안과병원장을 맡았으며, 호암상 사회봉사상(1998년)국민훈장 모란장(2008), 막사이사이상(2007) 등 국내외 주요 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서른세 번 도전 끝에 이룬 신화'(1999), '땅을 잃고 하늘을 찾은 사람'(2008), '아침 태양에서 들리는 소리'(2019) 등 다수 있다.


4f0119ca2fbbf7e91f371046f673f1df_1766626884_7728.jpeg
시각장애인 채용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카페모어 매장 모습


글·사진= 니콜 장 기자

  •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Total 4,989건 271 페이지
  • [NJ] 뉴저지 뉴왁대교구 신학대 한인 학장 탄생
    미주중앙일보 | 2020-07-31
    레이 조 신부 임명, 8월 1일부터 공식 업무 시작 토빈 추기경 “대교구 신학대 미래의 중대한 투자” “신학도의 훌륭한 영적 아버지 되도록 노력할 터” 뉴저지 뉴왁대교구 성 안드레아 신학대학교 학장에 레이 조(Hong-Ray Cho·사진) 한인 신부(S.T.L석…
  • [TX] ‘묘지 인종차별’ 수십 년 만에 없앴다
    미주한국일보 | 2020-07-29
    ▶ 한 목사의 노력으로 백인-흑인 구분 울타리 철거 미국에서 인종차별 철폐 운동이 확산하는 가운데 텍사스에서 백인과 흑인 묘지를 구분했던 울타리가 수십 년 만에 철거됐다고 AP 통신이 19일 보도했다. 텍사스 동부 작은 마을인 미니올라에서는 지난 15일부터 나흘…
  • 개신교회 70%“방역수칙 지키며 현장 예배”
    미주한국일보 | 2020-07-29
    ▶ 세정제·마스크·거리두기 소독작업·야외 예배 등 방역수칙을 지키며 현장 예배를 실시하는 교회가 늘고 있다. [준 최 객원기자] 방역수칙을 지키는 가운데 현장 예배를 재개하는 교회가 늘고 있다. 기독교계 출판업체 ‘라이프웨이 리서치’(LifeWay Resear…
  • 성경 매일 읽는 성인 10명 중 1명도 안돼
    미주한국일보 | 2020-07-29
    ▶ 팬데믹 기간 9% 그쳐, 지난해보다 5%p 감소…10년 만에 최저 수준 ▶ 코로나 가족 잃은 49% “성경 더 읽게 됐다” 코로나19 기간을 거치며 매일 성경을 읽는 성인이 줄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소개됐다. [준 최 객원기자] 미국 성인 중 성경을 읽는 …
  • [AL] 교회 행사 후 신도들 또 집단 감염
    미주한국일보 | 2020-07-29
    ▶ 앨라배마주 40여명 확진 대면예배 후 감염자가 나온 워리어 크릭 미셔너리 침례교회(Warrior Creek Missionary Baptist Church) 앨라배마주서 교회 행사 후에 40여명의 신도들이 집단 감염이 되는 사례가 발생했다고 27일 LA타임스가…
  • '기독교인이라 무릎 꿇을 수 없었다'
    미주중앙일보 koreadaily.com | 2020-07-29
    메이저리그 샘 쿤로드 선수 BLM 지지 퍼포먼스서 논란 Photo: MARK J TERRILL/AP/SHUTTERSTOCK 미국에서도 기독교인이 절을 하는 것을 두고 이슈가 됐다. 논란은 메이저리그(MLB) 개막전에서 비롯됐다. 지난 23일 열린 LA다저스와 …
  • 신의 섭리…보이지 않아서 보이는 역설
    미주중앙일보 koreadaily.com | 2020-07-29
    복음주의 신학자 J.I 패커의 생과 사 기독교 복음주의의 큰별 J.I 패커 박사가 지난 17일 세상을 떠났다. 패커 박사 오른쪽 이마에 움푹 패인 흉터는 어린 시절 발생한 교통 사고 때문에 생겨났다. [리젠트 칼리지 제공] 죽음 다르게 바라봤던 패커 "지혜, 신…
  • 존 맥아더 목사 대면에배 금지에 반대... "공권력 남용에 항거할 터"
    KCMUSA.org | 2020-07-28
    전염성에 비해 치사율 0.02%로 낮아 위험하지 않다 지금은 교회가 교회답게 될 시간....교회는 핍박 속에서 강해진다 캘리포니아 목사 존 맥아더(John MacArthur)가 설교에서 주정부의 강제 금지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대면예배를 드릴 것이며, 교회의 머…
  • 0f447d9748855776c91ad203a3e9c20b_1595890496_4103.jpg
    J. D. 그리어 목사 "오해 받아도 인내하고, 예수님을 바라보자"
    KCMUSA | 2020-07-28
    비난하는 사람들을 침묵하게 하는 것은 소셜 미디어가 아니라 선한 일들 ▲서밋교회의 그리어(J. D. Greear) 목사 (사진: Facebook ) 한국교회에도 널리 알려진 그리어(J. D. Greear) 목사가 오늘날 코로나 19 방역 문제로 오해와 비판을 받고…
  • [CA] 미주감신, 목회학 박사 과정 ABHE 인가 받아
    당당뉴스 | 2020-07-28
    2018년 미주감신 19회 졸업식 장면 미국 남가주(Southern California)에 위치한 미주감리교신학대학교(Methodist Theological Seminary in America, 총장 임승호 목사)에서 또 하나의 낭보가 들려왔다. 지난 2018년 …
  • 코로나19로 기독교인 성경친화적 삶 ‘줄어’
    크리스천 헤럴드 | 2020-07-28
      바나그룹 & ABS 공동조사 ‘2020 성경읽기 상황보고’ 기존 기독교인들 성경친화적 삶 줄어 코로나19 직접 피해자 성경의지 높아 불신자들 신앙에 대한 호기심 높아져 코로나19가 미국 기독교인들의 성경친화적인 삶에 영향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 팬데믹으로 2020년 현장예배 포기한 미국교회 늘어가
    아멘넷 뉴스 | 2020-07-28
    최근 뉴욕 플러싱에 있는 한 미국교회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2020년에는 교회에서 현장예배를 드리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크리스채너티 투데이(CT)는 애틀랜타 교외에 있는 4만여 명이 출석하는 메가처치인 노스포인트 커뮤니티처치가 2020년 교회에서 예배 등 현장…
  • [NY] 뉴욕할렐루야대회, 강사 마이클 조 선교사 / 9월 18~20일
    아멘넷 뉴스 | 2020-07-28
    ▲[동영상] 동영상 뉴스로 보기 6, 7월이면 뉴욕에는 교회들의 축제가 열린다. 할렐루야대회이다. 40여년이 넘어가는 역사 속에 많은 유명 강사들의 강단에 섰고, 말씀과 찬양이 충만하게 흘러넘치는 뉴욕 한인교회들의 최대의 연합집회이다. 코로나…
  • 스웨덴 여성 사역자 수 남성 앞질러
    뉴스M | 2020-07-28
    루터란 연구소 결과, 스웨덴 여성 사역자가 남성 앞지른 경우 최초 루터란 연구소가 스웨덴 최초로 여성 사역자 수가 남성을 앞질렀다고 발표했다 (사진=스웨덴교회) 스웨덴교회의 여성 사역자의 비중이 최초로 남성을 추월했다. 루터란 연구소가 이번달에 발표한 자료에 …
  • [CA] 남가주사랑의교회 나바호인디언에 마스크 30만장 전달
    크리스천 위클리 | 2020-07-28
    남가주사랑의 교회는 나바호 인디언들에게 30만장의 마스크를 전달했다 남가주사랑의교회(담임 노창수 목사) 국내선교사역원에은 지난 7월 21일(화), COVID-19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원주민 나바호 자치정부에 마스크 30만장을 전달했다. 아리…

검색


KCMUSA,680 Wilshire Pl. #401, Los Angeles,CA 90005
Tel. 213.365.9188 E-mail: kcmusa@kcmusa.org
Copyright ⓒ 2003-2020 KCMUSA.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