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플로이드와 한인교회 > 미국교계뉴스 USA News | KCMUSA

조지 플로이드와 한인교회 > 미국교계뉴스 USA News

본문 바로가기

미국교계뉴스 USA News

홈 > 뉴스 > 미국교계뉴스 USA News

조지 플로이드와 한인교회

페이지 정보

작성자 미주한국일보| 작성일2020-07-01 | 조회조회수 : 4,253회

본문

▶ 문일룡 칼럼

미니애폴리스 백인 경찰의 과잉 폭력 사용에 의해 빚어진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사건으로 전국에서 항의 시위와 인종차별에 대한 반성 요구가 드높다. 며칠 전에는 내가 살고 있는 버지니아 주 페어팩스 카운티에서도 백인 경찰이 제 정신이 아닌 듯 해 보이는 한 흑인 남자에게 전기충격기를 사용해 폭력적으로 제압한 사건이 일어 나기도 했다.
이에 페어팩스 카운티 경찰국장은 바로 공개 사과를 하고 해당 경찰을 폭행 등으로 기소했다. 그리고 현장에 있었던 다른 경찰들도 모두 업무에서 배제된 채 수사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주 내가 가끔 찾아가 예배를 드리는 미국인 교회가 ‘인종차별주의, 정의, 그리고 희망’ 이라는 주제로 공개 대화를 주최했다. 물론 이 행사는 온라인으로 진행되었고 참여 숫자도 제한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바로 신청해 참여할 수 있었다. 숫자를 500명으로 제한했기에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도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사실 그 정도 숫자면 작은 규모도 아닌데 저녁 8시에 대화가 열리는 당일 오후 2시에 이미 제한 숫자가 모두 채워졌다고 하니 그 만큼 이 주제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 대화의 사회는 행사를 주최한 교회의 백인 담임 목사가 맡았다. 그리고 두 명의 목사가 초대되었는데 둘 다 흑인으로서 한 명은 가까운 메릴랜드 주에서, 그리고 다른 한 명은 로스엔젤레스에서 목회를 하고 있다고 했다. 1시간 반 이상 진행 되었던 이 대화에서는 내가 이미 짐작할 수 있는 내용도 있었지만 전혀 예기치 못 했던 부분도 있었다. 또한 마지막에 거론 되었던 교회의 역할에 대해서는 기독교인들이 많은 우리 한인 동포 사회와 한인 교회들에게도 생각해 볼 거리와 도전을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대화의 내용 중 예기치 못했던 부분에는 초대 받은 흑인 목사가 느끼는 인종차별에 대한 소회가 있었다. 그 목사는 같이 초대된 다른 흑인 목사에 비해 피부 색깔이 상대적으로 옅었다. 그 목사는 피부 색깔 짙음 정도와 체격에 따라 받는 느낌이 다르다고 했다.
본인처럼 피부 색깔이 상대적으로 옅고 체격이 크지 않는 흑인들이 주위로부터 받는 경계심은, 훨씬 검고 건장한 흑인들이 느끼는 것 보다 덜 하다는 것이다. 그 목사는 그 소회를 통해 검은 피부와 큰 체격이 우리에게 주는 두려움의 근본적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결국 그게 우리의 마음 속에 깔려 있는 인종차별에서 연유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뜻인 것이다.

초대된 흑인 목사들은 대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교회에 대해 아픈 지적과 도전의 발언도 던졌다. 지적은 인종차별 문제에 있어서 교회들이 과거에 보여 준 자세와 행태였다. 여기에서 교회는 사실 백인 교회를 가리켰다. 흑인 교회들에게는 인종차별 문제란 그들의 존재와 삶에 직접적 연관이 있기에 민권운동에 앞장 섰다는 것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바이다. 그런데 백인 교회들은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오래 전에는 성경 구절을 인용해 가며 인종차별을 정당화시킨 적도 있었고 그렇지 않더라도 침묵과 관망만 했다는 것이다.
결국 그러한 행태는 ‘공범 행위’ 와 다름 없다는 비판이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교회들이 행동으로 연결되는 모습은 보이지 못한 채 말 잔치나 기도로만 멈춘다면 교회가 맡은 역할을 다 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런 지적과 도전에 과연 우리 한인 교회들이 교회로서 취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을까. 결국 그 흑인 목사들이 지적한대로 우리는 기도만 하는 것으로 그쳐야 하나. 이런 일들은 흑인들의 문제이지 한인들의 문제는 아니라고 그냥 넘어 갈 수 있나.
이에 지난 달 말 내가 출석하는 교회가 소속된 미국연합감리교회 버지니아 연회의 흑인 여자 감독은 교회 내에서 이런 인종 문제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가질 것을 공개적으로 주문했다. 또한 최근 하버드 대학 총장은 하버드 대학 커뮤니티에 누가복음 12장 48절을 인용하면서 더 많이 받은 자에게 더 많은 것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주문과 지적이 우리 한인사회와 한인 교회들에게 시사하는 바도 크다.

<문일룡 / 변호사, VA>


미주한국일보 koreatimes.com
  •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Total 4,277건 260 페이지
  • “투표 빨리 하게 해달라” 시민권 신청자 집단 소송
    미주중앙일보 | 2020-07-01
    코로나19로 미국 시민권 선서식이 연기되자 신청자들이 연방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12일 전국이민자소송연합에 따르면 최근 필라델피아 지역 시민권 신청자 2명이 국토안보부, 이민서비스국(USCIS)을 상대로 시민권 귀화 절차를 신속히 처리해달라는 내용의 집단…
  • [CA] 남가주 모롱고 카지노서 코로나 확진자 1명 발생
    미주중앙일보 | 2020-07-01
    팜스프링스에서 15마일 떨어진 카바존에 위치한 모롱고 카지노 리조트&스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고 카지노 측이 지난 12일 발표했다.AP 보도에 따르면 리조트 측은 코로나 양성반응을 보인 매니저는 무증상자로 고객과 직접 접촉하지 않았으며 완치할 때까지 출…
  • USC 부정 입학에 4만불 챙겨
    미주중앙일보 | 2020-07-01
    대학원 부처장 유죄 인정 중국 유학생들의 USC 대학원 부정 입학을 도운 학교 관계자가 유죄를 인정했다.15일 LA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유학생들로부터 수만 달러를 받고 입학 서류를 날조해 USC 대학원 입학을 도운 휴 키트 데이비드 청(36)이 사실상 유죄를 인정했다…
  • [CO] 콜로라도 한인교회 현장예배 재개
    미주중앙일보 | 2020-07-01
    한인교회들, 그래도 "신중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인해 한인교회들이 교회에서 예배를 보지 못하게 된 지도 3개월이 다 되어간다. 5월 첫째 주간부터 미사를 시작한 덴버 한인천주교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한인 교회들은 콜로라도주의 재택명령이 내려진 3월 22…
  • [TX] 재미과기협, 과학기술 꿈나무 수상자 발표
    미주중앙일보 | 2020-07-01
    “My Video Story for STEM”KSEA STEM UCC 경진대회 수상자 사진 [재미한인기술자협회 제공]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회장 오준석, KSEA)가 초.중.고교생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
  • [IL] 일리노이 코로나19 테스팅 100만건 돌파
    미주중앙일보 | 2020-07-01
    8일 현재 확진 12만7757명… 사망 5904명프리츠커 주지사 [AP]일리노이 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관련, 또 하나의 새 이정표를 세웠다.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일리노이주의 코로나19 누적 검사건수가 지난 5일 100만 건을 넘…
  • 00f736a3b4a4fee15df310da01b691c8_1593560219_8953.jpg
    [IL] '약탈•폭동 와중 빈둥거린 경찰'
    미주중앙일보 | 2020-07-01
    연방하원 사무실 소파에 눕고 커피•팝콘 즐겨시카고 당국 "조사 후 철저한 책임 묻겠다" [러시 의원 사무실]경찰의 가혹행위로 비무장 흑인 남성이 숨진 후 촉발된 항의시위가 대규모 폭동으로 번져 수많은 사업체들이 파괴되고 약탈 당하는 도중, 한가롭게 쉬고 있는 일부 경…
  • [NY] 한·흑 협력 강화 다짐
    미주중앙일보 | 2020-07-01
    한·흑 협력 강화 다짐 뉴욕 한인 커뮤니티가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를 지지하고 한·흑 협력을 강화할 것을 다짐하는 자리를 가졌다. 뉴욕한인회(회장 찰스 윤·뒷줄 왼쪽 네 번째)를 중심으로 한 한인단체 리더들은 13일 맨해튼 할렘에 위치한 정의의 집(House of J…
  • [IL] [로컬 단신 브리핑] IL 공화계 “복원 4단계 신속 이동” 요구 외
    미주중앙일보 | 2020-07-01
    프리츠커(왼쪽) 주지사와 빌 브레이디 의장 [AP]▶주의원들 4주 대신 2주 요구에 프리츠커 “변화 없다”일리노이 주의회 공화당 소속 의원들이 JB 프리츠커 주지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복원 계획 진행 속도에 불만을 표했다.일리노이 주 상원 빌 브레…
  • [NJ] 뉴저지한국학교 온라인 종강식
    미주중앙일보 | 2020-07-01
    뉴저지한국학교(교장 황현주)가 지난 12일(금요학교)과 13일(토요학교) 봄학기 온라인 종강식을 가졌다. 8학년은 졸업식으로 진행됐으며 교장선생님의 격려사에 이어 졸업생들을 호명하고 학생 소개 영상을 시청했다. 여름방학을 맞이한 뉴저지한국학교의 개학은 오는 9월 11일…
  • [CA] 교통티켓 납부 마감일 90일 연장
    미주중앙일보 | 2020-07-01
    LA카운티 법원 LA카운티 법원이 교통티켓 납부 마감일을 90일 연장한다고 밝혔다.법원은 티켓이 부과된 25만6000여명에게 이와 같은 내용이 담긴 내용을 15일 우편으로 발송했다. 코로나 사태로 대면 작업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며 과태료는 온라인으로도 납부할수 있다.…
  • 미 아카데미상 시상식, 코로나19로 내년 4월로 연기
    연합뉴스 | 2020-07-01
    아카데미 시상식 연기 역대 네번째…출품작 심사기간 연장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 영화계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격 연기됐다.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 영화예술아카데미(AMPAS…
  • 통신 대란 T-모빌 빼고 '정상화'
    미주중앙일보 | 2020-07-01
    버라이즌ㆍAT&T "우리 잘못 아니다" 15일 오전 발생한 메이저 이동통신사의 장애 현상이 대부분 해소된 가운데 T-모빌은 오후까지 복구작업을 계속하고 있다.월 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오전9시(LA시간)부터 전국 곳곳에서 통신 장애 현상이 발생했…
  • 흑인사망에 보건·경제위기까지…갤럽 '미 국민 자부심 최저'
    연합뉴스 | 2020-07-01
    2001년 조사 이후 가장 낮아…"국가 방향에 만족" 20% 그쳐 미국인의 국가에 대한 자부심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15일(현지시간) 밝혔다.갤럽과 미 언론에 따르면 갤럽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18세 이상 미 성인 1천34명을…
  • 코로나 19로 인해 소원해진 관계 복원
    미주 크리스찬투데이 | 2020-07-01
    교회출석 못하면서 소원해진 관계회복은 이렇게…성도의 고충 알아주고 용기주는 목회자 행동 필요 ▲ 내가 생각하는 것이 상대방과 같다는 가정에서 오해와 스트레스가 온다.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A 집사는 며칠 전 초인종 소리에 놀라 문을 열었다. 코로나 19로 인해 찾아…

검색


KCMUSA,680 Wilshire Pl. #419, Los Angeles,CA 90005
Tel. 213.365.9188 E-mail: kcmusa@kcmusa.org
Copyright ⓒ 2003-2020 KCMUSA.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