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통과한 공화당 ‘메가 법안’ 남은 절차는... 수천만 명 의료비 증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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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 존 튠 원내대표(왼쪽에서 두번째)가 1일 법안 표결 직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BC 뉴스 캡처}
공화당 ‘메가 법안’ 수천만 명 의료비 부담 증가
메디케이드·오바마케어 가입자 직격탄… 미 전역 영향 불가피
향후 10년간 메디케이드와 오바마케어(ACA)에 대한 연방 지출을 약 1조 달러 삭감하는 법안이 7월 1일 연방 상원을 가까스로 통과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한 이른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은 버락 오바마 및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확대된 공공 건강보험 정책을 대폭 후퇴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법안은 2017년 트럼프 1기 당시 시행된 소득세 및 법인세 감세 조치의 연장과 함께 불법 이민자 차단을 위한 국경 장벽 예산, 메디케이드와 푸드스탬프 등 저소득층 대상 복지 예산 삭감을 포함하고 있다.
다만, 불법체류 이민자에게 의료혜택을 제공하는 주정부-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에 대한 연방 메디케이드 지원금 삭감 조항은 상원 예산 조정 규칙에 위배돼 최종 법안에서 제외됐다. 이 규칙은 연방 예산(지출, 세입, 부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항목만 포함할 수 있도록 제한하기 때문이다.
이 법안은 오늘(2일) 하원 표결을 앞두고 있으며, 의회를 최종 통과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7월 4일 독립기념일 이전에 서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회예산처(CBO)는 법안이 시행될 경우 2034년까지 약 1200만 명이 보험을 상실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병원·요양시설·지역 보건소 등의 재정 악화로 이어져 일부는 서비스 축소, 인력 감축, 심지어 폐쇄까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오바마케어 도입 후 미국의 무보험률은 사상 최저를 기록한 바 있다.
다음은 법안 시행에 따른 5가지 변화다.
메디케이드 받으려면 ‘근로 증명’ 의무화
상원안은 메디케이드 가입 요건에 근로 또는 활동 증명 제출을 의무화하는 조항을 담았다. 오바마케어를 통해 메디케이드를 확대한 40개 주 및 워싱턴D.C.에서는 가입자가 매달 최소 80시간 일하거나, 자원봉사 또는 학업 중이라는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육아 등 사유가 있는 경우도 면제될 수 있다.
반면, 메디케이드를 확장하지 않은 공화당 주도 10개 주는 이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KFF 헬스뉴스는 조지아주의 경우 2023년부터 유사 규정을 시행했지만, 행정 혼선과 막대한 예산 초과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조지아 예산정책연구소에 따르면 9000만 달러 이상이 투입됐으나 이중 실제 의료 혜택에 사용된 예산은 2600만 달러에 불과하다. 예일대 공중보건대 치마 은두멜레 교수는 “숨은 비용이 천문학적”이라고 지적했다.
메디케이드 이용시 본인 부담금 최대 35달러
메디케이드 수혜자에게 본인 부담금이 적용될 수 있다. 개인 기준 연 1만5650달러(연방 빈곤선) 이상, 2만1597달러(138%) 미만의 가입자는 일부 진료 서비스에 대해 최대 35달러를 부담하게 된다.
기본 진료, 정신건강, 약물치료는 예외지만, 비응급 상황에서 응급실을 이용할 경우 더 높은 비용이 부과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본인 부담금 도입이 저소득층의 진료 기피로 이어지고, 미납금은 의료기관의 재정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KFF 헬스뉴스는 몇몇 주에서 10달러 미만의 부담금 제도를 도입했지만 이 조차도 저소득층의 진료 회피 요인이 된다고 전했다.
오바마케어 자동 갱신 종료
오바마케어 가입자에게도 불이익이 예상된다. 법안은 기존의 자동 갱신 절차를 없애고 가입자가 매년 수입, 이민자격 등 정보를 새로 제출하도록 의무화했다. CBO에 따르면 현재 1000만 명 이상이 자동 갱신을 통해 보험을 유지하고 있다.
연례 가입기간도 약 한 달 단축되며, 실직·결혼·출산 등으로 예외 가입을 신청할 경우 기존처럼 보조금이 즉시 지급되지 않고 서류 심사가 완료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지금은 신청 후 최대 90일간 보조금이 임시 지급돼 왔다. 공화당은 이같은 조치에 대해 부정 가입 방지 차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코로나10 팬데믹 기간 임시 확대된 보조금도 올 연말로 종료됨에 따라 2026년부터 보험료가 평균 75%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농촌 병원 300곳 이상 폐쇄 위기
주정부가 ‘공급자 세(Provider Tax)’를 통해 병원과 요양원 등이 추가 지원하던 방식이 제한된다. 이 제도는 낮은 메디케이드 진료 수가를 보완하고 의료 서비스 확충에 기여해왔다. 그러나 예산 삭감으로 인해 재정기반이 취약한 농촌 병원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KFF 헬스뉴스는 캘리포니아주를 포함해 켄터키, 루이지애나, 오클라호마 등에서 300개 이상 농촌 병원이 축소 또는 폐쇄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원은 법안에 농촌 지역 병원 지원을 위해 500억 달러의 특별 기금을 배정했으나 실질적 효과는 불투명하다.
합법 체류 이민자도 보험 상실 위기
저소득층 아동, 인신매매 피해자, 난민, 망명 신청자 등 합법적으로 체류하는 수십만 명의 이민자들도 ACA 보조금 중단으로 보험을 상실할 위기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젊고 건강해 보험료 상승을 억제하는데 기여해왔으나 이탈할 경우 전체 보험시장이 고령·고위험층 중심으로 바뀌며 보험료 인상을 유발할 수 있다.
난민옹호단체 USA난민위원회(Refugee Council USA)의 존 슬로컴 사무국장은 “우리가 보호를 약속한 이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줄 뿐 아니라 지역사회 시스템에 불필요한 비용을 떠안길 것”이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