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나니아 연대기’ 부활…그레타 거윅 ‘마법사의 조카’ 내년 2월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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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 루이스 7권 전체 판권 확보 후 첫 대형 프로젝트
나니아 탄생 다룬 원작 최초 영화화…대니얼 크레이그·메릴 스트립 등 출연
2027년 2월 극장·IMAX 먼저 공개…4월 넷플릭스 스트리밍

[넷플릭스 제공]
“옷장보다 먼저 사자가 있었다.”
C.S. 루이스의 세계적인 판타지 고전 『나니아 연대기(The Chronicles of Narnia)』가 그레타 거윅 감독의 손을 거쳐 새로운 모습으로 스크린에 돌아온다.
넷플릭스는 거윅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영화 『나니아: 마법사의 조카(Narnia: The Magician’s Nephew)』를 2027년 2월 12일 전 세계 극장과 IMAX에서 개봉한다고 밝혔다. IMAX 특별 시사회는 이보다 이틀 앞선 2월 10일부터 시작하며, 넷플릭스에서는 4월 2일부터 공개된다. 북미 지역 극장 배급은 넷플릭스가 맡고, 북미 이외 지역에서는 소니픽처스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한다.
이번 작품은 루이스가 1955년 발표한 『마법사의 조카』를 처음으로 영화화한 작품이다. 『사자와 마녀와 옷장』에 등장하는 나니아 세계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거슬러 올라가 보여주는 ‘기원 이야기’다.
특히 넷플릭스가 2018년 C.S. 루이스 컴퍼니와 『나니아 연대기』 7권 전체를 영화와 시리즈로 제작하는 다년 계약을 체결한 이후 선보이는 핵심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당시 계약은 『나니아 연대기』 7권 전체의 영상화 권리가 처음으로 한 회사에 모였다는 점에서도 주목받았다.
1898년 태어나 1963년 세상을 떠난 C.S. 루이스는 영국의 대표적인 작가이자 문학자, 기독교 사상가다. 옥스퍼드대에서 영문학을 가르친 뒤 케임브리지대 중세·르네상스 문학 교수를 지냈으며 『순전한 기독교』,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헤아려 본 슬픔』 등 30권이 넘는 저서를 남겼다. 『나니아 연대기』에는 선과 악, 희생과 구원, 유혹과 선택, 죽음과 부활 등 루이스의 기독교적 세계관이 판타지의 형식을 통해 폭넓게 녹아 있다.
이번 영화의 중심에도 나니아를 창조하는 사자 아슬란이 있다.
70여 년 전 한 작가가 상상했던 ‘노래로 세상을 탄생시키는 사자’가 2027년 거대한 스크린 위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나니아를 노래해 탄생시키는 사자…어린 시절부터 마음에 남았다”
거윅은 뉴욕에서 열린 예고편 공개 행사에서 진행을 맡은 스티븐 콜베어와의 대담을 통해 “원작을 각색하는 일은 자신을 만들어준 작가의 정신세계와 만나는 특별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그는 루이자 메이 올컷의 『작은 아씨들』에 이어 『나니아 연대기』까지 “어린 시절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했던 두 책을 영화로 만들 수 있는 특권을 누리게 됐다”고 밝혔다.
거윅 감독에 따르면 그는 어릴 때부터 『나니아 연대기』를 읽으며 자란 오랜 팬이다.
그는 "어린 시절 『마법사의 조카』를 처음 읽었을 때 우주의 사자가 노래를 불러 나니아 세계를 탄생시킨다는 놀랍고도 기발한 발상에 매료됐다”고 밝혔다.
당시에는 자신이 훗날 영화감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지만, “음악으로 만들어진 우주”라는 이미지는 오랫동안 마음속에 남아 있었다고 했다.
거윅은 『나니아 연대기』를 통해 마법과 숨겨진 세계, 모험을 믿게 됐다고 설명했다. 평범한 사람도 어느 순간 거대한 모험 속으로 들어갈 수 있고, 어디에서든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상상력을 이 책에서 배웠다는 것이다.
그는 “그 경이로움이 나를 변화시켰다”며 자신에게 큰 영향을 미친 작품을 직접 영화로 구현하는 것을 “평생에 한 번 올 만한 영광”이라고 표현했다.
거윅은 영화 작업을 시작하면서 루이스의 저작을 다시 읽었을 뿐 아니라 그에게 영향을 준 작품들까지 폭넓게 살펴봤다.
루이스가 오랫동안 활동했던 영국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를 찾았고, 그의 출생지인 북아일랜드 벨파스트도 방문했다. 작품만 옮기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사고와 내면세계까지 이해하기 위한 과정이었다는 설명이다.
‘사자와 마녀와 옷장’ 이전으로…나니아 탄생 그린다
『마법사의 조카』는 출간 순서로는 『나니아 연대기』의 여섯 번째 작품이지만, 이야기의 시간 순서에서는 시리즈의 출발점에 해당한다.
1955년 출간된 이 작품은 현실 세계와 나니아가 어떻게 연결됐는지, 마법의 세계 나니아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그리고 이후 『사자와 마녀와 옷장』으로 이어지는 사건들이 어떻게 시작됐는지를 보여준다.
넷플릭스는 영화에 대해 “모든 세대의 관객이 나니아의 창조를 경험하도록 초대하는 대규모 모험극”이라고 설명했다.
주인공 디고리와 폴리 역에는 신예 데이비드 매케나와 베아트리스 캠벨이 각각 발탁됐다.
여기에 에마 매키, 캐리 멀리건, 키어런 하인즈, 대니얼 크레이그, 메릴 스트립, 코브나 홀드브룩스미스, 데니스 고프, 수전 워코마 등 유명 배우들이 대거 합류했다. 대니얼 크레이그는 디고리의 삼촌인 마법사 앤드루 역을, 에마 매키는 위험하고 강력한 인물 제이디스를 연기한다.
거윅 감독은 두 아역 주인공을 뽑기 위해 수천 명의 어린 배우를 오디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부모와 함께 대사를 읽어 제출한 매케나와 캠벨의 오디션 영상에 계속 눈길이 갔다고 했다. 실제 오디션에서도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서로를 찾고 가까워졌다고 거윅은 전했다.
최종적으로 두 배우를 선택하게 된 계기도 사소한 순간이었다.
스크린 테스트 도중 캠벨이 코를 훌쩍이자 매케나가 이를 알아차리고 카메라 밖 제작진에게 휴지를 가져다 달라는 손짓을 했다. 거윅은 두 아이가 이미 서로를 챙기고 있다는 모습을 보고 두 사람이 디고리와 폴리에 적합하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예고편에는 레드 제플린 ‘Stairway to Heaven’
첫 예고편에는 전설적인 영국 록밴드 레드 제플린의 ‘Stairway to Heaven’이 사용돼 화제가 됐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이 곡이 영화 예고편에 정식 사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거윅 감독은 직접 레드 제플린의 보컬 로버트 플랜트와 기타리스트 지미 페이지에게 연락해 곡 사용을 요청했다.
거윅은 이 노래를 단순한 배경음악이 아니라 영화의 주제와 맞닿아 있는 곡으로 봤다.
그는 이 곡이 “영적인 여정”을 담고 있으며 진정한 깨달음을 향하는 길과 우상이나 잘못된 길로 빠질 수 있는 인간의 선택을 함께 다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구조가 『마법사의 조카』가 그리고 있는 영적 탐색과 맞아떨어졌다고 밝혔다.
영화의 오리지널 음악은 거윅 감독의 『바비』에도 참여했던 마크 론슨과 앤드루 와이어트가 맡는다.
2018년 시작된 넷플릭스 ‘나니아 프로젝트’
넷플릭스의 『나니아 연대기』 프로젝트는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넷플릭스는 그해 10월 C.S. 루이스 컴퍼니와 다년 계약을 맺고 7권으로 구성된 『나니아 연대기』 전체를 바탕으로 영화와 시리즈를 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넷플릭스 최고콘텐츠책임자였던 테드 서랜도스는 “『나니아 연대기』는 세계 여러 세대의 독자들에게 사랑받아 온 작품”이라며 사자 아슬란을 비롯한 나니아의 인물과 세계를 새로운 작품으로 선보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C.S. 루이스의 의붓아들이자 원작 관리에 참여해 온 더글러스 그레셤도 제작·배급 기술의 발전으로 나니아의 모험을 세계 곳곳의 관객에게 보여줄 수 있게 됐다며 넷플릭스와의 협업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넷플릭스는 당초 나니아 세계관을 장편 영화뿐 아니라 시리즈로도 확장한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eOne의 마크 고든과 그레셤, 빈센트 시버 등이 초기 프로젝트의 제작진으로 참여했다.
그로부터 약 9년 만에 거윅 감독의 『마법사의 조카』가 새로운 ‘넷플릭스 나니아’ 시대의 본격적인 출발점으로 관객을 만나게 되는 셈이다.
7권 1억2000만부 판매…60개 이상 언어로 번역
『나니아 연대기』는 20세기를 대표하는 판타지 문학 가운데 하나다.
첫 작품 『사자와 마녀와 옷장』이 1950년 출간된 뒤 『캐스피언 왕자』, 『새벽 출정호의 항해』, 『은의자』, 『말과 소년』, 『마법사의 조카』, 『마지막 전투』 등 모두 7권이 발표됐다.
넷플릭스가 2018년 계약을 발표할 당시에는 전 세계 판매량이 1억 부 이상, 번역 언어가 47개 이상이라고 소개했다. 최신 자료에서는 누적 판매량이 1억2000만 부를 넘어섰으며 70여 개국에서 6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된 것으로 집계됐다.
니콜 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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