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여성전용 스파 소송 대법원으로…‘트랜스젠더 출입’ 놓고 종교·표현의 자유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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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주 차별금지법 놓고 6년째 법정 공방
스파 측 “종교·사생활 침해”…항소법원은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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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린우드에 있는 올림푸스 스파 건물 전경. [올림푸스 스파 웹사이트]
워싱턴주에서 한인 가족이 운영하는 여성 전용 한국식 스파가 트랜스젠더 여성의 출입 문제를 놓고 연방대법원의 판단을 요청했다.
린드우타임즈 등 지역 언론들에 따르면 시애틀 북쪽 린우드 등에 있는 ‘올림푸스 스파(Olympus Spa)’를 운영하는 한인 1세 선 리(Sun Lee) 씨 가족은 최근 연방대법원에 상고허가청원(certiorari petition)을 제출했다.
이번 연방대법원이 청원을 허가할 경우 여성 전용 나체 시설에 성 정체성 차별을 금지하는 주법을 적용하는 것이 수정헌법 제1조가 보장하는 종교·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지를 쟁점으로 다루게 된다.
올림푸스 스파는 한국의 목욕·찜질 문화를 기반으로 한 여성 전용 시설이다. 목욕과 일부 마사지 공간에서는 고객들이 옷을 입지 않은 상태로 공동 시설을 이용한다. 이씨 가족은 20여 년 동안 워싱턴주에서 한국식 스파를 운영해왔다.
소송은 2020년 한 트랜스젠더 여성이 스파 이용을 거부당했다며 워싱턴주 인권위원회(HRC)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스파 측은 성확정 수술을 받지 않은 트랜스젠더 여성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었다.
워싱턴주 인권위원회는 이 같은 방침이 주 차별금지법(Washington Law Against Discrimination·WLAD)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이 법은 공공 편의시설에서 성별과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으며, 성적 지향에는 성별 표현과 성 정체성도 포함된다.
스파 측은 나체로 이용하는 시설의 특성상 여성 고객과 직원의 사생활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맞섰다. 그러나 인권위원회는 성확정 수술 여부를 기준으로 트랜스젠더 여성의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성 정체성에 따른 차별이라고 판단했다.
양측은 2021년 10월 스파 측이 차별금지법을 준수하고 홈페이지에서 ‘생물학적 여성만 입장할 수 있다’는 문구를 삭제하는 데 합의했다. 스파 측은 다만 관련 법의 위헌 여부를 법정에서 다툴 권리를 남겼다.
올림푸스 스파는 이듬해 인권위원회 관계자들을 상대로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주정부가 입장 정책을 변경하도록 한 것은 수정헌법 제1조가 보장하는 종교와 표현, 결사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주장이었다.
연방지방법원은 2023년 스파 측의 청구를 기각했다. 제9연방항소법원도 지난해 5월 2대1로 하급심 판결을 유지했다.
항소법원 다수의견은 워싱턴주의 차별금지법이 특정 종교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공공 편의시설에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법이라고 판단했다. 일반 고객을 상대로 영업하는 상업시설인 스파가 수정헌법상 보호되는 친밀하거나 표현적인 결사체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다수의견을 작성한 M. 마거릿 매키언 판사는 “스파가 제기하는 우려와 신념을 가볍게 보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다른 방법으로 집행 조치에 이의를 제기할 수는 있지만 수정헌법 제1조를 통한 구제는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반면 케네스 K. 리 판사는 반대의견에서 스파의 정책이 성적 지향 자체가 아니라 여성 전용 나체 시설에서 고객의 신체적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다수의견에 반대했다.
논란은 지난 3월 제9연방항소법원이 전원합의체 재심(en banc)을 거부하면서 다시 불거졌다.
로런스 밴다이크 판사는 재심 거부에 반대하는 별도 의견에서 남성 성기를 직접 언급하는 노골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여성과 미성년자들이 원치 않는 신체 노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제9연방항소법원 판사 27명은 공동 의견을 내고 밴다이크 판사의 표현을 “저속한 술집 대화(vulgar barroom talk)”라고 비판했다. 법원 의견에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해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대법원 상고에는 보수 성향 법률단체 얼라이언스 디펜딩 프리덤(ADF)과 퍼시픽저스티스인스티튜트(PJI)가 스파 측을 지원하고 있다.
PJI의 케빈 스나이더 수석 변호사는 “여성과 소녀들이 다른 사람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기 위해 신체적 사생활과 안전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ADF는 대법원 청원서에서 이씨 가족을 종교의 자유를 찾아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기독교 이민자 가족으로 소개했다. 워싱턴주의 법 집행으로 생계와 신앙에 따른 사업 운영이 위협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워싱턴주 측은 차별금지법이 특정 종교나 사업자를 겨냥한 것이 아니며 공공 편의시설에서 성 정체성에 따른 차별을 막기 위해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법이라는 입장이다.
니콜 장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