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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과 전도를 함께하는 대화형 안내서

복음전도┃J. D. 페인 지음┃허준 옮김┃268쪽┃15000원┃요단

주님의 지상명령이라고 일컫는 이 명령에 순종한 믿음의 선배들 덕에 복음을 듣게 됐고 구원받았다. 그 은혜에 감격해 이래저래 구원의 기쁨과 감격을 나누기도 했지만, 복음의 내용을 규모있게 잘 전하고 싶었다. 그래서 전도훈련을 받았다.

 

4영리, 하나님과 화목하는 길과 같은 비교적 간단한 복음 전도지를 외우고, 전하는 법을 배웠다. 실제 전도 현장에서 훈련의 효과를 볼 때도 있었지만,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을 때는 동공에 지진이 일어나 시선을 어디에 둘지 몰랐고, 가슴도 벌렁거려 어떻게 마무리를 했는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좀 더 잘 준비하려고 이름도 무시무시한 전도폭발전도법으로 중무장을 하기로 했다. 몇 달에 걸쳐 접촉하는 법, 복음의 핵심 내용, 반대의견 다루는 법 등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실습도 했다.

 

이미 오랫동안 현장에서 검증된 탁월한 전도법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이전의 전도법보다는 전도 현장에서 유익하게 사용하였다. 드디어 주님의 지상명령을 제대로 순종할 수 있게 되었다는 뿌듯함이 마음 한구석에부터 차올랐다. 물론 구원은 전적인 하나님의 역사이다.

 

이 이야기는 개인적 경험이 일부 들어있는 가상의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주님의 지상명령에 성공적으로 순종했지만, 그 과정에는 많은 훈련과 수고가 뒤따랐다. 그런데 이런 훈련과 부담 때문에 주님의 지상명령인 전도를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도 적잖게 많다. 그래서 마땅히 구원의 은혜에 보답하는 지상명령에 대한 순종, 즉 전도에 대한 도전, 전도대상자를 정하라는 요구, 나아가 전도 훈련에 참여하라는 권면이 다른 어떤 순종의 요청보다 자못 부담스러운 일로 여기는 경우는 없었는지?

 

J.D 페인의 복음전도는 적어도 이러한 부담에서 우리를 자유하게 해 준다. 그 첫 번째 이유는 책의 내용이 대화형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책에는 예수님을 믿은 지 21년 되는, 서른일곱 살 보험회사 직원인 로베르토와 예수 믿은 지 일 년 된 스물두 살 인류학을 전공하는 대학 졸업 반 마크라는 가상인물이 등장한다. 책의 내용은 로베르트는 매주 목요일에 커피숍에서 마크를 만나 전도를 비롯해 그리스도인의 삶과 연관된 주제로 대화하면서 자연스럽게 개인양육을 하는 이야기이다. 자연스러운 설정과 대화형식은 독자들이 이 책에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만든다.

 

20세기 최고의 복음주의자라고 불렸던 J.I 패커는 페인 교수의 복음 전도가 마틴 루터, 리차드 벡스터, 찰스 스펄전 처럼 대화라는 도구를 복음 전도에 탁월하게 적용했기에 이를 읽다 보면 전도의 사명을 감당하는데 필요한 많은 지혜를 얻게 된다고 평가했다.

패커의 말처럼 독자는 책을 읽으면서 이들의 만남에 자연스럽게 합석하게 되고, 이들의 대화에 귀 기울이다 보면 궁금증을 해소하게 된다. 그 결과, 전도 현장에서 질문을 받게 될 경우, 어떻게 답변을 해야 하는지도 물 흐르듯이 익히게 된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패커가 말했듯이, 그리스도인들 뿐 아니라, 전도 대상자들이 궁금해 할 여러 질문에 답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인 페인 교수는 샘포드대학교(Samford University)에 재직하기 전에 남침례신학교(South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에서 학위를 받고 교회개척과 전도를 강의했다.

저자는 침례교 신학자로서 각 질문에 대해 웨슬리안·아르미니안 진영보다는 개혁주의·칼빈주의의 입장에서 답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페인 교수는 이 두 관점을 가능한 공정하고 정확하게 다루고자 했다고 밝힌다.

 

저자는 마치 예수님의 33년 지상 생애를 염두에 둔 것처럼 33개의 질문에 대한 성서적인 답변을 제시한다. 질문은 전도대상자보다도 전도자가 먼저 알고 믿고 확신해야 하는 전도, 복음, 회개, 구원받는 믿음, 회심, 거듭남, 구원, 전도의 필요, 선택과 같은 것부터 시작된다.

전도자의 태도와 역할을 다룬 전도할 마음이 들지 않을 때, 전도 시 실수할 때, 전도 관련 성경 구절을 다 암기하지 못할 때, 복음을 거절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도 등장한다. 그리고 전도대상자가 던질만한 질문이자 전도자 역시 궁금해할만 한 복음을 듣지 못한 사람, 어린이나 지적 장애인들이 죽은 후에는 어디로 가는가와 같은 질문도 다룬다. 그러나 저자가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이 일대일 전도법이나 기독교 변증을 위한 책은 아니다.

 

그럼에도 전도훈련에 대한 부담을 가지고 있거나, 구원과 관련해 기독교 신앙에 대해 질문을 가지고 있는 독자라면 정말 피가되고 살이되는 그런 매력을 지니고 있다. 한마디로 평가하자면, 읽기만 해도 전도 훈련이 되고, 읽기만 해도 전도가 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기능적으로는 대화라는 방식으로 전도대상자, 전도 훈련생이 전도에 쉽게 접근하게하고, 내용적으로는 전도 훈련생들이 알아야 할 기본적인 전도의 정의부터 전도 과정에서 마주하게 다양한 질문에 대한 답과 내용을 제공하고, 결론적으로는 전도자의 삶의 태도와 내용이 비록 전도시점에서 미완이더라도 계속적으로 예수님을 따르는 삶이어야 한다는 점을 짚어준다. 무관심이 특징이 되어버린 현대인들에게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접촉점을 만들고, 신앙에 대한 지적 호기심에 답하면서 주님을 만나도록 인도해 주는 탁월한 전도의 본을 보여준다.

 

질문을 다루는 저자의 신학적 입장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침례교신학의 범주 안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이 지향하는 바가 복음에 충실하고, 복음에 순종해 복음대로 살고자하다가 많은 순교자가 나온 침례교 전통에 충실한 노력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복음에 빚 진자로서 복음에 순종하려고 적잖게 많은 분량의 전도문을 외우는 부담, 낯선 사람을 만나는 부담, 조리있게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벗어나 자연스럽게 복음전도 훈련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책의 첫 페이지부터 시작되는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전도인으로 훈련돼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만일 불신자가 이 책을 읽게 된다면, 호기심을 가지고 있던 질문에 대한 궁금증이 풀리게 될 것이고 어느 순간 복음을 알고 복음에 반응하여 주님을 만나는 은혜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교회진흥원 박찬익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