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에 비해 작지만 위로 되기를”
한국 법원 “일본 정부 배상” 판결
평화의 소녀상 세운 ATL 한인들
“할머니들 인권 존중 의미 있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김정곤 부장판사)는 지난 8일 고(故) 배춘희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들에게 1인당 1억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위안부 피해자들은 그간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국 법원에 여러 건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는데, 판결이 선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고들이 2013년 8월 일본 정부에 1인당 1억원의 배상금을 요구하는 조정 신청을 법원에 낸 지 약 7년 5개월 만이다.
브룩헤이븐시 블랙번 파크에 있는 애틀랜타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주도한 건립위원회(위원장 김백규)는 “당연한 결과”라며 반색했다.
김백규 위원장은 11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할머니들이 한 분 두 분 돌아가시고 세월이 계속 흐르고 있다”면서 “그동안 할머니들이 겪은 고통과 수모에 비하면 적은 금액이지만, 이렇게라도 한다면 할머니들에게 위로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배상까지 이어지길 바란다”면서 “일본은 일제강점기의 만행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이번 배상 판결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데 일본의 역사 왜곡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고 덧붙였다.
종종 가족과 블랙번 파크의 소녀상을 찾는다는 존 허(41)씨는 “젊은 날의 고통을 어루만지기엔 택도 없는 액수지만 반인도적 범죄행위로 규정되어 그나마 다행이고, 조금이라도 할머니들의 인권을 존중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의미 있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스와니에 사는 김초록 씨는 “외할아버지께서도 일본에 강제징용 되셨기에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감히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상상도 할 수 없었고 큰 충격이었다”면서 “일본이 자꾸 역사를 왜곡하려는 모습도 답답하고 과연 일본이 이번 판결을 인정할지, 이 배상금이 집행될지 두고 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일본 정부는 “매우 유감”이라며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또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일본을 상대로 낸 두 번째 손해 배상 소송 선고는 오는 13일 예정되었으나, 오는 3월 24일 추가 변론기일이 지정됐다.
한편 지난해 4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소녀상 건립위에 총 5만 달러를 기부한 데이빗 플린트 변호사가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소녀상 기부를 통해 한인들의 마음을 위로했던 플린트 변호사가 작고했다”면서 애도의 뜻을 전햇다.
배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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