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이단 신천지가 이미지 세탁에 나서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신천지는 지난 달 24일 전북 군산시 주요 교회들 앞으로 ‘신천지(추수꾼) 출입금지’ 문구를 제거해달라는 내용증명을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천지는 교회 입구에 부착한 ‘신천지 출입금지’ 문구가 지역사회에서 신천지에 대한 악의적인 이미지를 형성한다면서 부착물 제거를 주장했다.

또, 실제 피해 사례가 있어 게시물을 부착한 경우라면 육하원칙에 근거한 내용을 보내달라고 덧붙였다.

내용증명은 신천지예수교회 군산교회(신천지 도마지파 군산지부) 명의로 발송됐다.

CBS 취재결과 신천지로부터 이 같은 내용증명을 받은 군산지역 교회 대다수는 우편물 수취를 거부했고, 몇몇 교회는 내용증명 답변 기한이 없어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천지로부터 내용증명을 받은 교회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군산의 대표적 교회 가운데 한 곳인 A교회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신천지에 대한 경계 수위를 높이자 신천지 측에서 내용증명을 보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과거 신천지 추수꾼 침투 논란을 겪었던 A교회는 코로나19로 신천지 실체가 드러나기 이전부터 자체 이단연구사역위원회를 통해 1년에 한 두 차례씩 이단예방세미나를 실시해왔다.

지난 3월 신천지 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확산되면서 A교회는 “코로나19 집단 감염 제공시 예배방해와 업무방해를 근거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하는 배너를 곳곳에 세워 신천지에 대한 경계 수위를 높였다.

신천지 추수꾼 활동으로 갈등을 겪었던 B교회 역시 신천지의 내용증명에 적반하장이라는 반응이다.

B교회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보건 당국 지침에 따라 교인과 비교인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고, 처음 방문하는 이들에게는 방문카드를 작성하게 했다. 방문 카드에는 신천지 신도의 출입을 금지하는 문구를 넣었다.

또, 교회 곳곳에는 군산시기독교연합회에서 일괄적으로 배포한 이단 경계 포스터를 부착했다.

B교회 관계자는 “코로나가 3월부터 신천지 발로 유행할 때 방역 차원에서 방문 기록을 남겨야 했기 때문에 방역을 위한 목적으로 방문카드를 만들고 신천지 경고 문구를 넣었다.”고 말했다.

이어 “신천지는 코로나 이전에도 건강한 가정을 무너뜨리고 학생들 가출을 조장하는 등 교회 안팎에서 반사회적인 행위들을 일삼아 왔는데 마치 피해자인 것처럼 악의적인 이미지를 만들지 말라고 교회에 내용증명을 보내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C교회 ‘ㄱ’ 목사는 캠퍼스 선교 현장에서 이단 예방 활동을 벌인 것 때문에 신천지 측으로부터 내용증명을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신천지 추수꾼 침투로 교회 내 갈등을 겪었다는 ‘ㄱ’목사. 'ㄱ' 목사는 “코로나19를 통해 전 국민이 신천지 실체를 알게 되면서 이를 만회하려던 이슈가 필요했던 것 같다.”며, “마침 전광훈 목사를 중심으로 코로나 관련 일들이 터지기 시작하니까 이 부분을 건전한 교회에 화살을 돌리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천지 측의 전방위적인 내용증명 배포가 군산 지역만의 현상인지 전국적인 현상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군산시기독교연합회는 신천지 측의 움직임을 보면서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군산시기독교연합회 관계자는 “신천지가 이런 내용증명을 보내는 것은 일종의 모략이라고 생각한다.”며, “내용증명을 보낸다고 해서 그동안 신천지가 보여준 반사회적이고 반인륜적인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CBS 취재진이 내용증명 발송지인 신천지 군산지부를 방문해 발송인인 박OO씨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만날 수 없었다.

신천지 관계자는 교회 앞으로 신천지 출입금지 문구를 제거하라는 내용증명 보낸 사실을 아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