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계열사, '17년째 공전' 경제자유구역에서 옥수수 재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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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계열사, '17년째 공전' 경제자유구역에서 옥수수 재배

  • 2020-07-16 20:21

여수 화양지구 경제자유구역 주민들 "투자 아닌 투기" 분통
산업통상자원부, "4년 연장 고심중..경제자유구역청과 조율하겠다"
통일교계열사, 주민공청회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 부인

[앵커]

여수 화양지구 경제자유구역 시행사인 통일교 계열 일상해양산업이 복합관광단지 조성계획과 달리 농작물을 경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외국자본 투자실적이 없어 경제자유구역의 본래 취지에서 크게 벗어났다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송주열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전라남도 여수시 화양면 '화양지구 경제자유구역' 복합관광단지 개발이 17년 째 제자리걸음인 가운데 사업시행사인 통일교계열 일상해양산업이 영농법인을 만들어 자유구역내 토지에서 옥수수 등 농작물을 경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민들은 사업시행사가 목적 사업에 대한 투자 보다는 부동산 투기를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통일교 계열 일상해양산업이 화양지구 경제자유구역의 개발 사업을 맡은 후 인근 봉화산 정상에는 한때 ‘참부모님 기도성지 봉화산’이라는 선전물이 설치됐고, 이 일대는 통일교 신도들의 성지 순례코스가 됐습니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일상의 관광단지 개발사업 4년 연장안을 논의하는 주민 공청회에서도 확인됐습니다.

[녹취] 여수시 화양면 주민 / 지난 달 23일 주민공청회
“일상에서 경제구역 지정한 목적이 저희 마을 일본에 계시다가 오신 분들이 많아요. 여기가 통일교 성지로 아는 사람들이 많아요. 교주 계신 곳 땅 한번 밟아 보는 게 소원이랍니다.”

화양지구 경제자유구역이 지정된 지 17년.

통일교 성지 조성은 고사하고 목적사업인 복합관광단지 조성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확인결과 일상 측은 2003년 경제자유구역 지정 후 구역 내 토지를 집중 매입하다 2005년쯤부터 토지 매입을 멈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신 영농법인을 만들어 경제자유구역 내 토지에 농작물을 재배하고 있습니다.

‘ㅍ’ 영농법인은 원래 토지주였던 주민들에게 100평 당 5만원의 임대료를 받고 땅을 경작하도록 했습니다.

[인터뷰] 김재천 위원장 / 화양면경제자유구역반대비대위
“이 땅이 자기들이 십수년 전에 매수를 해서 본래 목적대로 사용하지 않고 양파 재배, 옥수수 재배...매도했던 사람들한테 경작료를 받는다는 게 참 어이가 없죠.”

법인 설립 시기도 수상쩍습니다.

‘ㅍ’ 영농법인은 지난 2007년, 그러니까 화양지구 복합 관광단지 조성 사업 기공식이 있던 2008년 보다 한 해전에 설립됩니다.

관광단지 조성 사업에 대한 의지가 의심스러운 대목입니다.

경제자유구역 내 화양면 장수리일대 2003년도 공시지가는 3.3제곱미터 기준 3천 4백원, 17년이 지난 지금 6만 7천9백원으로 20배나 뛰었습니다.

주민들은 통일교 측이 애초에 관광단지 조성 사업보다는 속칭 ‘알박이’로 불리는 부동산 투자에 더 관심이 많았던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인터뷰] 김재천 위원장 / 화양면경제자유구역반대비대위
“국가에서 한다고 하니까 국가를 믿고 땅을 팔았거든요 80%는..당시 그래도 시가를 잘받았겠죠. 그런데 지금와서 보니까 통일교 투기세력들한테 당한거죠 한마디로..”

일상 측은 당초 990만 제곱미터 면적에 1조 5천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나 골프장과 통일교 연수원으로 사용되는 숙박시설이 전부며 외국자본 투자 유치 실적도 전무합니다.

여수 화양지구와 관련한 민원이 끊이지 않자 관계 당국도 이 문제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화양지구가 속한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과 긴밀히 협조해 해결책을 모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
“이걸 정말 4년 연장을 해야 되는건지 민원도 이렇게 많은 상황이잖아요. 지금 저희가 고심하고 서로 검토하고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하고도 조율도 해봐야하고 그렇습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통일교의 여수 진출을 반대해온 여수지역 교계도 화양지구 경제자유구역 사업 연장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신외식 목사 / 여수종교문제연구소장
“이번 기회에 과감하게 (구역 지정)해제를 하던지 다른 기업이 오는 것으로정리를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교계 입장이고 저희 입장이 아닌가 싶습니다.”

화양지구 경제자유구역 개발시행사인 일상 측은 얼마전 주민 공청회에서 부동산 투기나 특혜 의혹에 대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BS뉴스 송주열입니다.


영상취재 최현
영상편집 서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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