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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교회 목회자들, 北 접경지역 방문 소감…"슬프지만 희망 있어"



종교

    독일교회 목회자들, 北 접경지역 방문 소감…"슬프지만 희망 있어"

    제10차 한독교회협의회 독일 방문단, 18일 임진각 등 북한 접경지역 방문
    EKD 헤드리히 목사, "남북 왕래 안되는 현실 가슴 아파…한반도 평화 찾아오길 기도"
    젬리히 목사, "분단 현장 슬프지만 희망 있어…염려 속에도 예배드리는 것 희망적 신호"
    재독한인교회협 이권호 목사, "한독교회 평화와 디아코니아 협력 할일 많아"

    제10차 한독교회협의회에 참가한 독일개신교회협의회(EKD) 방문단이 18일 경기도 파주 임진각 등 북한 접경지역을 방문했다.  제10차 한독교회협의회에 참가한 독일개신교회협의회(EKD) 방문단이 18일 경기도 파주 임진각 등 북한 접경지역을 방문했다. EKD 방문단 일행이 임진각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EKD 방문단 일행이 임진각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제10차 한독교회협의회에 참석한 독일교회 대표단이 18일 파주 임진각과 도라산전망대, 제3땅굴 등 북한 접경지역을 방문했다.
     
    독일개신교회협의회(EKD) 프랑크 코파니아 에큐메니컬센터 총무 등 독일측 방문단 10여 명은 분단의 현장을 돌아보며, 한반도에 평화의 물꼬가 터지기를 기도했다.
     
    10차 한독교회협의회 실무를 준비한 우테 헤드리히 EKD 에큐메니컬 국장(아시아 담당)은 동·서독이 분단됐을 당시 동독을 방문했던 일화를 나눴다.
     
    우테 헤드리히 국장은 "대학생이 돼서 교환프로그램으로 동독을 방문한 경험이 있었다"며, "방문 신청서를 내고 허락받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동독 땅을 밟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곳 임진각에서 보니 남북은 모든 것이 막혀있고 서로 왕래를 할 수 없다는 현실을 알게 됐다"며, "동·서독이 분단됐을 때 평화의 불을 밝힌 라이프치히 기도운동이 화해와 통일로 나아가는 초석이 된 것처럼 한반도의 평화가 찾아오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동독 출신의 에크하르트 젬리히 독일개신교회 선교국(EMW) 에큐메니컬 국장(아시아태평양)은 분단의 현장을 보고 슬픔과 희망을 동시에 느꼈다고 말했다.
     
    젬리히 국장은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때 21살이었다"며, "동독 장벽이 무너질 때 아무도 가능하다고 생각을 못했고 너무나 갑작스럽게 이뤄졌다"고 회고 했다. 젬리히 국장은 이어 "남북 분단의 현장을 보니 슬픈 마음이 들지만, 동시에 통일에 대한 희망을 갖는 장소가 있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본다"며, "동독에는 이런 장소조차 없었다"고 덧붙였다.
     
    젬리히 국장은 "한국의 신앙 형제, 자매들과 예배를 드리면서 현 시국에 얼마나 불안하고 염려를 하는 지 느낄 수 있었다"며, "이런 가운데서도 예배를 드리는 것은 남북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하나의 희망적인 신호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제10차 한독교회협의회 독일측 대표단장 자격으로 참가한 프랑크 코파니아 EKD 에큐메니컬센터 총무.제10차 한독교회협의회 독일측 대표단장 자격으로 참가한 프랑크 코파니아 EKD 에큐메니컬센터 총무.
    한독교회협의회는 지난 1974년부터 시작된 한·독교회간의 사회선교 대화모임으로 양국 교회간 에큐메니컬 순례의 상징적인 협의체로 자리매김해왔다.
     
    독일개신교회협의회(EKD)는 독일의 개별 주교회를 하나로 묶는 유일한 개신교회 연합기관으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원교단들과 50여 년 동안 인권과 민주주의, 평화 이슈에 대한 에큐메니컬 연대와 협력관계를 이어왔다.
     
    우리사회 민주화와 빈민 선교, 인권 향상에 힘써 온 아카데미하우스와 영등포산업선교회 등이 한·독교회 교류의 대표적인 결과물이다. 
     
    특히, '독재'와 '분단'이라는 유사한 역사적 경험을 토대로 한·독교회는 1980년대 이후 인권과 민주주의 분야 외에도 갈등과 전쟁을 종식시키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교회의 역할에 대해 함께 고민해오고 있다. 
     
    지난 16일 제10차 한독교회협의회 개회예배를 '한반도 비상시국 평화기도회'로 문을 열게 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제10차 한독교회협의회 둘째날인 17일 양국 교회 참가자들이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에서 '소외된 이웃과의 연대-에큐메니컬 동행', '21세기 디아코니아 사역의 전망과 도전'에 대해 대화모임을 하고 있다.제10차 한독교회협의회 둘째날인 17일 양국 교회 참가자들이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에서 '소외된 이웃과의 연대-에큐메니컬 동행', '21세기 디아코니아 사역의 전망과 도전'에 대해 대화모임을 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전쟁을 끝냅시다" 제10차 한독교회협의회 참가자들이 지난 16일 개회예배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한반도에서 전쟁을 끝냅시다" 제10차 한독교회협의회 참가자들이 지난 16일 개회예배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독교회협의회는 첫날 '독일통일 33년, 비판적 성찰과 전망', '88선언 후 한국교회 평화통일 성찰과 과제', '한반도 평화통일 운동과 에큐메니칼 공동체의 역할' 등을 주제로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EKD 독일 측 방문단으로 참가한 재독한인교회협의회 부회장 이권호 목사(독일 슈트트가르트 남부교회)는 "과거에는 한국교회가 독일교회로부터 지원을 많이 받았지만, 지금은 양국 교회간에 서로 배울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권호 목사는 "통일을 이룬 독일이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나면서 평화라는 주제를 놓고 기독교윤리적으로 평화의 문제를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적인 갈등과 분쟁, 전쟁의 상황 속에서 한반도 뿐만아니라 유럽에서의 평화의 문제에 대한 교회의 역할을 함께 기도하고 대화할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권호 목사는 "독일교회 역시 한국교회와 마찬가지로 교세의 급격한 감소를 경험하고 있다"며, "어떻게 교회가 사회 안에서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해 나갈지에 대해 한독교회협의회 차원에서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제10차 한독교회협의회는 오는 20일까지 계속된다. 18일 북한 접경지역을 방문한 독일교회 대표단은 하루 전날인 17일 영등포산업선교회를 방문해 노동선교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제10차 한독교회협의회는 20일 '에큐메니컬 청년운동과 오늘의 과제', 'WCC 제11차 카를스루에 총회 평가 및 향후 협력과제', '2023년 한반도종전평화캠페인 활동계획 나눔'에 대한 대화에 나선 뒤 한·독교회의 공동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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