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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터뷰]'신영음' 25주년, 신지혜 아나가 품은 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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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N:터뷰]'신영음' 25주년, 신지혜 아나가 품은 사명

    '신지혜의 영화음악' 신지혜 CBS 아나운서 <상>

    '신지혜의 영화음악' 단일 DJ 25주년 역대급 기록
    "청취자들 덕분에 여기까지…진정한 '친구' 사이"
    "첫 해엔 '신영음'과 연애했다면 지금은 '거리두기'"
    "이준익·류승완 단골 게스트…작곡가들 알리고파"

    CBS 음악FM '신지혜의 영화음악'의 신지혜 아나운서. 자료사진CBS 음악FM '신지혜의 영화음악'의 신지혜 아나운서. 자료사진CBS 음악FM '신지혜의 영화음악'이 25주년을 맞았다.

    '신지혜의 영화음악'(이하 '신영음')이 특별한 건 단일 DJ로 25주년 기록을 세운 점이다. 신지혜 CBS 아나운서는 지난 1998년 2월 2일부터 2023년 2월 2일까지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좋은 영화음악들을 소개하며 나누고 있다.

    '신영음'의 특별함은 평범함 속에서 비로소 가능했다. "만약 1998년 처음 진행을 맡으면서 10년 동안 프로그램을 하라고 했다면 할 수 없었을 것 같아요. 한발씩 내디뎌 온거죠." 신 아나운서의 말처럼 특별할 것 없는 소박한 일상이 쌓여 결국 25년이란 거대한 시간을 쌓아 올린 셈이다.

    신 아나운서는 '신영음'의 진행뿐만 아니라 기획·연출까지 맡아 1인 다역을 하고 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제는 마치 숨 쉬듯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그에게 '신영음'은 삶의 일부이자 그저 돌아보면 그 자리에서 언제나 함께 하는 존재다. 비결은 완급 조절이 가능한 '거리두기'. 뜨거운 연애를 지나 완전한 가족이 되었을 때, 부부가 말없이 서로를 이해하듯 그렇다.

    영화를 소개하는 채널은 많지만 영화 속 '음악'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프로그램은 많지 않다. 신 아나운서는 그 공간의 가치를 알고 있다. '영화음악'의 최전선에서 노력하는 작곡가들을 더 만나고 싶다는 바람은 본질을 결코 놓치지 않는 진심이다. 어쩌면 장수의 비결은 이런 신 아나운서의 영리함인지도 모른다.

    다음은 '신지혜의 영화음악'을 이끌어 온 신지혜 아나운서와의 인터뷰 일문일답.

    CBS 음악FM '신지혜의 영화음악'의 신지혜 아나운서. 자료사진CBS 음악FM '신지혜의 영화음악'의 신지혜 아나운서. 자료사진Q '신지혜의 영화음악'(이하 '신영음')이 CBS 음악FM 최초 단일 DJ로 25주년을 맞았다. 지금까지 함께 한 소감은

    A '신지혜의 영화음악'을 청취해 주시고, 그 시간을 아끼고 소중하게 여겨 주시는 청취자 여러분께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사실 10주년, 15주년을 맞았을 때는 '어느새 이만큼 왔구나' 하는 마음이 컸는데 20주년 때부터는 마음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청취자분들의 마음과 응원, 격려가 있었기에 이 시간이 존재하고, 이 시간이 지속되어 왔고 여기까지 와 있게 되었구나' 하는 마음이 되었습니다.

    Q '신영음'이 이렇게 오래 사랑받는 장수 프로그램, 특히 단일 MC로 이어져 올 수 있었던 비결과 원동력은 무엇일까

    A 그 질문을 받으면 사실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실제로 방송 프로그램은 개편 때마다 배당을 받는 것이고 단 한 번도 손을 번쩍 들고 '제가 하겠다'는 말은 해 본 적이 없거든요. (웃음) 배당을 받으면 '이번에도 재미있게 해 보자. 이런 코너를 만들어 볼까, 이런 건 어떨까' 하고 생각했을 뿐이죠. 그렇게 하루 하루를 지내고 한 발씩 걸어 왔기에 지금 이 시간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오전 11시, '신영음'에 주파수를 맞추는 청취자들과 쉬어가는 시간을 갖고, 평온한 시간을 보내도록 노력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음악을 듣고 영화 이야기를 나누려는 마음이 그 시간을 지나올 수 있도록 해 준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Q 첫 시작이 1998년도였다. 당시와 2023년, 달라진 마음가짐이나 성장 포인트가 있다면

    A 처음 시작할 때는 지금보다 훨씬 신나는 마음이 컸던 듯 하네요. 에너지에 충만했어요. 좋아하는 영화와 영화음악을 소재로 기획을 하고, 코너를 짜고, 선곡을 하고, 원고를 쓰고, 진행을 하게 되었으니까요. 정말 사랑에 빠진 듯, 연애를 시작한 듯 했습니다. 영화를 보면 '이 영화와 저 영화를 묶어서 이런 얘기 할 수 있겠다' 싶었고 '이 영화음악을 멋지게 듣기 위해서 어떤 코너를 만들까', '어떤 곡들을 앞뒤로 붙일까' 생각하게 되고, '이 재미있는 영화 이야기를 어떻게 전달할까' 고민하는 모든 것이 이 프로그램을 향해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신영음 영화제'도 2회에 걸쳐 진행했고 오픈 스튜디오, 단독 상영회, 청취자들과의 오프(라인) 만남 등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 때 제 뇌를 그려본다면 아마 영화와 영화음악이 90%는 차지하고 있지 않았을까요.

    CBS 음악FM '신지혜의 영화음악'의 신지혜 아나운서. 자료사진CBS 음악FM '신지혜의 영화음악'의 신지혜 아나운서. 자료사진지금은 그 때와는 조금 다르죠. 한 걸음 물러서 있다고 할까. 조금은 관조적이 되었고, 조금은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있는 듯합니다. 느슨하지만 오래 갈 수 있는 관계, 그것은 꼭 사람과 사람 사이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닐 겁니다. 시야를 넓히기 위해서는 몸을 조금 뒤로 빼야 하죠. 프로그램을 만들고 진행하는 것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Q 여러 영화계 인사들이 '신영음'을 거쳐 갔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게스트와 얽힌 이야기, 그리고 앞으로 초대하고픈 게스트가 있다면

    A 정말 많은 분들이 흔쾌히 나와 주셔서 좋은 이야기와 좋은 음악 작업을 나눠 주셨어요. 다 기억에 남을 정도로 모든 분들의 이야기가 소중합니다. 그 중에서 지금 생각나는 몇 분만 꼽아보자면 일단 이준익 감독님이네요. 이준익 감독님은 방송 출연을 많이 하지 않으시는데 저희 프로그램을 아껴주셔서 '라디오 스타' 이후 몇 번 이나 스튜디오를 찾아 주셨어요. 이번 25주년 때도 축하메시지를 보내 주셨죠. 류승완 감독님은 데뷔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때 처음 저희 프로그램에 출연했고 이후 신작 나올 때마다 자주 오셔서 다회 출연자 중 한 분이죠. 조성우 음악감독님은 늘 전폭적인 응원을 주시는 분이고 역시 다회 출연자이십니다.

    이병우·최승현·한재권·이지수·심현정 음악감독님 외에 장현성·박성웅·엄태구 배우도 저희 프로그램의 열혈 청취자이시고 게스트로 오셔서 풍성한 이야기를 나눠 줬습니다. 그러다보니 가장 기억에 남는 게스트를 뽑는다는 건 정말 불가능하네요. (웃음) 대표로 이 두 분을 꼽으면 괜찮겠습니다. 열정적으로 녹음했던 기억이 아직 생생한데 영화 '피아노'의 음악으로 유명한 영화음악가 마이클 니만, 그리고 2019년 1월에 출연하신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꼭 기억해야 하죠. 앞으로 영화음악 감독님들을 더 많이 모셔서 영화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더 듣고 싶습니다.

    CBS 음악FM '신지혜의 영화음악'의 신지혜 아나운서. 자료사진CBS 음악FM '신지혜의 영화음악'의 신지혜 아나운서. 자료사진Q 단일 프로그램을 25년 동안 진행하는 건 사실 전 방송사를 통틀어 쉽지 않은 일이다. 프로그램에 대한 청취자들의 사랑도 있었겠지만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스스로를 채찍질해 나갔을 것 같다. 어떻게 돌파구를 찾아 나갔는지 궁금하다

    A 역시나 '거리두기'이겠군요. 무엇이든 대상과 지나치게 밀착되면 시야가 좁아지기 마련이고 작은 것이 크게 보이기 마련이니까요. 그리고 제 경우는 영화를 보아야 하고 영화음악을 듣는 것이 주 업무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게을리 하지 않도록 노력해왔습니다. 그래도 시간상 놓치는 영화가 있기 마련이고 듣지 못하는 영화음악이 있기 마련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분야의 콘텐츠를 꾸준히 쌓아가는 것이 기본적인 노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밖에 관심이 가는 분야를 배회하는 것도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책을 읽는 것, 그림을 그리는 것, 글을 쓰는 것, 전시회에 가는 것 등 마음의 환기를 위해서 조금의 투자를 한다면 상당히 도움이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Q '신영음'이 어떤 프로그램으로 청취자들에게 남길 바라는지? 청취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함께 부탁한다

    A '신지혜의 영화음악'은 '친구'라는 사연을 자주 받습니다. 진정한 친구는 이해관계를 떠나서 그냥 있어주고, 그냥 들어주고, 그냥 함께 웃는 사이죠. 앞으로도 '신지혜의 영화음악'은 청취자 여러분께 그런 존재였으면 좋겠습니다.

    Q 프로그램의 변화나 새로운 시도 등 앞으로 '신영음'에 대한 청사진이 있다면

    A 사실 25주년을 앞두고 지난해 하반기에 스스로 사명을 쥐어 주었어요. 한국의 영화음악 작곡가들을 좀 제대로 알려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영화 '음악' 프로그램이니까 우리 작곡가들이 얼마나 멋진지, 얼마나 열심히 작곡을 하는지, 얼마나 좋은 곡들을 쓰고 있는지, 얼마나 완성도 높은 스코어들이 많은지 미약하나마 힘을 다해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25주년을 맞게 되는 '신지혜의 영화음악'의 사명이 아닐까 생각했죠. 그래서 OSMU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획을 여러 개 했는데 물리적으로 어려움이 많아서 금요일 코너 '이 사람을 소개합니다' 하나를 살리게 되었습니다.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그래도 청취자들의 좋은 반응과 함께 영화음악 작곡가들의 음성과 음악에 실린 힘을 크게 느끼는 계기가 되어서 뿌듯함을 얻었죠. 25주년을 맞은 '신지혜의 영화음악'은 결국 '음악'에 조금 더 방점을 두고 영화음악 작곡가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을 전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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