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굿뉴스] 김민주 기자 = 존 로스 선교사의 최초 한글 성경 번역 140주년을 맞아 우리말 성경 번역의 의미를 짚어보는 학술 심포지엄이 열렸다.

▲26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담임목사 이상학)에서 '존 로스 한글 성경 번역 140주년 기념 학술 심포지엄'이 열리고 있다.ⓒ데일리굿뉴스
▲26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담임목사 이상학)에서 '존 로스 한글 성경 번역 140주년 기념 학술 심포지엄'이 열리고 있다.ⓒ데일리굿뉴스

대한성서공회 성경원문연구소(사장 권의현)와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이사장 윤경로)는 26일 서울 새문안교회 언더우드홀에서 ‘존 로스 한글 성경 번역 140주년 기념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스코틀랜드연합장로교회 해외선교부 만주 선교사, 목사였던 존 로스는(John Ross, 1842~1915) 최초 한글 성경을 번역, 출간해 한국 개신교 출발과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로스가 중국 만주에서 활동할 당시 조선은 정부가 쇄국정책을 펼치던 시기였다. 직접 한반도에 들어가 전도할 수 없었던 로스는 차선책으로 ‘성경 번역’을 택했다. 본토 말로 번역된 성경 자체의 힘과 토착인에 의한 자전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는 1882년 3월과 5월 각각 ‘예수셩교 누가복음젼셔’와 ‘예수셩교 요안내복음젼셔’를 매킨타이어 (John Macintyre)와 이응찬·서상륜·백홍준 등 한국인 번역자들의 도움을 받아 번역·발간했다. 1887년에는 신약성경 전체를 우리말로 번역한 ‘예수셩교전셔’를 출간했다.

한글 성경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로스 선교사는 그리스어 원문 성경과 외국어(영어·중국어) 번역본과 주석을 참고했다. 번역지는 중국 만주와 심양 지역이었으며, 성경 출판은 심양에 설치한 문광서원에서 이뤄졌다. 당시 한글 성경 번역을 위해 스코틀랜드성서공회와 영국성서공회가 경비를 지원했고, 스코틀랜드 교회들도 지원에 나섰다.

▲왼쪽은 존 로스(John Ross, 羅約翰, 1842_1915년) 선교사, 오른쪽은 『예수셩교 누가복음젼셔』(1882년)(사진=대한성서공회)
▲왼쪽은 존 로스(John Ross, 羅約翰, 1842_1915년) 선교사, 오른쪽은 『예수셩교 누가복음젼셔』(1882년)(사진=대한성서공회)

출간된 로스역 한글 셩경은 만주의 한인촌과 황해도 의주를 중심으로 반포됐다. 성경보급자를 의미하는 ‘권서’(colporteurs)들에 의해 서울, 부산 등지에도 보급됐다.

‘로스역 한글 성경의 보급과 현재 소장본에 대한 연구’를 주제로 발표한 남서울대학교 박형신 교수에 따르면 로스역 한글 성경 보급은 1882년 봄부터 시작돼 국내에서는 1890년대까지, 만주에서는 1900년경까지 이어졌다.

박 교수는 “권서로는 로스 선교사에게 직접 파송을 받았던 전도자와 개종자 뿐만 아니라 영국성서공회와 스코틀랜드 일본 지부의 공식 권서들, 이름 없이 활동했던 기독교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활약했다”고 말했다.

우리말 성경의 보급은 선교 초창기부터 한국 개신교가 ‘말씀 중심의 신앙’으로 나아가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한국 개신교 5번째 세례교인인 김청송은 문광서원에서 식자공으로 일하다 성경에 감동을 받았다. 이후 김 씨는 서간도 한인촌의 전도자로 활동했고, 그 결과 100명이 로스 선교사에게 세례를 받았다. 한국 최초의 자생 교회인 소래교회를 설립한 서상륜은 로스 선교사에게 세례를 받고 영국성서공회의 첫 권서가 됐다. 그는 의주를 거쳐 서울까지 전도 활동을 펼쳤고 수십 명의 구도자를 얻었다. 또한 의주에서 전도했던 ‘한국 교회 최초의 전도자’ 백홍준은 설교당을 열기도 했다.

기조발제에 나선 옥성득 UCLA 아시아언어문화학과 교수는 “존 로스역 한글 성경은 민중 중심의 언어로 조선에서 누구나 복음을 접할 수 있게 했으며, 자생적인 교회를 형성하고 민족주의적 근대 국가를 세우는 데 공헌했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한편, 심포지엄 장소 맞은 편에는 9종의 초기 한글 성경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관도 마련돼 볼거리를 더했다.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예수셩교누가복음전서'(최초의 한글 성서, 1882년)와 '신약마가젼복음셔언해'(1885년), '구약젼셔'(최초의 한글 구약성경, 1911년) 등이 전시됐다.

▲학술 심포지엄 방문객을 위해 마련된 '초기 한글 성서 전시'ⓒ데일리굿뉴스
▲학술 심포지엄 방문객을 위해 마련된 '초기 한글 성서 전시'ⓒ데일리굿뉴스
▲대한성서공회가 소장한 국가등록문화재 '예수셩교누가복음젼셔'(최초의 한글 성서, 1882년)ⓒ데일리굿뉴스
▲대한성서공회가 소장한 국가등록문화재 '예수셩교누가복음젼셔'(최초의 한글 성서, 1882년)ⓒ데일리굿뉴스
▲대한성서공회가 소장한 국가등록문화재 '구약전셔'(성서번역자회 역, 1911년)ⓒ데일리굿뉴스
▲대한성서공회가 소장한 국가등록문화재 '구약전셔'(성서번역자회 역, 1911년)ⓒ데일리굿뉴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