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여성 해방부터 오늘날 기후위기극복까지, 다양한 시민운동을 펼쳐온 한국YWCA(회장 원영희)가 100년 역사를 돌아보고 새로운 세기를 준비한다.

▲서울 중구 페이지명동 8층에 위치한 YWCA역사관. 한국YWCA의 활동사를 볼 수 있다.ⓒ데일리굿뉴스
▲서울 중구 페이지명동 8층에 위치한 YWCA역사관. 한국YWCA의 활동사를 볼 수 있다.ⓒ데일리굿뉴스

"젊은 여성들로 하여금 하나님이 창조주이심을 믿게 하며 온 인류는 하나님 안에서 형제, 자매가 됨을 인정하게 하고 구세주이신 예수의 교훈을 자기 생활에 실천함으로써 평화와 정의의 사회를 건설함을 목적으로 한다" (조선여자기독교청년회 1차 발기회 1922.3.27)

일제의 식민지배와 가부장제가 엄격했던 1922년, 김필례, 김활란, 유각경 선생을 중심으로 한 20~30대 기독 여성들은 여성 인권 향상과 복음화를 위해 조선여자기독교청년회, 지금의 한국YWCA를 조직했다.

복음이 말하는 정의, 평화, 생명은 사회 계몽과 독립, 민주화를 위한 헌신의 시대정신으로 나타났다.

초창기 한국YWCA는 조혼폐지, 공창폐지운동 뿐 아니라 문맹퇴치와 농촌운동을 적극 전개했다. 한국전쟁 이후에는 여성·청소년 구호와 복지활동, 자생적인 직업 훈련에 뛰어들었다. 현대에 들어서는 근로환경개선과 기후위기극복 등 다양한 시민운동을 펼쳐왔다. 

한국YWCA에서 시작된 활동 가운데 탁아소 운영과 '일하는 여성의 집' 개관은 어린이집 돌봄과 인력개발센터 등으로 제도화 되는 성과로도 이어졌다.

기독시민여성단체로서 활발한 활동을 해온 한국YWCA는 올해 100주년을 맞이했다. 지역 중에는 서울과 광주 YWCA도 100년 역사가 됐다. 100주년 속에는 그동안 여성들의 주체성 발견과 권익향상은 물론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사회 변화를 주도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한국YWCA 구정혜 사무총장은 "기독 여성들이 연합해서 개인의 성장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사명감을 갖고 헌신해 왔기 때문에 100년을 이어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서울 중구 페이지명동 한국YWCA역사관에서 작은 계단을 올라가면 예배와 기도를 드릴 수 있는 채플실이 나온다. 연합회를 방문하는 이들에게 100년 역사와 가치를 소개하고자 역사관과 함께 조성했다.ⓒ데일리굿뉴스
​  ▲서울 중구 페이지명동 한국YWCA역사관에서 작은 계단을 올라가면 예배와 기도를 드릴 수 있는 채플실이 나온다. 연합회를 방문하는 이들에게 100년 역사와 가치를 소개하고자 역사관과 함께 조성했다.ⓒ데일리굿뉴스

"위축된 청년·지역운동 활성화 주력할 것"

한국YWCA는 현재 전국 52개의 지역에서 8만 회원이 활동 중이다. 구성원들은 100년의 역사를 돌아보며 새로운 세기를 열기 위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중점을 두는 부분은 위축된 청년운동과 지역운동을 활성화하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조직 구조개편과 청년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데 힘을 쏟을 예정이다.

한국YWCA는 2020년부터 조직 재구조화를 위한 연구와 방법 모색 등의 밑작업을 수행해왔으나, 현재 비영리 법인의 분할에 대한 법제가 없어 진행에 어려움이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적으로는 현재까지 14개 지역YWCA가 사단법인화 됐다.

청년 활동 진작을 위해서는 연합회의 의사결정 구조에 지역과 청년의 참여를 확대했다. 이런 새로운 구조는 이번 2월 정기총회를 기점으로 본격 시작된다.

한국YWCA는 오는 4월 100주년 기념 행사를 열어 100년 여성시민운동의 의미를 사회에 공유하고 새로운 비전을 선언할 계획이다.

또 차기 기독 여성 리더십이 세워질 수 있도록 페이지 명동 공간 활용, 청년창업을 통한 시민운동 거점 마련 등으로 다음 세대와의 소통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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