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한국교회 소그룹 활동이 과거보다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 절반 이상이 모임을 중단했고, 모임이 유지되더라도 참석 인원은 코로나19 이전보다 대체로 감소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2021년 6월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이후 사역변화 정도’ 조사를 보면 코로나19 이전을 100%로 가정했을 때, 소그룹 활동률이 2020년 11월과 6월 각각 25%,와 20%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지난해 11월 만 19세 이상 성도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전후 소그룹 모임 빈도 변화' 조사를 실시한 결과, ‘매주 모인다’는 응답 비율은 코로나19 이전 42%에서 코로나19 이후 9%로 크게 줄었다. 반면, ‘거의 모이지 못한다’는 응답 비율은 코로나19 이후 61%로, 한국교회 절반 이상이 소그룹 활동을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소그룹 운영을 한 경우 온라인 방식을 활용한 비율은 73%이며 모임 진행시간은 평균 1시간 24분인 것으로 조사됐다.
현장 모임 재개 시 선호하는 모임 방식으로는 ‘현장과 온라인 모임을 병행하되, 현장모임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답한 비율이 42%로 가장 많았다. ‘현장 소그룹 모임만 하는 게 좋다’는 응답은 20%, ‘현장과 온라인 모임을 병행하되, 온라인 모임을 중심으로 하는 게 좋다’는 응답은 16%를 차지해, 전체적으로 온·오프라인 병행 선호도가 높았다.
소그룹 활동을 중단하지 않고 지속한 성도들(소그룹 활동자)의 경우, 그렇지 않은 성도들(소그룹 비활동자)보다 신앙생활에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두 그룹 간, 한 주 동안의 신앙생활을 비교했을 때, '온라인 상에서 예배/설교 등 기독교 콘텐츠를 봤다'는 응답이 소그룹 활동자와 비활동자 각각 74%와 54%를 기록했다.
이밖에도 '성경공부/제자훈련 했다'는 비율이 각각 25%와 6%, QT나눔을 한 비율도 24%와 5%로 신앙 지표 모든 항목에서 소그룹 활동자가 비활동자보다 2~4배 가량 높았다.
소그룹 활동은 개인 신앙뿐 아니라 교회활동, 가정 신앙 등으로까지 신앙 생활 패턴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일주일 동안 가족 간 신앙 교류를 한 비율이 소그룹 활동자가 62%, 비활동자가 34%로 두 배 가까이 차이를 보였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지용근 대표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코로나 시대, 소그룹 활동이 성도들의 영성을 유지하고 위축되기 쉬운 일상생활에 활기와 자극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실제로 코로나 이후에도 소그룹 활동을 유지한 교회의 경우, 현재 교회가 어려움이 없고, 코로나 종식 후에도 교인수가 더 증가할 것이라는 조사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인의 개인주의적 특성 등을 고려해 사람들을 모을 수 있는 교회만의 효과적인 수단(콘텐츠, 운영방식 등)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며 "비대면 상황에서도 예배자들이 신앙을 유지하고, 교회 공동체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교회들의 소그룹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