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공용 성경·찬송가 사용 금지", 종교 자유 침해?

서울시의 "공용 성경·찬송가 사용 금지", 종교 자유 침해?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2020년 11월 30일(월) 10:19
ⓒ Unsplash
서울시가 성경책 등 공용물품 사용 금지 조치를 내리고, 미국 연방대법원은 예배 참석인원 제한 행정명령이 종교 자유를 침해했다고 판결해, 정부 방역지침의 종교 자유 침해 여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서울시는 지난 24일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를 실시하면서 '서울형 방역강화 조치'를 발표했다. 종교활동과 관련해 서울시는 2단계 추가 조치로 "정규예배 등 좌석 수의 20% 이내로 제한"뿐 아니라 "성경과 찬송가책 등 공용물품을 사용 금지"라는 서울형 강화 조치를 밝혔다.

서울형 강화 조치엔 △비대면 예배·법회·미사 강력 권고 △층별, 출입문 등 분리가능한 각 공간별 20% 인원제한(예배실별 최대 참석인원 표기) △통성기도, 찬송 자제 등이 있다.

또한 미국 연방대법원은 지난 25일 위험지역에 따라 10명, 25명 등으로 예배 참석인원을 제한한 뉴욕주지사의 행정명령에 대해 종교 자유를 보장한 헌법 제1조를 침해한 것으로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특히 서울시의 공용물품 사용 금지 조치에 대해 서헌제 교수(중앙대 명예·대학교회 목사)는 "성경과 찬송은 예배의 핵심인데 이를 행정명령으로 금지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물론 교회가 소독을 하고 감염병 확산에 빌미를 주지 않을 정도의 예방 조치를 해야 하지만, 성경·찬송가 공용물품 사용 금지는 식당에서 그릇이나 식기를 사용하지 말라고 한 것과 비슷하고 명백한 종교 자유 침해"라고 덧붙였다.

이어 서 교수는 "종교의 자유 핵심은 헌법에 있고 이를 침해할 경우 형사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라며, 헌법 제37조 2항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를 언급했다.

반면 정종훈 교수(연세대·연세의료원 원목실장 겸 교목실장)는 "코로나19는 위기·예외 상황이므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가 모든 종교에 같은 요구를 한다면 기독교 탄압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교수는 "교회와 달리 슈퍼마켓이나 일상 생계유지를 위한 활동은 막기 어렵다"라며, "어떤 분들은 술집과 다른 가게들은 여는데 왜 교회만 유독 닫으라는 말씀을 하시지만, 교회가 그들과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수 있는 공동체는 아니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또한 정 교수는 교회가 '생명'에 우선적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방역당국이 제한하기 전, 오히려 교회가 나서서 위험성 있는 집회 등에 스스로 절제하는 성숙함이 필요하다"라며, "생명을 위해야 하는 공동체인 교회가 예배를 통해 이웃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다"라고 전했다.


최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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